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여성으로 살면서 불편한 점 있으신가요?”
농촌여성 대상으로 취재를 마치면 습관적으로 물어본다. 그러면 돌아오는 답은 매번 똑같았다. “항상 이렇게 살아서... 불편했던것도 시간이 지나고 익숙해졌어요.” 젊은 시절 남편과 함께 귀농해 농사를 짓거나, 남편이 농사를 지어 어쩔 수 없이 농사를 짓게됐다는 등 농사를 짓는 이유는 다양했다. 젊을 때는 농사 짓는 법도 몰라 고생을 꽤 했다고 말하는 분들도 많았다. 깊숙이 속을 헤아려 보면 여성의 몸으로 농작업을 한다는 건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는 등 농촌여성으로서 받은 차별과 힘든 일을 조금씩 털어놓는다. 하지만 이제는 세월이 흘러 농촌 일이 익숙해져 힘들지 않다거나, 항상 이렇게 지내다 보니 여성으로 불편한 게 무엇인지 잘 생각이 나지 않다는 말에 항상 안타까웠다.
여성으로 받는 차별과 부당함이 익숙함으로 무뎌진 것 같아 보인다. 이제는 익숙함에서 벗어나 그 경계를 바로 잡아야 한다. 습관이 무섭다고 말하는 것처럼, 자신의 인식 속에 당연하다고 자리 잡은 것을 고쳐나가야 한다. 농촌여성으로, 아니면 여성으로 살아가면서 이런 점을 개선하고 부당했던 일들을 생각하고 되짚어야 한다.
조희신 기자
jhkk4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