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운영의 금융과 행복이야기

마이너스 통장...대출 중 가장 많은 이자
연 5%, 1천 만원 한도 마이너스통장... 한달에 42,000원 이자

마이너스 통장의 원래 이름은 ‘종합통장 자동대출’로 이를 줄여서 ‘마통’이라고 한다. 대출이 쉽고 쓰기 편하게 만든 통장이다. 대출을 갚는 방식은 ‘만기 일시상환 방식’이다. 이 방식은 대출을 약속한 기간 동안 매달 이자만 부담하고 만기에 대출금을 모두 상환하는 것으로, 대출방식 중 가장 많은 이자를 내는 방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마통을 만들고자 하고 퇴사 전에 마통을 꼭 만들어 놓아야 한다고까지 말한다. 마통은 그만큼 유혹적이다. 자격만 갖춰지면 쉽게 만들고 내 통장에서 내 돈처럼 빼쓰고 일정기간동안 매달 이자만 낸다는 이유에서다.

그런데 이자가 높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1천만 원을 한도로 사용하는데 연 5%면 한 달에 4만2000원의 이자를 내는 것이다. 대출 중에서 가장 좋지 않은 방식임에도 불구하고 마통을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비상자금이 필요할 때 쉽게 자금을 융통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소득이 불규칙한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는 필수 통장인 것처럼 인식돼 있다. 당장 처음에는 ‘급한 일이 있을 때 사용하고 바로 갚아야지’라고 생각하지만 일단 내 통장에 들어와서 사용하게 되면 그 돈을 갚는 데는 특별한 노력과 계획이 요구된다.

일상의 돈 관리에서 가장 기본 원칙 중 하나는 부채를 줄이고 순자산을 늘리는 것이다.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마이너스 통장의 금리부터 확인해보자. 이자가 늘어났음에도 당장 대출금을 갚을 수 있음에도 혹시 자금이 필요한 일이 있을 수 있으니 하는 마음으로 합리화해서는 안된다. 과감히 이별을 결심하자.

그리고 마통의 대출금을 갚는 것이다. 그러나 마통과 진정한 이별은 대출금을 갚는데서 그치지 않고 마통의 한도를 삭제하는 것이다. 그래야 진정 쿨하게 이별하는 것이다. 부득이 한꺼번에 없애는 것이 어렵다면 정기적으로 그 한도를 줄이는 훈련을 해보자.

마통과 이별해야 하는  또 다른 중요한 이유는 돈을 사용하는 잘못된 습관을 반복하게 해서 체계화시킨다는 것이다. 언제든 부족하거나 경제적 어려움에 닥치면 든든한 마통이 있으니 쉽게 해결 될 거라는 태도가 영영 부자마인드와 멀어지게 하는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저축을 못하는 이유는 대출금을 갚거나 비상예비자금이 없다는 이유에서이다. 저축을 하기 전에 자신과 가정에 꼭 필요한 비상예비자금부터 계획하고 확보해 보자. 그래야 이를 핑계로 마통을 만들지 않고 불필요한 이자와 소비습관을 줄일 수 있다.

돈을 관리하는 방법도 한 가정의 문화다. 그리고 그것은 다음 자녀세대에게 대물림된다. 생활 속에서 소소하지만 나름의 돈 관리 방법의 원칙을 정하고 실천해 보자. 2019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2020년이 되기 전에 마통과 쿨하게 이별해보자. 새로운 한해가 여러분을 온유하게 맞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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