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콘테스트라는데 진출업체들 불만 잇따라

▲ 5회째를 맞은 농식품 창업콘테스트는 투자형과 마케팅형으로 이분화하고, 유튜버를 활용한 홍보방식으로 진행됐지만 개선할 점이 많았다.

“성장잠재력이 높은 농식품 분야의 벤처창업 등용문인 판매왕 챌린지를 통해 스타기업이 되길 바란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하고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이 주관해 지난해 5회를 맞은 농식품 창업콘테스트(이하 콘테스트)를 취지를 이렇게 설명돼 있다.

투자유치형과 마케팅형으로 구분돼 치러진 콘테스트는 각각 투자자와 소비자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다. 지난해 11월28일 시상식에서는 대상 1팀 1억 원, 최우수상 1팀 3000만 원, 우수상 1팀 1000만 원, 입선 2팀 500만 원이 각각 주어졌다. 농식품부가 주최하는 것 치고 수상금만 3억 원에 달할 뿐 아니라 지난 4번의 콘테스트가 KBS의 ‘나는 농부다’, MBC의 ‘창농불패’ 등 지상파 프로그램에 소개돼 홍보효과도 커 지원자가 많아 성공적인 콘테스트로 대외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유명 유튜버 영상 퀄리티 떨어지고 홍보용으로 못써
평가항목 누적매출 비중 높아 농업인 소외된단 의견도

스타기업 만들겠다더니…
마케팅형, 즉 판매왕 챌린지는 본선에 진출한 15개 업체들이 위메프, 이마트몰, 우체국쇼핑몰, 등 유명 온라인사이트의 누적 매출과 전문가 평가 등으로 수상자를 가린 방식으로 진행됐다. 구독자 50만 명 이상을 확보한 유튜버가 홍보영상을 제작해 배포함으로써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판매왕 챌린지에 참여한 소비자들에게도 1500만 원 상당의 경품을 제공할 정도로 다른 부처가 진행한 콘테스트에 결코 뒤떨어지지 않았다. 허나 실제 진출업체들의 평가는 달랐다. 평균 12억 원 안팎의 나랏돈이 쓰이는 콘테스트가 효율성 떨어지는 운영으로 개선이 필요하단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진출업체 A대표는 “저도 알만한 유튜버들이 홍보를 해준다고 해서 처음엔 기대가 많았다”며 “워크숍을 갔더니 킹 메이커라는 닉네임을 단 유튜버들이 우리들에게 최대한 도움이 되겠다더니 실제 만들어진 영상은 실망스러움 그 자체”였다고 털어놨다.

이어 “영상 제작 전 업체 대표들과 미팅을 가지며 어떤 점이 노출되고 알려줬으면 좋겠는지 얘길 충분히 나눴다고 생각했는데 대부분 먹방이나 미용 위주 유튜버들이라 스토리텔링이 강점인 우리 제품을 단순히 많이 먹거나 자극적인 위주로 제작됐고, 개인적으로 오히려 혐오감을 주는 영상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제작과정에서 농식품부를 비롯해 영상에 대한 피드백이 오고 갔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판매왕 챌린지는 5명의 유튜버가 각각 3개 업체씩 영상물을 제작해 업로드했는데 유튜브에 게재된 영상은 가장 짧은 것이 2분 40초에서 가장 긴 것이 16분 9초로 제각각이었다. A대표는 “유튜버에게 고작 몇 분짜리 영상제작에 1000만 원 이상이 지급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만약 내 돈이었다면 이런 결과물에 절대 이렇게 쓰지 않을 것”이라며 “아무리 나랏돈이라지만 이렇게 쓰는 건 안 된다”고 의견을 밝혔다. 지난 4번의 콘테스트가 TV로 방송되던 것에서 이번엔 유튜버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는데 미흡한 점이 많았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많았다.

진출업체와 피드백에 소홀
또 다른 업체의 B대표는 “퀄리티도 문제지만 홍보를 위해 만든 것인데도 불구하고 저작권이 유튜버에게만 있어 우리들이 영상을 쓰고 싶어도 쓸 수 없었다”면서 “나라 예산이 들어갔음에도 농식품부가 업체들이 영상을 쓸 수 있도록 사전에 충분히 조율할 수 있었을 텐데 그렇지 못했다”면서 아쉬움을 표했다. 판매왕 챌린지에 진출한 업체들은 창업 1년 미만의 업체가 있을 정도로 수상을 떠나 엄두를 내기 힘든 유명 유튜버를 통한 홍보에 대한 기대가 컸었다.

농사를 직접 지으며 이번 콘테스트에 참여한 C대표는 “수상결과를 보니 실제 농사를 짓는 사람은 얼마 없었다”며 “수상자는 온라인사이트 누적 매출 비중이 특히 높았던 걸로 알고 있는데 창업한 지 얼마 되지 않는 사람은 불리했고, 농업에 종사한 경험이 일절 없는 사람이 수상한 업체가 많은 것도 개인적으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C대표는 향후 콘테스트에서는 농업인에게 가점을 주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지방에 사업장이 있는 D대표는 “접수, 예선, 본선, 결선이 진행되는 몇 달 동안 워크숍이니 간담회를 수시로 서울이나 경기도에서 했는데 거길 가려면 하루 이상은 써야 하는 지방의 업체들은 불편이 컸다”면서 “사실 가보면 그렇게 중요한 사안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진행방식에 불만을 제기한 업체가 생겨 급하게 만든 경우도 있어 비효율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수상을 하지 못한 업체에겐 어떤 점이 부족했고, 개선할 점은 무엇인지 피드백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그렇지 않아 그 점도 아쉽다”고 덧붙였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 관계자는 “유튜브 홍보영상은 사전에 업체들에게 저작권 때문에 콘테스트 이후엔 쓸 수 없음을 공지했고, 영상은 유튜버 콘셉트에 맞게 제작한 것이라 시간 등 퀄리티는 전적으로 맡겼다”면서 “올해 열릴 창업콘테스트에서는 피드백 과정을 거쳐 보완할 부분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콘테스트에 진출한 업체들은 취지와 필요성에는 모두 공감했다. 하지만 콘테스트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라면 나랏돈이 효율적으로 쓰여 참여하는 업체에게 도움이 되는 방법을 고민해 달라는 공통적인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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