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색 박물관 탐방 - 살라미 박물관

▲ 숙성실에서 블루미 살라미가ㅏ 만들어지고 있다. 하얀색 가루는 백곰팡이다.

고기와 소금, 바람, 시간, 정성이 만들어낸 예술작품 ‘살라미’
레스토랑에서 와인과 함께 살라미 맛볼 수 있어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국내 최초로 ‘살라미 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살라미는 소금에 절여 만드는 이탈리아 가공육류 제품을 칭하는 말이다. 소금을 뜻하는 라틴어 ‘살(sal)’에서 파생된 이탈리아어 ‘살레(sale)’에서 연유된 말이다. 살라미는 고기와 소금, 바람, 시간, 정성이 만들어낸 예술작품이다.

박물관을 오픈한 존쿡 델리미트 조성수 대표이사는 “고기를 먹는 방법론적 고민이 많았다”며 “한국에서 고기를 먹는 방식은 대부분 구이나 찜을 해서 먹는데 발효과정을 거친 고기 식문화도 알리고 싶어서 국내 자체 생산 살라미를 선보이게 됐다” 고 말했다.

백곰팡이에 의해 발효되는 '살라미'
마치 중세의 동굴을 연상시키는 살라미 박물관을 찾으면 이탈리아 소시지인 살라미가 숙성되는 과정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박물관에서는 국내 최초로 한돈을 활용해 작은 살라미인 까챠토레(Cacciatore)를 직접 생산한다.

살라미를 만드는 과정은 복잡하다. 신선한 고기를 다듬어 다진 후에 소금과 후추로 양념을 하고 양념된 고기를 천연 케이싱에 채운다. 살라미 크기에 따라 2일~10일 동안 자연 발효된 후 다시 살라미 크기와 종류에 따라 30일에서부터 180일까지 다양한 기간 동안 건조 숙성된다.

살라미는 백곰팡이에 의해 발효. 건조 되는 과정을 거쳐 만드는데 표면에 하얀 가루가 뽀얗게 피어날수록 치즈맛과 고소한 맛이 난다. 블루미 치즈인 까망베르, 브리치즈와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져 ‘블루미 살라미’라는 명칭으로도 불린다.

 

▲ 이 곳에선 와인과 함께 다양한 살라미 제품을 맛 볼 수 있다.매장의 조명 또한 살라미 모양이다.

이태리 살라미 장인이 직접 꾸민 박물관
박물관에 주렁주렁 매달려 건조,숙성되고 있는 살라미는 유럽연합의 인증을 받은 이탈리아 정통 살라미 장인들의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예술작품이기도 하다. 익히지 않는 고기를 염장하고 1차와 2차 숙성과정을 거쳐 유산균과 곰팡이를 배양시켜 3~7개월간 숙성시키는 살라미는 무엇보다도 가공자의 숙련된 감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건조육을 단순한 육제품이 아닌 정성이 빚어낸 예술품으로 승화하고자 실제 살라미를 묶는 방식도 이태리 전통 방식 그대로 재현해 내고 있다.

특히 이곳에서 생산되는 살라미 제품은 존쿡 델리미트 팜프레쉬 무브먼트 지정 목장의 신선한 고기만을 사용하고 있다. 팜프레쉬 무브먼트란 생산지에서 소비자까지 가는 전 과정을 건강하게 관리하는 생태계를 만들자는 운동이다. 지금은 미약하지만 의식있는 생산자들과 함께 시작했고 성우농장(홍성)등 직영농장의 종자개량이나 시설관리 등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지속가능 발전할 수 있는 농장이 올바른 식문화의 토대가 될 거란 믿음에서 시작했다. 이 운동의 일환으로 델리미트에선 버려지는 아이스팩 하나를 가져오면 소시지 한 개로 교환해 주는 환경운동도 펼치고 있다.

다양한 정통 델리미트 맛볼 수도 있어
살라미 박물관에서는 한 달에 한번 신청자 8명을 대상으로 이탈리아 전통 살라미 교육을 진행하고, 박물관과 함께 자리한 레스토랑 ‘샤퀴테리아’에서 직접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샤퀴테리아 이자현 점장은 “지역 특성상 외국 유학생활을 했던 분들이 많이 찾고 있다. 김치처럼 살라미도 발효식품이다 보니 중독성이 있는 음식이다”라며 “ 특히 이탈리아식 살라미는 유산균을 배양해 생산하고 있어서 끝 맛에 산미가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라고 말한다.

친환경 목장에서 가져오는 신선한 고기로 기존의 방식과는 다르게 만들어지는 건조육을 체험하고 맛 볼 수 있는 곳,  ‘살라미 박물관’은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운영된다. 입장료는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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