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공이산(愚公移山)’이란 고사성어의 배경인 중국의 태항산을 관광한 적이 있다. 옛날에 중국의 태행산과 왕옥산으로 둘러싸인 조그마한 마을에 90세의 노인이 살고 있었다. 집 앞의 높은 산에 가로막혀 왕래가 불편했던 노인은 이 산을 멀리 옮기려 결심했다. 그는 가족과 함께 산을 깎아 흙을 지게에 지고 발해(渤海)에 갔다 버렸다. 마을사람들은 우직하고 미련하다고 비웃었지만 우공은 포기하지 않았다. 이때 두 산의 신령이 천제(天帝)에게 아뢰고, 우공의 끈질긴 노력에 감동한 천제는 신하를 내려 보내 두 산을 현재의 위치로 옮겨놓았다는 전설이다.

지금 우리사회는 지역, 계층, 도농 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갈등과 불신은 사회통합을 저해함은 물론, 갈등해소를 위해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지불케 한다. 아울러 우리 농촌은 고령화·저출산 문제로 활력을 잃고 있다. 농산물시장 개방과 한국의 취약한 농업여건은 농업경쟁력 확보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처럼 나라 안팎으로 총체적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가치관의 전환이 필요할 때다. 공정한 경쟁 질서를 복원하고 정직하고 땀 흘려 일한 사람이 잘사는 세상을 만들어가야 한다. 한국인의 가슴 속에는 ‘은근과 끈기’ 그리고 ‘할 수 있다는 정신(Can Do Spirit)’이 면면히 흐르고 있다. 온갖 난관을 극복하고 세계에서 최단시간 내에 경제강국을 이룩해낸 저력과 경험도 있다. 아무리 뛰어난 천재도 성실하고 부지런한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근자필성’(勤者必成)의 신념으로 각자 영역에서 한 해를 설계하고 하나하나 개선해 나가는 경자년(庚子年)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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