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업기술실용화재단 공동기획 - 소비자가 Pick한 농식품 판매왕 ⑤힐릿

진정한 위기는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것일 때다. 지금 농업계가 맞닥뜨리고 있는 위기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 농업의 혁신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이 주관한 ‘판매왕 챌린지’(소비자가 Pick한 농식품 분야 15개 업체들의 자웅을 겨룬 창업콘테스트)에 시선이 쏠린다. 다섯 번째는 숙취해소 발포정 ‘허브샷’을 개발한 힐릿의 경소정 대표다.

▲ 허브샷을 출시한 경소정 대표는 지난해 판매왕 챌린지에서 장관상을 수상하는 등 사회초년생이란 게 믿기지 않을 만큼 두각을 나타냈다.

사회초년생 용감한 도전이 제품 개발로 이어져
많은 이들의 도움으로 창업…업그레이드 계속

허브샷 1알이면 숙취해소 끝
“자기고백을 하자면 저는 알코올 해독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알코올쓰레기, 줄여서 ‘알쓰’여서 새내기 때 술자리에서 고생을 많이 했어요. 저 같은 알쓰들을 위해 허브샷을 개발한 셈이에요. 소주 1병에 1알만 넣으면 되는 발포정 형태의 제품이 허브샷인데 이거면 누구나 1병은 거뜬없이 마실 수 있게 만든다는 콘셉트예요. 물론 술을 권장한다는 뜻은 절대 아니에요. 술을 일단 마셔야 한다면 최대한 고통 없이 즐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020년 26살이 된 경소정 대표는 놀랍게도 이번 창업이 첫 도전이다. 아직 1인기업이지만 사회 초년생의 실력이라고 믿기지 않을 결과물이 바로 허브샷이다. 경희대 한방재료공학과를 졸업한 경 대표는 제약회사로 취업하느냐 창업을 하느냐 기로에 있었을 때, 숙취해소제품들이 가루나 환, 액상으로 출시돼 있지만 발포형태 제품은 없다는 점에 착안해 2019년 5월 창업하게 됐다. 숙취해소제품 시장은 1600억 원 이상으로 추산될 만큼 규모가 크다. 그러나 톱스타를 앞세운 대기업들이 버티고 있어 진입장벽이 높지만 틈새시장의 가능성을 엿본 경 대표.

제품은 젊은층을 겨냥한 선인장 열매 백년초를 첨가한 제품과 중장년층을 위한 홍삼 두 가지다. 숙취는 결국 속쓰림과 두통인데 백년초, 홍삼, 헛개나무 등의 원재료는 이 증상들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한방재료공학과 출신으로서 이론적인 바탕이 허브샷이란 결과를 낳은 것이다.

제품의 홍보문구도 경 대표의 재기발랄함이 돋보인다. 제품 앞면에 ‘알쓰 25세 여사장이 지가 먹으려고 만듦. 이거 1알만 발포하면 야 너두 각1병 할 수 있어’라고 돼 있어 눈길을 끈다. 뒷면엔 엄마와 알쓰소정(경소정 대표)이 주고받은 카톡대화가 재밌다. 허브샷이 뭔지 묻는 엄마의 물음에 알쓰소정은 “취하면 개처럼 네발로 기어가던 사람도 두 발로 걷게 해준다는 허브샷이야. 이거 1알만 있으면 나 같은 알쓰도 각1병각!”이라고 답한다.

한 고비 넘겼지만…
1인기업이지만 경 대표를 돕는 응원군은 많다. 허브샷이 나오기까지 그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창업은 상상도 할 수 없다고. 선배들로부터 제품디자인, 사업계획서 작성, 한의학 데이터 활용법 등 사업에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조언들이 많았다.

“제가 모든 걸 해낸 게 절대 아니에요. 친구의 도움도 있었고 선배들의 조언도 컸죠. 졸업한 한 선배님은 허브샷의 가치를 인정해 주셔서 본인 회사의 직원들에게 주기 위해 대량으로 구입해 주셔서 창업 초기 한 고비를 무사히 넘길 수 있었어요. 아무래도 술자리가 많은 회사원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 같아 광화문과 강남 등에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는데 선배님이 알쓰탈출이란 글자가 새겨진 분홍색 옷을 입고 저보다 더 열성을 다해서 도와주고 계세요.”

경 대표를 물심양면으로 돕는다는 선배는 바로 우리의 전통 한의학과 ICT 융합을 통해 건강관리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한 파트너스앤코의 천세철 대표다. 대가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딸뻘인 경소정 대표를 학교 선배이자 CEO 선배로서 응원의 마음으로 돕고 있다고.

이렇듯 많은 이들의 도움으로 초기 창업의 한 고비는 넘겼지만 제품을 내놓은 지 1년도 안 된 만큼 아직은 보완해야 할 점은 많다. 우선 발포정의 사이즈를 좀 더 줄이기 위해 금형을 새롭게 맞출 계획이다. 아무래도 기업들의 영업용 판촉물로 허브샷이 적합할 거라는 생각에 직장인 밀집지역 판촉활동도 계속할 생각이다. 최근엔 개인고객들의 접점을 늘리기 위해 한 편의점 업체와 입점을 논의 중이라고. 숙취해소제품이 편의점에서 주로 판매되기 때문이다.

“창업 후 지난해 판매왕 챌린지에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 수상까지 2019년은 가장 바쁜 해였던 것 같아요. 올해는 작년 못지않게 할 일이 많지만 청년의 패기로 수많은 고비들을 헤쳐나간다는 자신감으로 무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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