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사회/문화
지하에서 옥상까지 녹색으로 물들이다■ 이색탐방 -정원의 재발견 가 락몰 옥상텃밭·종각역 태양의 정원·녹사평역 지하예술정원
조희신 기자  |  jhkk44@naver.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0.01.10  11:05:48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바쁜 현대인들은 삭막한 도시 생활에 지쳐 한번쯤 농촌의 여유로운 삶과 자연을 동경할 때가 있다. 하지만 막상 농촌으로 가기에는 걸림돌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농사짓기 까다롭거나 밭을 구하기 어려운 점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 이러한 고민에서 벗어나 도심에서도 자연을 느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지상과 지하에 설치된 녹색공간을 소개한다.

◇옥상에서 농사짓는 가락몰 옥상텃밭

   
▲ 아직 겨울이라 모종들이 피지 않은 상태다.
옥상문을 열면 보이는 가락몰 옥상텃밭은 주위 경관이 먼저 눈에 띈다. 멀리 보이는 잠실롯데타워부터 고층의 빌딩과 아파트까지 도심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 입구에서 반겨주는 블루베리 나무와 식용허브 텃밭을 지나 엽채류 텃밭과 팔도 도농상생 텃밭이 펼쳐진다. 엽채류 텃밭 뒤에는 커다란 텃밭이 마련돼 있는데, 이곳에서는 산나물, 열매채소 등 다양한 식물과 텃밭을 만나 볼 수 있다.
 
다양한 텃밭을 만나
가락몰 옥상텃밭은 서울시와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전국 농산물의 집결지인 가락시장의 상징적 의미를 살리기 위해 조성했다. 크기는 1200㎡ 수준으로 서울시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생태환경·경관·휴식 개념을 도입해 텃밭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도 찾아와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옥상텃밭에는 도심에서 보기 어려운 보리·수수와 같은 곡식류와 텃밭에 향기를 주고 꿀벌을 유인할 수 있는 매화·허브 등 밋밋할 수 있는 텃밭에 볼거리와체험거리를 만들었다. 이 밖에 고사리,더덕, 열매채소 등이 심어져 있다.
 
국내 최초 ‘먹거리 숲’ 도입
   
▲ 토종 담배상추가 자라고 있다.
정확한 명칭은 ‘도농상생 맛있는 농장’이란 이름으로 도시와 농촌의 조화를 통해 자연과 사람이 상생 가치를 깨닫는 장소로 만들었다. 국내 최초로 ‘먹거리 숲’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나무 밑에는 도라지와허브, 열매채소 등 여러 식자재를 한 공간에 만나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더불어 직접 텃밭을 운영하기에 먹거리 생산과정과 유통체계를 알 수 있어, 건강한 먹거리와 식문화를 형성할 수 있는 곳이 바로 가락몰 옥상텃밭이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상생협력팀 황인창 과장은 “서울시민들에게 도시농업의 기회를 제공하고 커뮤니티를 통해 자율적으로 도시농업을 활성화하는 것”이 가락몰 옥상텃밭의 목표라 밝혔다.
 
휴식공간으로도 사용가능
가락몰에는 또 다른 텃밭이 있다. 사회적기업인 ‘에코11’이 운영하는 ‘웃는텃밭’이며 2016년에 조성돼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으로 많은 학생과 학부모가 참여하고 있다. 웃는 텃밭은 송파구 동사무소, 아파트 관리사무소 등에 공문을 보내 상자형 텃밭을 선착순으로 분양한다. 가락몰 옥상텃밭도 이런 방식으로 송파구 주민들에게 일부 분양을 할 예정이다. 송파구 주민이 아니어도 농업의 소중함을 알리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준비 중이라는 황 과장은
“아직 계획 단계이지만 농업활동 체험프로그램 등을 실행할 예정”이라며 “시민들이 쉴 수 있는 숲의 개념으로 조성됐기에 텃밭을 이용하지 않는 분들도 휴식 공간으로 방문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 정원으로 변신한 종각역 태양의 정원
   
▲ 태양의 정원은 일상에서 보기 흔치 않은 식물들로 꾸며져 있다.
 
지하보도란 그저 지하철을 타기 위한 길일 뿐이었다. 그런데 종각역에는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커피를 마시거나 수다를 떨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딱딱한 콘크리트 바닥에는 나무들이 심겨져 있고, 형광등 불빛은 태양광으로 지하에서도 따뜻한 빛을 느낄 수 있다.
 
사람이 머무는 공간
‘종각역 태양의 정원’은 서울지하철1호선 종각역에서 종로타워 지하 2층 종로서적으로 이어지는 지하보도에 1년여 간의 공사를 거쳐 탄생했다. 나무가 자라고 사람이 머물 수 있는 특별한 공간으로, 서울시가 기능을 상실한 유휴공간을 도시재생사업 일환으로 조성됐다. 이 정원은 단순한 녹지공간을 넘어 다목적 문화공간이기도 하다. 주위의 계단을 의자로 리모델링해 만든 객석이 있어 소규모 공연 등이 가능하다. 청년창업 지원을 위한 공간도 마련돼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에게 홍보, 판로, 지원사업 등도 제공된다. 아울러 종로타워와 종로서적과 이어지는 공간이기 때문에 책을 구입해 앉아서 읽기에도 편하고 사람들이 머물러 가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최첨단 기술로 태양을 실내로...
지하정원의 이름은 지난해 8~9월 시민 1139명이 낸 2750건의 제안 공모를 통해 결정됐다. ‘태양의 정원’이란 이름처럼 정원 천장에는 지상의 햇빛을 원격 집광부를 통해 고밀도로 모아 특수 제작 렌즈를 통과시켜 지하까지 전달하는 자연채광 제어기술을 쓰고 있다. 날씨가 흐린 날에는 자동으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으로 전환돼일정 빛의 양도 확보할 수 있다. 지상에는 8개의 집광부가 설치돼 있어 장치 프로그램을 통해 태양의 궤도를 추적해 효율적으로 태양광을 모은다. 기둥이 투명하기 때문에 태양광이 전송되는 과정을 눈으로도 확인할 수있다.
이러한 자연 그대로의 빛 덕분에 태양의 정원에는 접하기 쉽지 않은 유자나무, 금귤나무, 레몬나무 등 과일나무를 포함한 37종의 다양한 식물이 자라고 있다. 계절과 날씨에 구애받지 않아 천장에 붙어 있는 혁신적인 기술 덕분에 계절과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나 싱그러운 정원을 즐길 수 있다. 장점들만 모여 있는 태양의 정원은 지하철역에도 자연을 느낄 수 있어 이색적이다. 특별한 쓰임 없이 빈 공간으로 남았던 지하보도가 이제는 기술을 통해 나무가 자라고 사람이 머무는 공간으로 바뀌었다.
 
◇ 예술을 품은 녹사평역 지하예술정원
   
▲ 유리돔과 빛이 나는 에스컬레이터 덕분에 미래 도시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녹사평역은 푸른 풀이 무성한 들판이란 이름을 갖고 2000년도에 개관했다. 면적만 무려 6930㎡ (2100평)의 거대 지하철역으로, 개통 당시 결혼식이나 영화, 드라마 촬영지로 쓰였지만 넒은 크기에 비해 텅 비었던 공간이었다. 그런데 2019년 3월 녹사평역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지하예술정원’으로 재탄생했다.
 
비어있던 공간을 예술로...
녹사평역 프로젝트는 ‘서울은 미술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서울의 가장 일상적인 공간 중 하나인 지하철역을 다양한 공공미술 작품을 설치하고 식물을 사랑하는 시민들의 참여를 통해 사람과 자연의 선순화를 경험할수 있는 공공미술 역사로 조성됐다.
정중앙 천장에 큰 유리돔과 지하 4층까지 자연광이내려쬐는 35m 깊이의 중정이 있고, 그 안을 에스컬레이터가 길게 뻗어 화려한 장관을 보여준다. 아울러 지하 1층부터 5층까지를 빛, 숲, 땅으로 비유
해, 층마다 관련된 작품과전시를 만날 수 있다.
 
입구에서 시작되는 예술풍경
녹사평역을 들어오는 지하 1층에는 국제 지명공모를 통해 선정된 건축가 유리나루세와 준 이노쿠마의 ‘댄스 오브 라이트’가 설치돼 있다. ‘빛의 현상’이라는 주제에 맞게 유리돔을 이용해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의 웅장함을 만나 볼 수 있다. 새하얀 익스펜디드 메탈로 만들어져 빛의 변화를 돋보이
게 했다.
   
▲ 쓰임이 없던 공간이 작은 정원으로 변신한 모습.
지하 4층 원형홀에는 ‘시간의 정원’이라는 이름으로 쓰임이 없던 공간에 식물로 활기를 불어넣었다. 정원에는 사계절 식물과 머무를 수 있는 벤치·의자들이 놓여져 여유를 즐길 수 있다.
지하 4층 대합실에는 김아연, 정진수,정희우, 조소희 예술가들의 작품이 설치돼 있다.
김아연 작가의 ‘숲 갤러리’는 나무의 크기와 밀도를 통해 공간작품을 설치해 숲의 감각을 느껴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조소희 작가의 ‘녹사평 여기...’는 알루미늄 선을 이용한 코바늘뜨기로 총 5개월이라는 시간을 걸쳐 완성한 작품이 있다.
정희우 작가의 ‘담의 시간들’은 녹사평역의 주변 지역과 용산미군기지 내에 있는 담을 탁본해 전시했다. 미세한 균열까지 재현해 세월의 시간을 고스란히 느껴볼 수 있다.
정진수 작가의 ‘흐름流’은 지하철을 이용하기 위해 무심히 이동하던 공간을 흐름이라는 주제를 갖고 전시를 해놓았다.
지하 5층 승강장에 설치된 김원진 작가의 ‘깊이의 동굴-순간의 연대기’는 기억을 지층으로 비유한 작품으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망각되고 변이하는 기억에 대한 사유를 은유적으로 시각화 했다.
녹사평역은 지하철을 타는 순간까지작품들로 메워져 단순한 이동장소가 아닌, 예술의 정원으로 바뀌어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쉼터로 자리매김했다.
 
예술공간과 정원으로 변신한 지하철역, 대도시 옥상에서 즐길 수 있는 텃밭 등 이들의 공통점은 ‘자연’을 모티브로 한 점이다. 도심에서도 이러한 자연을 생각하고 느끼며 함께 나아가는 공간들이 많아지길 바란다.
조희신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수원시 권선구 수인로 43-23 길전빌딩4층(서둔동 9-36)  |  대표전화 : 031-294-6166~8  |  팩스 : 031-293-616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유미
농촌여성신문의 모든 컨텐츠(기사)는 저작권법 보호를 받으며, 무단복제 및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2013 농촌여성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rw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