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마을의 부활 - 경기 양평 세월리의 마을 살리기 프로젝트

▲ 만능할배, 감성할매의 작품으로 꾸며진 한 뼘 갤러리. 마을 구석구석에서 한 뼘 갤러리를 만날 수 있다

달빛 머문 강마을 세월리
“어머~ 어서오세요. 오늘은 학교 엄마들이 ‘달님과 손뼉치기’란 주제로 마을 축제도 기획하고, 아이들 이야기도 나누는 시간이예요” 손수 만두를 쪄서 모인 엄마들의 꺄르르한 웃음소리가 마을회관 2층 문화사랑방을 꽉 채운다.
경기도 양평군 강상면 세월리는 ‘산중옛길’로 알려진 서석산 골안계곡에서 남한강까지를 끼고 있는 자연이 참 아름다운 농촌마을이다. ‘세월(洗月)’의 말처럼 물에 씻긴 달빛이 아름다운 강마을이다.
마을회관에서 몇 걸음만 옮기면 세월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고 마을 곳곳에 주민들의 작품으로 꾸며진 ‘한뼘갤러리’와 사랑방 역할을 하는 바느질공방, 직접 만든 장으로 차려내는 발효밥상 등 하루 종일 즐길거리가 풍부하다.

다양한 문화운동으로 마을 부활
그러나 2008년 이전의 세월리는 여느 농촌마을이 그렇듯 초등학교의 학생 수는 계속 줄고 마을는 점점 고령화되고 폐가가 많은 그런 마을이었다. 그런 마을이 오늘의 모습을 갖게 된 데는 ‘세월 모꼬지(모여서 함께 어울리는 모듬)’ 김지연 대표의 노고가 있다.
“세월초 교사들과 함께 기획한 ‘달님과 손뼉치기’란 축제가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마을 부활의 방아쇠가 당겨졌다”고 말하는 김 대표는 마을 간판 달기, 마을 옛 사진전, 마을의 달인 프로젝트를 시도하면서 마을 속으로 들어갔다.
이런 작은 시작들은 혁신학교 붐과 맞물리며 세월초등학교 전교생이 2013년 130명까지 늘어났다.

▲ 양평 강상면 세월초등학교 문화코디네이터 김지연씨

10년 뒤 세월의 미래는
마을 안에서 작은 변화는 계속 이어지고 선생님과 아이들은 마을로 찾아가 마을운동회, 정월대보름축제, 신나는 예술여행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현재는 그동안의 마을이야기를 지도로 만들고 공정여행 프로그램과 마을 상품 개발로 이어져 세월리는 누구나 가보고 싶어하고 머물고 싶은 마을의 모범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일회성의 농촌체험마을이 아니라 일상의 소소한 삶이 평온하고 그저 이 마을에 사는 것이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김지연씨는  마을 주민들이 모두 달인이 되고 자연과 어울려 사람길이 되는 마을을 꿈꾼다.

 

■ 소개합니다 ~마을을 대표하는 세월의 달인들

▲ 만능할배, 감성할매(이학규.신정자)
2005년 세월리에 귀촌한 지 벌써 15년이 된 이 부부는 80세가 넘어도 알콩달콩한 정을 과시한다. 그 애정으로 집과 밭에 나무, 돌, 버려진 물건들을 활용해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만들고 꾸민다.

▲ 짚풀 할배(임경재)
 세월리에서 태어나 80년을 넘게 사셨다. 눈썰미가 좋고 꼼꼼한 품성으로 어렸을 때부터 어르신들에게 곁눈으로 배운 솜씨가 뛰어나다. 자연의 재료인 짚풀, 나무줄기 등을 이용해 가방, 짚신 등 다양한 생활물품과 농기구를 만든다.  
 
▲ 옷을 짓는 작가 호호루루 맘(장수연)

호산, 호림, 루아, 루나 4남매의 이름 앞 글자를 따 호호루루맘이라 불리는 장수연씨는 아이들의 옷을 짓는 작가다. 아이들의 개성만큼 장수연씨의  옷엔 아이들이 맘껏 뛰놀 수 있는 편안함이 있다. 엄마의 바느질 한땀 한땀에 아이들이 자란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