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예기자 통신-강원 평창 이정인 명예기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춥고 눈이 많이 내린다는 해피 700 평창! 전체 면적의 65% 이상이 700m 고지인 하늘아래 첫 동네. 2018년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뤄낸 평창은 산 높고 깊은 계곡으로 예전부터 눈 터널을 만들어 왕래했던 산골이다.

얼음이 가장 빨리 언다는 오대천의 지리적 여건 덕분에 산골마을 주민들은 동장군이 맹위를 떨치는 요즈음 겨울축제로 들떠 있다. 추운 날씨로 움츠러 있던 주민들이 나들이는 엄두도 못 냈는데 매년 많은 경제효과를 거두면서 손님맞이 준비에 일손도 바빠졌다.

오대천 일원 의 작은 마을 지역주민들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시작된 ‘평창 송어축제’가 주민주도형 축제의 모범으로 자리 잡으면서,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축제의 성공을 이끌었고 농한기의 고용확대, 농산물 판매 등 파급효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관광객이 겨울축제에 열광하는 이유는 스키장을 제외하면 마땅히 갈 곳이 없는데 눈과 얼음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오감만족 때문이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기고 살아 있는 생명체를 직접 보고 잡고 먹을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서민적인 여가활동은 분명 매력적이다.

평창은 1965년 우리나라 최초로 송어를 양식한 국내 최대 양식지로 붉고 선명한 속살이 소나무와 닮아서 ‘송어(松魚)’라 부른다. 선명한 주홍빛의 송어는 독이 없고 달큰한 맛의 단백질 공급원인 DHA다량함유로 치매, 당뇨, 고혈압 등에 좋은 민물고기다. 시리도록 차가운 계곡물이 송어의 살을 단단하게 해 지방 함유량은 낮으면서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에 뒷맛이 고소해 건강식으로도 충분하다.

강에서 태어나 바다로 내려갔다 다시 돌아와 알을 낳는 회귀성 송어는 바다로 통하는 물줄기를 따라 맑은 계곡에 사는 냉수성 물고기다. 강원도 산골 평창에 양식장이 몰려 있는 건 수온 7~13도의 차갑고 맑은 계곡물에 사는 냉수어 송어가 터를 잡게 되는 계기가 된다. 얼음 밑에 다니는 송어를 낚시로 낚아 올리고 겨울의 낭만을 만끽하는 맨손잡기는 차가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단연 인기있는 프로그램이다.  

발이 시리도록 차가운 물에서 ‘첨벙첨벙’ 뛰어다니며 송어를 좇다 보면 추위가 잊혀진다는 체험객과 외국인들이 찬사를 아끼지 않는 특이한 체험이다. 먹거리 장터에서 본인이 잡은 고기로 회로 뜨거나 구이를 해주고 주민들이 준비한 공연을 보면서 바로 맛볼 수 있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다.

40~50cm 두께의 안전한 얼음낚시와 체험을 즐길 수 있는 송어축제장은 대형 눈·얼음조각 전시, 음악공연 등이 발전가능성을 보였고, 차별화된 볼거리와 특화된 체험거리는 전국 관광객들과 외국인들로부터 고른 인기를 얻으면서 작년에는 55만 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다.

평창 농특산물 직판장에서는 주민들이 직접 키운 온갖 농특산물을 갖고 나와 판매하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직거래 장터가 열린다. 각 제품마다 생산자가 자신의 얼굴을 보여주며 주소가 적힌 생산품을 판매해 농산물이 어느 마을의 누가 재배했는지 알 수 있다.

판매장 소포장실에서는 주민들이 산에서 어렵게 채취한 겨우살이, 고사리를 조리하는 설명과 함께 포장 완료해 진열대 위에 올린다. 농민의 이름을 걸고 판매하는 특산물 판매장에서 믿고 살 수 있는 안전한 공급인 로컬푸드 방식으로 오전 10시~오후 5시까지 판매한다.

추울수록 신나는 오대천 마을의 농한기에 단비와 같은 주민 주도형 겨울축제가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면서 지역의 경제지도를 바꾸고 있다.

TIP. 송어에 대한 진실 
<세종실록>은 송어를 '함경도 지방의 토산물'로 소개하고 <난호어묵지>에는 ‘연어와 비슷하나 더 맛있다’는 기록이 있다.  <오주연문장전산고>에서는 ‘함경도 바다에서 태어나 오뉴월이면 떼를 지어 강줄기를 타고 산골 시내 석벽에 올라가 소나무에 몸을 비벼 떨어진다’며 몸에서 소나무 향이 난다고 송어’라고 했다. 

축제장의 무지개송어가 송어류의 하나인 것처럼 연어와 속살도 비슷하고 민물과 짠물을 오가는 것도 비슷하다. 붉은 빛을 띤 1kg 가량의  만 1년 된 햇송어가 최고로 암수 성징이 나타난 묵은 송어보다 맛이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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