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수상, 김기숙씨의 ‘운제산 별곡’

▲ 이성용씨

제4회를 맞는 농촌여성신문 주최의 ‘농촌 스토리 공모’에서 이성용(전북 남원)씨의 ‘흥부 발복지(흥부가 복을 받아 부자가 된 땅)’가 영예의 대상에 선정됐다.
본지는 농촌지역에 전승돼 오거나 회자되고 있는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발굴·수집해 농촌문화 콘텐츠 자원을 확보해 이를 바탕으로 마을별 스토리텔링 소재를 제공하기 위해 2016년부터 농촌스토리 공모를 실시해 오고 있다.

대상에 선정된 이성용씨는 전북 남원의 흥부마을 이야기로 귀농지를 찾던 중 구경삼아 들른 남원 흥부발복지 마을이 마음에 들어 그곳에 무작정 정착해 오미자 농사를 지으며 낯선 사람을 따뜻하게 품어준 마을 어르신들과 알콩달콩하게 살아가는 이야기 속에 시들해진 전통테마마을의 활력을 다시 되찾고자 하는 마음을 담담하게 소개했다.

▲ 김기숙씨

‘운제산 별곡’이라는 작품으로 최우수상에 뽑힌 김기숙(경북 포항)씨는 남편의 고향마을에 귀농해 학교돌봄 전담사로 일하던 중 암 진단을 받고 투병생활을 하다 완치 후 부녀회와 생활개선회 활동을 하며 가공식품 개발과 체험농장 운영, ‘솔숲 영화제’ 개최 등을 통해 마을 주민들과 함께 일하며 나누는 마을기업을 만들고 싶다는 소망을 잔잔하게 표현했다.

이밖에도 우수상은 ▲황인순(전북 정읍)씨의 ‘모이랑 꿈’ ▲안정숙(경남 창녕)씨의 ‘배움의 열정엔 나이가 없다’ ▲백경숙(강원 홍천)씨의 ‘왜 찰옥수수를 심느냐고요?’가 각각 선정됐다.
입선작에는 ▲이명월씨의 ‘농부의 꿈’ ▲제갈향덕씨의 ‘보고싶은 우리 엄마(가제)’ ▲안복례씨의 ‘우리 가족(가제)’ ▲임애경씨의 ‘흔들리면서 피는 꽃, 야생화가 되리!’ ▲천경숙씨의 ‘농촌은, 꼭 농촌사람만 지켜야하는 것일까?’ ▲이춘화씨의 ‘전통 민속놀이’ ▲송지원씨의 ‘제2의 인생 살다’ ▲김명희씨의 ‘아버지와 담배’ ▲박진아씨의 ‘유기적 흐름에 反하다’ ▲이정숙씨의 ‘내가 살던 고향의 마지막 선비’가 각각 선정됐다.

시상식은 추후 일정과 장소가 확정되는대로 개별통보할 계획이다.

 

■  본지 주최 제4회 농촌스토리 공모 심사평

열정과 가능성을 보았다

박광희 심사위원장, 본지 전 편집국장

농촌여성신문이 농업전문지로서는 유일하게 해마다 시행해 오고 있는 ‘농촌 스토리 공모’가  올해로 4회째다. 이 공모사업의 취지는, 농촌지역에 전승돼 오고 있는 스토리 자원을 발굴해 농촌문화 콘텐츠 개발과 농촌문화 창달에 기여함에 있다.
그러나 매년 응모작의 대부분이 농촌생활수기·귀농귀촌 이야기·에피소드·그 외 자잘한 추억담들이 주류를 이뤄서 애초의 공모취지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 입상작 선정의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스토리(이야기)는 우선 읽는 사람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줘야 한다. 물론 이야기 구성의 얼개는 참신한 소재와 사례, 뚜렷한 주제로 글 전체의 완성도를 높여줘야 한다.(그렇다고 전문적인 글쓰기 작가를 요구하는 건 아니다) 특히 공모취지에 맞게 다양한 콘텐츠 활용 가능성과 문화산업적 가치를 높게 평가받을 수 있는 소재를 글감으로 삼아야 함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올해의 응모작 중에서 이미 대외적으로 다양한 수상 전력이 있는 마을의 성공스토리들은 일단 배제시켰다. 그리고 아직은 덜 익은 미완의 과정에 있지만, 무한의 가능성을 가지고 희망과 긍정의 씨앗을 뿌려가며 더불어 상생의 길을 모색하고 있어 귀감이 되는 사례를 더 높이 평가했다.

대상작에 선정된 <흥부 발복지>(이성용)는 글감의 배경이 된 전북 남원의 ‘흥부마을’ 이야기를 겉으로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마을의 실제상황에 접목시켜 가며 날줄씨줄로 엮듯 풀어가는 이야기 구성의 탁월함이 돋보였다. 이미 과거 테마마을별 권역사업에 의해 ‘흥부마을’로 선정 돼 있던 마을에 귀농해 오미자 농사를 지어가며 지금은 퇴락해 시들해진 전통테마마을의 분위기를 다시 되살려 활력을 되찾게 해 보려는 글쓴이의 절실한 충정이 글 행간행간에서 살아올라 잔잔한 감흥을 더해 준다.

최우수작 수상작인 <운제산 별곡>(김기숙) 역시 남편의 고향마을에 귀농한 젊은 여성의 고군분투를 그렸다. 이렇다 할 규모있는 특산물 하나 없으면서 산업화 그늘에서 해체돼 가는 경북 포항 언저리의 한 작은 산골마을에서 체험농장 운영과 ‘솔숲 영화제’ 개최, 먹거리 가공식품 개발 등의 활동을 통해 ‘마을 주민들과 함께 일하며 나누는 마을기업을 꿈꾼다’는 이야기가 소리없는 울림을 주기에 충분하다.

그 외 우수작 수상작인 <모이랑 꿈>(황인순), <배움의 열정엔 나이가 없다>(안정숙), <왜 찰옥수수를 심느냐고요?>(백경숙)와, 입선작들(10편) 모두가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열정 가득한 우리농촌의 이야기들이다. 그 가운데에서 우리 농업·농촌의 커다란 희망과 무한한 가능성을 봤음을 큰 수확으로 생각하면서 입상자 모두에게 아낌없는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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