“농촌여성으로 살면서 불편한 점 있으신가요?”

농촌여성 대상으로 취재를 마치면 습관적으로 물어본다. 그러면 돌아오는 답은 매번 똑같았다. “항상 이렇게 살아서... 불편했던것도 시간이 지나고 익숙해졌어요.” 젊은 시절 남편과 함께 귀농해 농사를 짓거나, 남편이 농사를 지어 어쩔 수 없이 농사를 짓게됐다는 등 농사를 짓는 이유는 다양했다. 젊을 때는 농사 짓는 법도 몰라 고생을 꽤 했다고 말하는 분들도 많았다. 깊숙이 속을 헤아려 보면 여성의 몸으로 농작업을 한다는 건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는 등 농촌여성으로서 받은 차별과 힘든 일을 조금씩 털어놓는다. 하지만 이제는 세월이 흘러 농촌 일이 익숙해져 힘들지 않다거나, 항상 이렇게 지내다 보니 여성으로 불편한 게 무엇인지 잘 생각이 나지 않다는 말에 항상 안타까웠다.

여성으로 받는 차별과 부당함이 익숙함으로 무뎌진 것 같아 보인다. 이제는 익숙함에서 벗어나 그 경계를 바로 잡아야 한다. 습관이 무섭다고 말하는 것처럼, 자신의 인식 속에 당연하다고 자리 잡은 것을 고쳐나가야 한다. 농촌여성으로, 아니면 여성으로 살아가면서 이런 점을 개선하고 부당했던 일들을 생각하고 되짚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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