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동 시인․칼럼니스트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스마트팜은 신 산업으로 진화...
농업을 미래산업 발전의 중심에 놓고
첨단 인프라구축, 규제완화
금융지원, 조세감면, 교육, 훈련 등의
정책을 펼쳐야 한다.

자신이 선 자리를 되돌아보고
올 영농계획을 냉철하게 따져보며
다시 새로운 노정(路程)을 시작하길..."

▲ 김훈동 시인․칼럼니스트

경자년(庚子年) 새해가 훤하게 밝았다. 숫자 2020년이 보기도 좋고 어감도 왠지 좋게 다가온다. 그런 느낌과 설렘만큼 올해는 농업인들에게 희망찬 새해가 됐으면 좋겠다. 생존과 번식능력이 탁월한 흰 쥐띠의 해다. 쥐 캐릭터 ‘미키마우스’는 세계적 놀이터 디즈니랜드의 상징이다. 우리가 매일 만지작거리는 컴퓨터도 ‘마우스’라는 생쥐로 컨트롤하고 있다. 영리하고 민첩한 쥐는 알게 모르게 우리 일상 속에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새해를 맞이하는 일은 새로운 시각, 새로운 마음가짐을 요구한다.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떤 농업인으로 후대에 기억될 것인가. 어려운 과제 같지만 알고 보면 그리 난해한 일도 아니다.
농업인들이 부푼 기대에 찬 희망만을 갖기엔 농업·농촌 환경은 여전히 녹록치 않다. 그렇다고 낙담만 할 수 없다. 결코 희망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희망은 좋은 것이고 좋은 것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농업은 삶의 원천이다. 지난해 양파, 마늘, 감자, 사과 등 농산물값이 폭락하고 세 차례 대형 태풍피해도 극복하지 않았는가. 연이어 발생하는 가축질병도 농업인과 정부의 노력으로 이겨냈다. 안팎으로 난관에 처해도 농업인들의 의지로 돌파했다.

이런 가운데 농가소득이 4000만 원대에 진입했다는 통계청 발표는 반가운 일이다. 3000만 원대를 13년 만에 넘어선 수치다. 농가소득을 높이려면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는 농산물을 생산해야 한다. 그래야 제값을 받고 잘 팔 수 있다. 소비자를 감동시켜야 한다. 우리 농산물을 애용해달라는 애국심에 호소하거나 신토불이만 강조해서는 이젠 승산이 없는 시대다. 그 상품이 추구하는 가치가 소비자의 니즈와 맞느냐, 사회에 기여하느냐 등을 따진다.

농산물의 고급화로 소비자 취향에 맞춰야 한다. 농업인들은 인기 있는 작목이나 품종을 무조건 따라 심기보다는 경제성을 꼼꼼하게 따져 선택하는 지혜를 발휘해야한다. 같은 농산물도 어떻게 포장하고 어떻게 마케팅을 하느냐에 따라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달라진다.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파악하지 않고 무턱대고 생산만 해서는 안 된다. 상품에 얽힌 생산지역 이야기를 붙여 믿을 수 있다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소비자의 트렌드를 정확히 읽고 맛과 품질, 편의성을 모두 갖춘 소비자가 ‘사고 싶은 농산물’을 내놓는 농법을 일궈야 농업인이 산다.

2020년 새해는 농업인의 지혜와 능력을 시험하는 해다. 과거 농법을 답습할 것인가. 여기서 머물 것인가. 새로운 농법으로 나아갈 것인가를 농업인에게 묻는다. 경자년 새해에는 농업·농촌에 풍요롭고 희망찬 일들만 이어지길 바란다.       
“농업관측을 고도화해 보다 정확한 정보를 생산자단체에 제공하겠다. 여전히 WTO개도국 지위포기로 농업인들의 우려가 크다. 정부는 차기 농업협상 타결 전까지는 기존 협상을 통해 확보한 농업보조금 및 농산물 관세가 변동 없이 유지한다. 쌀 등 민감한 품목은 특별히 보호하고 국내 농업에 영향이 발생했을 때 반드시 피해보전대책을 마련하겠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말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농업과 정보통신, 바이오 등을 접목하는 스마트팜이 새로운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농업운명을 좌우하는 새로운 조류다. 정부는 농업을 미래산업 발전의 중심에 놓고 첨단 인프라구축, 규제완화, 금융지원, 조세감면, 교육, 훈련 등의 정책을 펼쳐야 한다. 또 하나의 새로운 원년인 2020년을 맞아 농업인 모두가 자신이 선 자리를 되돌아보고 올 영농계획을 냉철하게 따져보며 다시 새로운 농업인의 노정(路程)을 시작하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