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 유기농문화센터 강성미 원장

“전 요리사가 아니에요. 환경운동가에요. 사람들은 환경이야기를 따분해 하죠. 그러나 음식을 통해 환경을 이야기하면 다들 귀가 솔깃해져요.”
직업이 요리사냐는 질문에 유기농문화센터 강성미 원장은 자신은 요리를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다며 손사레를 친다. 강 원장이 교육의 힘을 믿고 시작한 유기농문화센터는 가정에서부터 제대로 된 음식을 준비하도록 이론과 요리실습 그리고 생태개선운동을 펼치는 교육기관이다. 유기농을 통한 ‘비폭력 공존의 밥상 활동’을 펼치고 있는 강성미 원장을 만나봤다.

음식으로 즐기는 비움과 채움
비폭력 공존의 밥상 활동가

▶ ‘유기농’과 환경운동이 무슨 연관이 있을까?
대량생산을 위해 과도한 농약이나 살충제, 화학비료로 땅에 폭력을 가하지 않는 ‘비폭력 밥상’ 운동을 펼치고 있다. 유기농만이 땅 본연의 힘을 살릴 수 있다. 소비자가 땅의 힘으로만 키운 곡물, 채소, 과일을 구매한다면 유기농 재배는 점점 늘어날 것이고. 그래야 사람과 땅이 함께 숨 쉬면서 살아갈 수 있다. 소비자가 유기농만을 고집하면 생산자도 유기농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게 된다.
물론 유기농 하면 일단 ‘비싸다’란 오해가 있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일주일에 먹는 쌀값은 2500원이다. 커피는 4500원 정도 한다. 일주일에 커피 한 잔 아끼면 유기농을 먹을 수 있다. 유기농문화센터는 비싼 유기농을 먹자고 캠페인 하는 곳이 아니다. 현실 안에서 건강한 먹거리를 찾아 먹자고 이야기 하는 곳이다. ‘유기농’은 사람들이 이해하기 편하라고 쓴 단어다. 건강한 먹거리를 선택하면 자신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 자연까지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 건강한 밥상을 차려 지구를 건강하게 하고 싶다.

▶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의 교육을 진행하나?
친환경 농산물이 생산돼 우리 밥상에 오르기까지의 전 과정을 소상하게 알리고 친환경을 선택해 섭취하면 내 몸 뿐만 아니라 우리 땅과 바다를 포함한 모든 환경이 다 건강해진다는 교육을 한다.
이론수업 뿐만 아니라 요리수업과 식사수업이 함께 이뤄진다. 음식을 어떻게 선택해서 어떻게 요리해 먹을까를 함께 고민한다. 식용유와 설탕, 소금, 인공조미료는 최대한 적게, 유기농 농산물과 전통된장, 집간강, 천일염 만으로 하는 다양한 요리를 배운다.
 
▶ 특히 주식으로 먹는 쌀만이라도 유기농으로 바꾸자고 주장하던데.
친환경 중에서도 특히 유기농 통곡물밥을 먹어야 한다. 한국인이 365일 중에서 가장 많이 먹는 것이 밥이다. 다른 재료도 모두 국내산으로 해야 하지만 특히 밥 만큼은 유기농을 선택해야 한다. 우리의 생태, 환경, 식문화, 건강을 모두 다 바꿀 수 있는 첫 시작은 유기농 통곡물이다. 우리가 섭취하는 칼로리 중 탄수화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은데 통곡물은 포도당을 생산할 뿐만 아니라 노폐물, 독소를 배출하는 역할도 한다.

▶ 유기농 통곡물 식사로 좋은 결과가 많이 나타났나?
센터의 수업인 ‘비움과 채움’을 통해 피가 맑아지고 체중이 저절로 빠졌다는 분들이 많다. 이는 오장육부의 흐름에 따라 에너지를 넣어주고 독소를 빼주는 역할을 통곡물이 하기 때문이다.
통곡물 다이어트는 사실 새로운 식습관을 찾아주는 수업이다. 살이 빠지는 것은 부수적으로 따라온다. 140일 정도면 몸의 세포가 한 번씩 걸러지기 때문에 세포가 새로운 식단에 적응할 때까지 해보는 것이 좋다. 통곡물만으로 구성된 가장 기본적인 오행밥상을 먹는 것이 건강을 위한 가장 근본이 되는 길이다.

▶ 오행밥상은 무엇인가?
오장육부를 채우고 비우는 밥상이다. 오행밥상은 오방색에서 출발한다. 오방색은 청, 적, 황, 백, 흑색이다. 오방색 밥상은 메디컬 푸드와 통하는 개념으로 우리 몸의 오장육부와 관련이 있다.
오장과 육부는 비움과 채움의 역할을 한다. 음식이 오장(비우는 것)과 육부(채우는 것)에서 잘 순환이 되어야 병에 걸리지 않는다. 지금 우리가 주로 먹는 식단은 오장을 막고 있다. 집에서까지 인스턴트와 고기를 즐겨 먹으면 우리 몸은 쉴 틈이 없다.
오행밥상은 밥, 김치, 김, 초록색 채소, 발효장이면 충분히 만들 수 있다. 우리는 이미 건강한 식단을 가지고 있다. 밖에서 먹는 것은 어쩔 수 없으니 집에서 만큼은  소박한 밥상을 권한다.

▶ 더 신경 써야 할 게 있다면...
청색 음식인 초록색 채소는 가능한 노지에서 나는 제철 먹거리가 좋다. 시설재배로 빨리 나오는 것은 사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 체질에 맞지 않는다. 예를 들어 원래 딸기 제철은 5월인데. 요즘은 11월부터 나오다 보니 겨울에도 딸기를 먹게 된다. 차가운 먹거리를 겨울에 먹는 셈이 된다. 또 열대 음식을 겨울에 먹으면 우리 몸이 힘들어한다.

▶ 심각한 우리밥상... 유기농문화센터의 역할을 기대해본다.
대부분 고지방 고단백 정제가공식품, 공장에서 나오는 인스턴트 패스트푸드에 길들어져 있다.  밥에 김치만 먹어서 병 걸리는 사람은 없다. 너무 많이 먹어서 병에 걸린다.
집 밖에서 먹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루 한 끼든, 일주일에 두세 끼든 집에서만큼은 건강한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는 실천이 필요하다. 거하지 않은 소박한 밥상. 무거운 음식(육류나 생선)보다는 가벼운 음식(채소나 과일)을 꾸준히 섭취해 보자. 어쩌면 약을 먹지 않고 살 수도 있을 것이다.
꼭 유기농을 먹어라 이런 이야기는 아니다. 생명존중을 바탕으로 우리의 몸과 마음 그리고 지구의 평화를 위한 식단이 어떤 것일까를 함께 고민해 봤으면 좋겠다.

☞강성미 원장은...
▲(사)유기농 문화센터 원장 ▲비폭력 공존의 밥상 활동가 ▲유기농 섭생 지도자 ▲베지닥터 이사 ▲사회공헌상 수상(한국인터넷기자협회, 2017) ▲농림부장관상 수상(前 농림부, 2010)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