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갤러리 한국와인 주담회 열려

기업주도의 대량생산에서 원료 생산의 농가주도로…

각종 모임이 많은 연말이다. 무엇을 먹어야 잘 먹었다고 소문이 날까. 삼겹살에 소주도 좋지만 올해는 와인을 어떤가. 삼겹살에 와인은 안어울린다고? 삼겹살에 딱 어울리는 와인이 있다. 우리 농산물로 만들어 한국 음식과 찰떡궁합인 한국와인들이다.

지난 17일 전통주갤러리에서는 한국와인 주담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직접 재배한 원료로 와인을 제조해 판매하는 농가와 한국와인생산협회 등 와인관계자들이 참석해 한국와인에 대해 알아보고 담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 한국와인의 변화양상과 한국와인을 먹어야 하는 이유, 즐기는 방법 등에 대해 이야기가 오고 간 한국와인 주담회가 지난 17일 전통주갤러리에서 열렸다.

#변화의 시작

70~80년대는 한국와인의 황금기였다. 마주앙과 파라다이스 같은 기업에서 대량생산하는 한국와인은 1년에 600만 병까지 판매되기도 했다. 그러나 88올림픽을 기점으로 수입 와인이 자유화되고 외국의 와인이 물밀듯 들어오면서 기업들이 한국와인 생산에 손을 떼기 시작했다.

그러다 1997년 지역특산주제조면허제도가 생기면서 와인을 제조하는 농민들이 하나둘 늘었다. 무주, 영동, 영천과 같이 와인으로 특화된 지역도 점차 생겨났다.

한국와인생산협회의 정재민 회장은 “원료가 중요한 와인 제조에서 와인 생산자가 대부분 농민이라는 것은 중요한 변화”라며 “와인에는 농업과 농촌, 문화가 들어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기획재정부에서 소규모주류 제조면허에 과실주를 추가하면서 이제 막 주목받기 시작한 한국와인에 난항이 예상된다.

정 회장은 “원료가 중요한 와인 제조에서 원료 제약이 없다는 점이 문제”라며 “우리 농산물을 사용할 것이라는 단서를 요구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기준으로 진행된다면 기재부가 의도한 우리농산물소비촉진은 커녕 관련 업계만 망가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왜 한국와인이어야 하는가

광명와인동굴 와인연구소 최정욱 소장은 “우리 식탁에 어울리는 것은 우리 와인”이라고 말한다. 그는 소비자들이 한국와인을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도록 어울리는 음식을 찾아 매칭한다.

올해 광명와인동굴 와인페스티벌에서는 한국 레드와인과 순대를 선보였는데 순대와 함께 나온 돼지 머릿고기가 레드와인 무척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이외에도 간장으로 비빈 산채비빔밥이나 육회에는 오미자 로제와인, 콩고물이 묻은 떡은 레드와인이 잘 어울린다며 추천했다.

그는 이어 “재작년부터 내추럴 와인, 로제와인 그리스 와인 등 다양한 와인이 유행하는 점을 볼 때 소비자들이 다양성을 즐기는 추세라며, 한국와인을 먹는 것도 와인의 다양성을 즐기는 방법 중 하나”라고 말했다.

#한국와인, 물들어올 때 노 저어라

정회장은 한국와인의 미래를 밝게 내다봤다. 그는 “소비자의 소비 패턴이 좋은 원료와 개성 있는 상품을 찾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어 직접 원료를 생산하는 한국 와인농가에는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와이너리를 이어나가겠다는 2세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는 점, 한국와인에 관심 없던 소믈리에들이 점차 한국와인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점이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부터 소믈리에들이 의기투합해 특급호텔에도 한국와인이 들어가고 있다.

또  “한식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게 된 상황에서 우리 와인이 수출되기 매우 좋은 조건이므로, 이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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