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명견 교수의 재미있고 유익한 옷 이야기(74)

하늘에서 지구로
떨어진 별 조각
신의 눈물 ‘다이아몬드’

다이아몬드 이상으로 사람들이 좋아하는 보석은 없는 것 같다. 맑고 영롱한 광채가 세상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워 일찍이 욕망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탄소의 결정체이면서, 정삼각형의 다면체(4면체에서 48면체)로 구성돼 그 굴절들이 ‘하늘에서 지구로 떨어진 별 조각’ 혹은 ‘신이 흘린 눈물방울’이라 할 정도로 신비한 빛을 만들어낸다. 단단해 웬만해선 부서지지 않는 이 돌은 적어도 지하 150㎞에서 매우 높은 온도와 압력조건으로만 만들어지며, 그 생성시기도 10억 년에서 33억 년 전이라는, 우리가 상상하기도 어려운 오래 전이라 한다.

다이아몬드가 처음 보석으로 사용된 것은 BC7∼8세기로, 인도에서 장신구로 썼다는 기록이 있다. 17세기말 베네치아의 광택가인 빈센트 페루찌(Vincent Peruzzi)가 브릴리언트컷(58면으로 깎아 광선의 굴절을 늘리는 세공법)을 발명한 후 다이아몬드는 보석으로서의 가치가 더 할 수 없이 높아졌다. 변치 않는 사랑, 헌신, 승리의 상징성 등을 부여받으면서 다이아몬드는 상류층의 결혼 예물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사막에서 갈증에 허덕이던 어머니가 다이아몬드를 넣은 꿀을 마시자 다시 젖이 나와서 죽어가는 아이를 살렸다는 전설로, 여성의 수호석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왕실이나 거부들만이 사용할 수 있었던 크고 아름다운 다이아몬드 중에는 소유한 사람들이 불행하게 죽는다는 속설들도 있다. 그것들 중 ‘호프 다이아몬드’라고 이름 붙은 특정 보석의 저주 이야기는 유명하다. 이 다이아몬드는 기원전 5세기에 인도의 한 농부가 맨 처음 발견했으나, 그는 인도에 침입한 페르시아 군대에 의해 살해당했다고 한다. 그 후 수백 년 동안 마리 앙투아네트 같은 최고의 권력자들이 지녔으나 모두 비극적 죽음을 맞았고, 마지막에는 유명한 뉴욕 보석상 해리 윈스턴(1896~1978)이 더 이상의 재앙을 피하겠다며 스미스소니언박물관에 돈까지 얹어 기증한 뒤, 다행히 여생을 순탄하게 보냈다고 한다.

오늘날 세계에서 다이아몬드가 가장 많이 생산되는 나라는 러시아다. 전 세계 생산량의 29%를 차지하고, 그중 95%를 사하공화국이 생산한다. 사하공화국은 러시아 헌법의 지배를 받는 지방정부로 모스크바 동쪽 5000㎞에 위치해 있다. 우리나라 면적의 30배로, 한겨울 최저기온이 -70℃까지 내려가는 등 세계에서 사람이 사는 곳으로는 가장 추운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하늘의 별만큼 호수가 많은 아름다운 지역으로 유명하고, 천사가 다이아몬드를 가지고 가다가 사하공화국 상공을 지날 때 너무 추워 손이 어는 바람에 그 보석들을 그만 놓쳐 땅에 쏟아졌다는 그림 같은 전설이 있다. 그 사하공화국과 우리나라 사이에 최근 교류가 시작됐다. 당장은 지방정부 차원이지만 사하의 의회 지도자 일행이 영일만 신항과 포항을 방문해 국제 컨테이너터미널을 살펴봤고, 사하의 지하자원과 사회 간접시설 개발에 포스코의 참여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잘 몰랐던 나라, 못가본 지역과 교류가 활발해지는 것은 좋은 일이다. 선녀가 놓쳐 쏟아졌다는 다이아몬드도 그렇고, 하늘의 별만큼 많다는 그림 같은 호수들도 가보고 싶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