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서가는 여성 CEO - 유나의 레시피 김윤아 대표

바야흐로 아이디어 시대다. 발상의 전환으로 수억 원의 수익을 올릴 수도, 인기와 명성을 얻을 수도 있다. 농업도 예외는 아니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고수익을 올리는 농업인들이 농촌 곳곳에서 활약 중이다. 이에 생산에서 유통, 가공, 마케팅까지 도맡아 6차산업을 선도하는 여성CEO를 만나봤다.

전통장과 퓨전소스로 소비자 입맛 공략

제품개발 위해 각종 학위·자격증 여러개

▲ 한식장의 가치를 지키며 직접 농사지은 콩으로 장을 담가 소스를 개발하고 있는 유나의레시피 김윤아 대표

한국인의 밥상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장(醬)이다. 한국 사람이라면 알게 모르게 거의 매일 먹는 장을, 우리는 얼마나 건강하게 섭취하고 있을까? 수년의 시간 동안 정성으로 숙성되는 장의 가치는 잊은 채 그저 맛만 즐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 여기 정성과 발효의 가치를 지키며 직접 장을 담가 시제품으로 출시하는 농촌 여성이 있다. 건강한 먹거리의 중요성을 알고 이를 실현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하는 전통발효소스 업체 유나의레시피 김윤아 대표다.


건강한 먹거리 위해 귀농

김 대표는 지난 2010년 전북 완주로 귀농했다. 도시 출신인 부부는 항상 농촌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고 한다. “건강하고 여유로운 삶을 위해 아이들을 자연과 함께 키우고 싶었어요. 그런데 학교문제로 계속 미루다가 시기를 놓쳤죠. 결국 다 키워놓고 귀농했네요.”

귀농의 목표는 한가지였다. 바로 건강한 먹거리, 건강한 식생활이다. “건강한 먹거리의 가장 기본은 건강한 장이라고 생각해요. 장이 들어가지 않는 우리 음식은 거의 없지 않나요?” 그는 이어 국내 많은 제품들이 중국산 콩으로  만들어 진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는 모두 건강한 먹거리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왜 장을 좋은 원료로 만들고 발효시켜 먹어야하는지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 같아요.” 

그렇게 김 씨는 건강한 장을 직접 담그기 위해 콩 농사를 시작했다. 현재는 2310㎡(700여 평)의 밭에서 대두를 재배하고 이 콩으로 메주를 쒀 장을 담그고 있다.


유나의 레시피는요…

유나의레시피는 직접 담가 2년 간 발효시킨 장과 이 장을 베이스로 만든 소스를 출시 중이다. 전통 고추장에 간장과 국내산 배, 양파, 마늘 등으로 맛을 낸 발효간장 불고기 소스가 베스트셀러다. 이외에도 갈비소스, 맛간장, 고추장 스파게티 소스, 된장크림 스파게티 소스 등이 있다.

제품은 현재 완주, 전주, 진안 지역의 로컬푸드직매장에서 판매되고 공공급식에도 납품되고 있다. 그러나 제품이 출시된 지 얼마 안돼 그런지 아직 순수익이 많지는 않다고. “조급하지는 않아요. 건강하게 계속 만들다 보면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을까요.” 김 씨의 근거있는 자신감이 엿보였다.

자신감을 보인 김 대표지만 제품을 출시하기까지 고난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한 농가에서 원료를 선별하고 포장, 디자인, 유통까지 모두 직접 하는 게 쉽지 않았어요. 아직은 소규모 농가들이 직접 가공해서 판매까지 하기에는 어려운 과정이 많습니다.” 이외에도 소규모 개발이다 보니 맛이 균일하지 않았던 점 등 농가형 가공사업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 직접 농사지은 콩으로 만들어진 유나의레시피 제품들.

작지만 강한 학구파 농촌여성

유나의레시피 제품이 출시된 것은 2018년이지만 회사는 2014년에 설립됐다. 김 대표는 회사를 차리고 5년간 장에 대해 연구하고 공부했다고 한다. “농업대학 발효과에서 2년간 기초반, 심화반 다니면서 장에 대해 공부했어요. 함께 공부했던 친구들끼리 발효연구회모임을 통해 여러 음식을 발효하면서 지금도 함께 연구하고 있고요.”

이외에도 그는 명인에게 장에 대해 배우거나 전북대학교 식품산업학과 석사 과정을 수료하기도 했다. 건강한 먹거리를 향한 열정이 끝없어 보였다. “최근에는 요리 교육이나 텃밭 교육을 통해 국민들의 식생활 개선을 교육하는 식품교육지도사 자격증을 땄어요. 지난 해에는 나주 농식품교육원에서 1년에 5차례에 걸쳐 여성농업인리더십아카데미 과정을 이수하기도 했고요.” 이외에도 조리기능사, 한식기능사, 양식기능사, 식품가공기능사 등의 자격증을 딴 김윤아 대표는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해 나가는 농촌여성의 모습이었다.

“제가 끈기가 좀 있는 편이에요. 하하. 편의점에 우리 소스가 쫙 깔릴 때까지 밀고 나가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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