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직불제, 우리농업 변혁 이끌까...

농업․농촌 위협요소, 올해도 여전

경자년(庚子年) 쥐띠해 새아침이 밝았다. 다사다난했던 2019년을 뒤로 하고 새희망을 가득 품은 붉은 해가 2020년의 시작을 알렸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고 했다. 올해 우리 농업·농촌의 가장 큰 변화는 무엇보다 공익직불제의 시행이다. 그간 일부 작목에 치우쳤던 직불제를 여러 분야에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게 해 농가의 소득을 안정시키고 농업의 공익적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쌀고정, 쌀변동, 밭농업, 조건불리, 친환경, 경관보전 직불제가 공익직불제로 통합·개편돼 운영된다. 공익직불제는 관련 법률인 ‘농업·농촌 공익기능 증진 직접지불제도 운영에 관한 법률’ 시행일에 따라 5월1일부터 시행된다.

올해부터는 소·돼지에만 실시하던 축산물이력제가 닭·오리·계란까지 확대 시행돼 소비자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고, 농가의 안전먹거리 생산 의무를 강화한다. 영유아 수 감소 등 여건변화를 고려해 농촌지역 소규모 어린이집을 지원하는 ‘농촌공동아이돌봄센터’ 사업의 대상자가 사회복지법인어린이집까지 확대되며, 급격한 고령화에 따른 고령친화식품의 관심 증대에 따라 다양한 수요를 감안한 제품 개발을 촉진하고, 소비자의 선택폭을 넓히기 위해 고령친화식품 인증제가 시행된다. 고령화·여성화가 심화되고 있는 농업현실을 고려해 국내 환경에 최적화된 첨단농기계분야 연구개발도 중점 지원한다.

국민들의 정책요구를 반영한 제도도 눈에 띈다. 1월1일부터 친환경농산물 공급을 원하는 임산부에게는 친환경농산물을 꾸러미 형태로 12개월간 공급하게 된다. 국민참여예산 제도를 통해 제안된 이 사업은 임산부에게 건강한 친환경농산물을 공급해 국민 건강과 환경보전, 지역경제 활성화 등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처럼 매년 새해가 되면 모든 분야에서 새롭게 바뀌는 정책이 발표돼 국민들이 희망을 갖게 한다. 그렇지만 공장에서 제품을 찍어내듯 하는 일반 산업과 달리 농업은 하늘이 도와줘야만 하는 산업이다. 특히 국민건강, 식량안보와 직결된 산업이자 국민에게 힐링공간을 제공하는 농업·농촌분야의 중요성은 거듭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이렇게 소중한 농업에 종사하는 농업인들, 농촌을 지키는 주민들이 새해 달라지는 정책을 보며 신바람이 날지 궁금하다. 작년에도 그랬고 그 전에도 그랬다.

매년 희망을 품고 새해를 맞이하지만 한 해를 마무리할 즈음에는 실망과 고통이 뒤따랐다. 자연재해, 수급불안정, 가축질병과 농작물 전염병, 시장개방, 특히 정부의 농업홀대 등 상존하는 우리 농업·농촌을 위협하는 요소는 올해에도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우리 농업인들은 땅을 지키며 국민들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올 한해도 구슬땀을 흘릴 것이다. 그들의 사명에 정부와 국민들이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우리 농업·농촌 활성화를 위한 갖가지 법안들이 식물국회에 방치된 요즘이다. 비록 농업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다. 민생법안들은 당리당략의 볼모가 된 상황이다. 이번 총선에서는 색깔과 지역이 아닌 진정 국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일꾼을 뽑아 환골탈태 하는 국회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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