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년대담 - 농촌 효문화 확산과 농촌여성의 역할을 말하다

■  김인련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장 VS 채희걸 본지 고문 특별대담

개인주의가 팽배한 요즘은 가족간 사랑도, 효(孝)문화도 구시대 유물로 치부하는 세상이다. 그렇지만 효는 인류 정신문화를 이끌어왔고, 앞으로도 소중히 지켜가야 할 인륜의 근본이다. 농촌여성신문은 올 한해 전통정신문화가 아직까지 면면히 흐르고 있는 농촌에서 효를 실천해오고 있는 농촌여성들의 역할을 조명하고 더욱 확산하기 위한 캠페인을 전개한다.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회장 김인련)도 점점 쇠락하는 효문화의 재건을 위한 범국민 의식개혁운동을 추진하고자 지난해 7월 한국효행청소년단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전국 10만여 회원들과 함께 효문화 재건 활동을 준비하고 있는 김인련 회장과 채희걸 본지 고문이 이 시대 효의 실상과 생활개선회의 효문화 재건운동 추진방향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김인련 회장
효행 쇠퇴 문제가 사회적으로 심각
생활개선회가 효 재건운동 나설 것

 

 

 

 

채희걸 고문
편지에 그리움․사랑․정 듬뿍 담아
자식사랑의 정을 환기시켜줘야

 

 

채희걸= 가정은 가족의 건강과 행복은 물론 건전사회를 이끄는 공동체입니다. 행복의 거점인 가정에서 부모에 대한 효 실천은 가정 화합과 건실한 사회·국가를 이뤄내는 기본동력이죠. 그런데 지금의 우리 효문화는 점점 쇠락하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김인련= 맞습니다. 요즘 효행 쇠퇴 문제가 사회·국가적으로 아주 심각해요. 통계에 따르면, 부모를 외국으로 모시고 가서 낯선 외국에 유기하는 패륜범죄가 1년에 800건이 넘는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집에서 부모를 모시면서 정서적, 언어적 심지어는 폭력으로 학대하는 사건도 7000건이 넘습니다. 효도계약으로 재산상속을 미리 받고도 부모를 제대로 부양하지 않아 부모-자식간 벌어지는 부끄러운 소송도 많습니다. 이 밖에 알려지지 않은 입에 담기 어려운 엄청난 패륜사건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에 2006년 UN에서는 매년 6월15일을 ‘세계 노인학대 인식의 날’로 지정해 노인학대에 심각성을 일깨우고 이를 방지를 위한 다양한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앞으로 우리 생활개선회가 효문화 재건과 세계화에 앞장서려고 합니다.

 


채희걸= 왜 생활개선회가 효문화 재건운동에 앞장서려고 하는지요?

김인련= 효문화의 근원지는 농촌이라고 볼 수 있죠. 196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농촌가정에서는 3대 가족이 함께 살며 조상에 대한 효를 철저히 실천했습니다. 게다가 가까운 혈족과 주민들이 이웃에 함께 살다보니 노인 공경과 효 실천은 자연스러운 생활덕목이었죠. 그러던 것이 급속한 산업화로 자녀들이 부모 곁을 떠나 농촌에서 도시로 나가면서 효문화 쇠퇴가 심각해졌습니다. 이런 효문화의 쇠퇴를 못 본채 방치한다면 가족해체가 더욱 가속화돼 사회와 국가발전의 동력이 빠르게 상실되고 말 것입니다.
농촌이 효문화의 근원지임을 감안한다면 농촌여성단체인 우리 생활개선회원들의 효문화 재건 주도는 피할 수 없는 시대적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여성은 친정과 시댁 부모를 모시고 가족을 보살피는 효 실천의 주역이기에 농촌여성들이 효문화 재건의 핵심주체로서 그 역할을 앞장서 실천해야 합니다.

 

채희걸= 그렇다면 효문화 재건 활동을 어떤 방향으로 추진할 계획인가요?

김인련= 생활개선회원 주도의 효문화 재건운동은 부모에 대한 효 실천뿐만 아니라 멀리 떨어져 생활하는 자녀와의 가족애 증진, 이웃이나 독거노인에 대한 공경 등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봅니다. 요즘 모두 바쁘게 살다보니 부모와 자녀, 가족간 대화나 소통을 전화나 문자메시지로 대신하곤 합니다. 전화나 메시지를 이용한 소통은 세월이 가면 잊히고 맙니다. 따라서 가족간 사랑고백은 세월이 가도 길이 남을 손편지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편지에 적힌 뜨겁고 정겨운 글귀는 오래오래 간직하고 볼 수 있습니다.
손편지 쓰기는 부모가 먼저 솔선해야 합니다. 험난한 객지생활로 지쳐있는 자녀에게 사랑이 듬뿍 담긴 손편지로 따뜻하게 보듬고 격려해주면 값진 선물이 될 겁니다. 비단 부모와 자녀뿐만 아니라 형제나 손자들과 가족애를 더 돈독하게 할 손편지 나누기에 힘써 가족화합과 가정화목을 이끌어내야 합니다. 특히 글을 몰라 편지를 못 쓰는 이웃의 노인들을 대신해 생활개선회원들이 편지글을 대필해 주는 봉사과제도 추진해야 합니다.

 

채희걸= 편지글에 그리움, 사랑, 정을 듬뿍 담아야 합니다. 부모는 자녀에게 고달프고 힘든 삶을 헤쳐 나갈 사명과 용기, 격려, 지혜 등 삶의 지침을 전해야 합니다. 그리고 부모는 지난날 자녀에게 제대로 해주지 못한 안타까운 사연을 보내며 자식사랑의 지극한 정을 환기시켜 줄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자녀는 힘든 농사일로 고생하시는 부모에게 감사의 마음을 보내야 합니다. 그리고 부모에 대한 존경심과 노후 부양을 다짐하는 효심을 밝혀야 합니다.

김인련= 시회장, 도회장, 중앙회장을 지내다보니 평소 자주 들러보던 마을 노인회관에 소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느 한가한 날 틈을 내 노인회관에 간식을 사가지고 갔는데, 아쉽게도 노인분들이 외부행사에 참석하느라 회관에 아무도 계시지 않았어요. 그래서 노인분들에 대한 애틋한 사랑과 정을 담은 글귀에다 그간 찾아뵙지 못한 사과의 글을 더한 쪽지편지를 선물위에 얹어놓고 나왔죠.
후일 이 쪽지편지를 본 노인들과 만났는데, 눈물을 보이시며 두 손을 꼭 잡아주고 연신 고맙다고 인사를 하시더라고요. 이 같은 짧은 쪽지편지로도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걸 알았어요. 생활개선회원들이 이런 손편지 쓰기에 힘써줬으면 좋겠어요.

 

채희걸= 효문화 확산을 위한 구체적인 활동방향을 말씀해주시죠.

김인련= 손편지 쓰기뿐만 아니라 농촌지역의 독거노인을 돌보는 봉사과제 추진에도 회원들이 힘을 모아야 합니다. 손편지 쓰기를 범국민운동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다가오는 연초에 생활개선회 도·시·군 연합회장과 함께 손편지 쓰기 결의를 하고, 세부 추진계획을 수립 후 지역에 시달해 교육모임을 통해 손편지 쓰기가 활성화되도록 할 계획입니다. 손편지 쓰기 운동의 추진동력을 얻기 위해 중앙과 도회장이 합심해 일간지나 방송매체를 통한 홍보에도 힘쓰겠습니다.
농촌여성신문은 독자의 편지글을 모집해 신문에 게재하는 한편, 가족이 참여하는 인터뷰 등 재미와 감동이 깃든 특집판도 기획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틈틈이 교수나 언론인, 연예인 등 사회각계 저명인사의 편지글도 소개할 계획입니다. 이중 내용이 좋은 손편지를 보내준 투고자를 선발해 표창하고, 우수 편지글을 모아 책으로 발간할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아울러 효행우수사례 발표대회 개최와 전국 중계방송 추진 등을 통해 생활개선회의 위상과 회원의 긍지를 높이는 계기를 만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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