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여성조합장 릴레이 인터뷰 - 울산 범서농협 김숙희 조합장

30년 직원경력이 당선·조합 운영에 큰 힘
도농복합지역 로컬푸드 확산에 주력할 터

전국 지역 농축협 여성조합장은 8명이다. 전국 지역농협 1118개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이처럼 여성조합장 인터뷰를 통해 여성조합장이 있는 농협만의 차별화된 사업과 프로그램, 당선의 의미와 여성조 합장이 있는 지역농협의 발전된 변화상을 알아본다. 여성조합장 릴레이 인터뷰 다섯번째로 울산범서농협 김숙희 조합장을 만났다. 김숙희 조합장은 30여 년간 농협에서 복지업무를 한 경력과 특유의 감성으로 조합원들에게 인정받아 울산 최초 여성조합장이 됐다.

▲ 김숙희 조합장은 조합원들과의 소통을 위해 조합장실을 항상 열린 공간으로 두고 있다. 수필집을 낼 정도로 섬세한 감성으로 조합원들의 이야기에 공감한점이 조합장으로 당선된 원동력이라고 한다.

- 범서농협을 소개해달라
범서농협은 1972년에 창립돼 현재 1800여 명의 조합원과 4200억 원 규모의 울주군 최대 농협이다. 영남권에서 최초로 로컬푸드직매장이 설치됐고 현재도 도시 근교 아파트 밀집 지역이라 채소류와 단감, 배, 블루베리 등을 위주로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조합장실은 열린 조합장실로 운영중이다. 당선이 되고 보니 조합장실이 너무 안쪽에 있어 조합원들이 선뜻 들어오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열린 조합장실로 누구나 들어올 수 있도록 만들었다. 금융사업도 활발히 이뤄지는 편이다. 4200억 원 규모의 자산으로, 울주군 범서읍에 현대자동차 조합아파트가 들어오면서 인구가 갑자기 늘어 금융환경도 좋은 상황이다.

- 여성조합장으로 당선의 원동력은?
학교를 바로 졸업하고 농협에 입사해 30여 년간 직원으로 일했다. 업무가 농촌, 노인, 아동, 부녀 등을 담당하는 복지사업이었는데 이 경력이 큰 자산이 됐다. 복지사업을 하면서 농민들의 복지에 책임을 느꼈고 퇴직 후에는 농민들의 지지를 받고 선출직으로 당선돼 더욱 당당하게 농민 복지를 위해 봉사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선거를 할 때는 전직 조합장의 프리미엄을 극복해야 했고 나머지 두 후보자들과 단일화 문제 등이 있었지만 확신을 주는 공약과 이력, SNS를 이용한 차별화된 홍보전략이 조합원들의 마음을 살 수 있었던 것 같다.

- 전국 여성조합장은 8명이다. 연대의 필요성을 느끼나?
이미 여성조합장끼리 연대의 필요성을 느끼고 지난 8월 여성조합장협의회를 구성했다. 모임도 예정돼 있다. 8명은 2015년에 전국에 4명이었던 조합장에 비해 두 배로 늘어난 수다. 앞으로도 계속 연대해야 후배도 더 많이 양성 되고 여성들의 목소리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 한다. 

- 여성조합원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현재 우리 농협에서 활발히 운영되는 여성대학은 조합원뿐 아니라 지역사회를 위한 사업의 일환으로 일반 소비자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운영되고 있다. 이를 통해 또 다른 고객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 그렇게 운영 중이다. 올해 10기를 마치고 내년 11기가 예정돼 있는 여성대학은 바자회나 불우이웃돕기, 농촌 일손돕기 등의 활동을 하는데, 배추를 절여 절임 배추를 판매하기도 하고 농촌 마을회관을 돌며 지역어르신들 염색을 해주기도 한다. 올해는 태풍으로 피해 입은 과수원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여성조합원만을 위한 프로그램은 아직 부족하다. 초선이다 보니 여성조합원만을 챙길 여유는 없고 전체 조합원 위주의 경영을 하고 있다. 그러나 농촌에서 여성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우리 농협사업에서 여성의 역할을 더 늘려갈 수 있도록 여성 조합원만을 위한 교육을 강화해 나가도록 하겠다.

- 범서농협 발전을 위한 역점사업과 앞으로의 계획은?
우리농협 역점사업은 무엇보다 로컬푸드직매장 활성화다. 판로만 열리면 농가소득을 더욱더 높일 수 있는 좋은 환경을 가졌다. 내년에도 로컬푸드직매장에 더욱 집중할 생각이고 지역 주작목을 육성해 학교급식에 납품할 계획도 있다. 또 선거기간 동안 영농자재센터에 민원이 많아 올해부터 영농자재센터를 직영운영으로 바꿨는데 직영운영이니 만큼 앞으로 더 잘 갖춰나갈 생각이다. 조합원대학도 구상중에 있다. 선거운동을 하면서 퇴직을 한 50~60대가 마땅히 활동할 곳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이분들을 위해 영농기술 교육, 건강과 노후에 관한 정보교류, 친목회 등을 위한 조합원 대학을 구상 중이다.

- 여성농업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농촌에는 아직도 자기를 희생하면서 일하는 여성농업인이 많다. 일도 좋지만 건강이 최우선이다. 건강을 지키며 일했으면 한다. 또 농산물 가공과 6차산업이 중요해지는 시대인 만큼 공부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여성농업인들의 끊임없는 자기개발과 남성에게는 없는 여성 특유의 섬세한 융통성으로 농촌을 선도 하는 농업인들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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