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17일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파주·연천·김포 등 경기 북부지역과 인천 강화 등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가 확진된 이후 10월초까지 맹렬한 기세로 양돈농가에서 발생해 이들 지역의 집돼지들이 초토화됐다. 다행히 10월9일 이후 사육돼지에서 ASF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아 한시름 놓은 상황이지만 비무장지대 등 접경지역의 야생멧돼지의 폐사체에서는 계속해서 ASF 바이러스가 검출되고 있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 11일 현재 야생멧돼지에서 ASF 바이러스가 검출된 사례는 43건에 달한다. 정부는 ASF 발생지역의 집돼지들을 전수 수매해 살처분하고, 야생멧돼지의 농가 접근을 차단하기 위해 철책을 세우고 포획틀을 설치하고 엽사들을 동원해 야생멧돼지를 포획하고 있다. 하지만 곳곳에서 야생멧돼지 관리에 허점이 드러나고 있어 ASF 2차 창궐이 우려된다. 멧돼지 포획틀의 포획효과가 예상보다 저조하고, 철책 설치도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으며, 야생멧돼지 폐사체 발견도 쉽지 않아 여전히 ASF 확산가능성이 존재하고 있다. 게다가 야생멧돼지 폐사체 처리도 부실하다는 언론보도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사실상 넓은 지역에서 한정된 인원과 장비로 야생멧돼지를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것이 현재로서 최선의 대책이라면 이에 대한 운영에 더 철저를 기해야 한다. 양돈농장에서의 ASF 발생이 잠잠해졌다고 방심한다면 언제 다시 ASF가 집돼지를 습격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천재(天災)가 아닌 인재(人災)라는 비난을 받아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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