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락모락 김이 피어오르는 떡집에 손님이 있나 살피는 게 출근길 일과가 됐다.

주변 모든 상점들이 문을 열지 않은 이른 시각에 혼자만 가게 문을 열고 있는 수원역 앞 큰 길의 떡집이다. 홀로 환한 불빛을 밝히니 눈에 잘 띄기도 하지만 워낙 사람 왕래가 잦은 목이 좋은 곳에 떡집이 있다. 흔히 시장통이나 동네 상점가에 있을만한 떡집을 큰길가에 낸 떡집 주인의 뚝심이 처음엔 궁금했는데 언젠가 부턴 ‘손님이 있어야 할 텐데…….’ 걱정스런 마음에서 눈길이 향했다. 추운 날씨에 모락모락 피어나는 김과 떡 냄새의 유혹이 통했는지, 떡이 맛있다고 소문이 났는지 볼 때마다 사람들로 북적대니 다행이다 싶다.

소위 말하는 목이 좋은 자리에 빵집이 아닌 떡집을 낸 발상의 전환이 맞아 들어갔으면 한다. 누구보다 일찍 문을 열고 손님을 맞이하는 떡집 주인의 성실함이 보상 받았으면 한다. 끼니조차 거른 채 바쁜 걸음을 재촉하는 많은 사람들의 아침 한 끼를 든든히 떡으로 채워주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 쌀 소비 촉진의 정책으로 아침밥 먹기 캠페인을 펼치는 것보다 대로의 떡집이 더 실효성이 있단 생각까지 들었다.

새해에는 떡집 주인처럼 더 노력하고 부지런하고 정성스럽게 일하는 모든 이들의 가치가 인정받고 자긍심을 높이는 정직한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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