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희 칼럼 - 누리백경(百景)(124)

이 세상의 인간 누구나가 숨이 끊어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부여잡고 놓지 못하는 ‘희망의 끈’은 ‘무병장수’다. 할 수만 있다면, 병 없이 오래 사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축복이 아닐 수 없다.
‘82.7세’는 한국인의 기대수명이다. 남성 79.7년, 여성 85.7년의 평균치다. 이는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생명표>에 따른 수치로 2018년에 태어난 출생아의 수명을 기준 삼은 것이다.
여기에서 병을 갖고 사는 기간인 ‘유병기간’(남성 15.7년, 여성 20.9년)을 제외하면, 순수한 기대수명은 남성 64세, 여성 64.8세에 불과하다.

이러한 기준을 놓고 ‘기대여명’ 즉, 앞으로 더 생존할 ‘남은 수명’을 보면, 현재 40세인 남성은 앞으로 40.8년, 여성은 46.5년이다. 60세인 남성은 22.8년, 여성은 27.5년, 70세 남성은 14.8년, 여성은 18.3년 더 산다. 말하자면 70세 남성은 앞으로 84.8세, 여성은 88.3세까지 산다는 얘기다.

문제는 삶의 ‘질’이다.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 수 있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통계청이 2018년에 조사해 집계한 <한국인 10대 사망원인>을 보면, 1위-암, 2위-심장질환, 3위-폐렴, 4위-뇌혈관 질환, 5위-자살, 6위-당뇨, 7위-간 질환, 8위-만성 하기도 질환, 9위-알츠하이머병(치매), 10위-고혈압성 질환 등이고, 교통사고가 알츠하이머병의 순위 상승으로 10위에서 11위로 밀려났다. 여기에서 특기할 만한 것은, 고령자일수록 폐렴에 의한 사망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사망원인 1위인 각종 암에 의한 사망률은, 남성이 전체의 26.3%, 여성이 15.9%를 차지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전체 총인구는 5184만9253명. 이중 65세 이상 고령자의 인구가 768만143명으로 전체인구의 14.8%를 차지해 고령사회로 접어든지 이미 오래다. 현재 우리나라의 최고령자는 123세(충북 제천의 김엄곡 할머니)이고, 100세 이상의 노인 인구만도 1만8964명(남성 4404명, 여성 1만4560명)이나 된다. 이를 거주지역별로 보면, 서울(5879명)·경기(3640명)·부산(1679명)·경북(866명) 등의 순으로 많고, 서울에서는 은평구가 384명으로 100세 이상 노인인구가 가장 많이 살고 있는 지역으로 집계됐다. 국민연금을 받아 생활하는 100세 이상 노인들 만도 70명(남성 11명, 여성 59명)이나 된다.

이와 같이 한국인 전체의 기대여명은 10년 전에 비해 남성은 2.6년, 여성은 2.3년 늘었고,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국가 평균보다는 남성은 1.7년, 여성은 2.4년 더 높은 수치다.
이들 65세 이상 건강노인들이 꼽는 ‘건강비결’은, 아침식사 꼭 챙겨먹기와 적당한 수면 취하기, 그리고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자신의 몸 상태를 꼼꼼히 챙기는 것에 있다고 응답했다. 이젠 ‘120세 건강학’이 자연스러운 화두가 된 세상이다.
“개똥밭에 굴러도 저승 보다야 이승이 낫다”던 옛 선인들의 말씀이 한낱 허사가 아님을 실감케 되는 나날들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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