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실종됐다. 지난 7일 제주도의 낮 최고기온은 23.6℃로 기상 관측이래 최고 기온을 기록하며 한겨울 1월에 반팔 차림의 행인이 목격되기도 했고, 내륙지역에는 사흘 내내 비가 내리기도 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가 심상치 않다.
겨울잠에 든 과일나무들이 봄 같은 날씨에 일찍 잠에서 깼다가 동해를 입을까 걱정이고, 영농철 병충해 창궐도 우려된다. 경기북부와 강원내륙의 지역 겨울축제도 따뜻한 겨울날씨에 울상이다. 얼음이 얼고 눈이 와야 제격인 겨울축제가 따뜻한 기온과 연이은 비로 인해 개막이 줄줄이 연기됐다.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겨울축제여서 최근의 포근한 날씨가 영 달갑지 않다.

‘삼한사미’도 실종돼 따뜻한 겨울이 계속되며 미세먼지가 사시사철 국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예측불허의 가뭄과 폭염, 태풍 등이 우리 농업에 큰 피해를 주고 있는 요즘이다. 지난해에는 한창 벼 낟알이 익어갈 시기에 잇따른 태풍과 잦은 비로 쌀 생산량이 전년보다 12만 톤이나 줄었고, 김장채소 작황이 부진해 가격이 폭등하기도 했다. 기상관측의 정밀화와 이를 바탕으로 한 농사기술의 과학화가 시급한 이유다.

한해 농사를 준비하는 요즘, 전국에서 농업인교육이 이뤄지고 있는데, 관행적이고 천편일률적인 교육이 아닌 지역특성과 기후변화 등 급변하는 농업환경을 고려한 농업연구와 맞춤형 교육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언제까지 하늘만 탓할 수만은 없다. 신의 영역까지 넘보는 지금의 과학기술로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한 연구개발에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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