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생활개선연합회장 탐방 - 박화분 음성군연합회장

내 사전에 연임은 없다.
임기 내 최선을 다 하련다
전문적으로 노인 봉사에 앞장서고 싶어

▲ 분홍색 모자는 한국생활개선음성군연합회 박화분 회장의 트레이드 마크다. 분홍모자의 소녀스러운 박 회장이지만 일처리엔 강단이 있다.

마을 궂은 일 도맡으며 봉사의 맛 알게 돼
“88년에 전주에서 소 키우다 사업이 완전 기울어 남편 회사 따라 음성에 정착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30년이 훌쩍 지나가 버렸네요” 생활개선음성군연합회 박화분 회장이 옛 추억을 떠올리며 한마디 덧붙인다. “지금 농촌에 텃세가 있다고 하지만 예전에도 텃세는 만만치 않았어요.”
정착 초기 박 회장은 이웃의 애경사에는 빠지지 않고 참석 해 궂은일을 도맡았다. 예전엔 결혼식, 장례식 집안의 애경사를 모두 집에서 치뤘다. 일을 하면서 이웃들과 끈끈한 정이 쌓이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마을의 봉사 현장 앞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지금도 소속되어 있는 봉사단체가 주부모임, 농협모임 등 10여 개에 이를 정도로 박 회장의 봉사정신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우리 음성군연합회는요~
그러나 많은 봉사단체중에도 가장 애착을 가지고 있는 단체는 뭐니뭐니 해도 ‘생활개선회’다. 여러 봉사단체에 소속돼 봉사활동을 펼쳤지만 생활개선회 만큼 정으로 맺어진 단체가 없었다. 게다가 생활개선회는 농촌생활에서 결핍되었던 배움에 대한 욕구를 채워주기에 충분했다.
 특히 음성군연합회는 전통적으로 후임 회장 선발에 전임 회장이 공을 많이 들인다. 훌륭한 후임을 뽑아 놓고자 하는 마음은 당연한 일이다. 박 회장 역시 전임 회장의 지명으로 회장에 당선됐다. 그 만큼 생활개선회원들 사이에서 믿음을 주는 존재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박 회장은 “저도 음성군연합회를 2년 동안 열심히 이끌고 좋은 후배 회장을 선발해 놓고  뒤로 물러날 예정이에요” 라며 “절대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게 제 원칙이죠. 단체를 앞장서서 이끌면 애정과 책임감이 저절로 생기거든요. 생활개선회에 애착을 갖는 회원을 점점 늘어나게 해야죠”라고 은근한 사랑을 전한다.

풍물로 재능기부
가녀린 체구의 박 회장이지만 신명만큼은 따라 올 자가 없다. 사물놀이, 난타, 우쿨렐레, 팬플룻, 라인댄스에 최근엔 드럼연주까지 도전하고 있다. “어려서부터 예·체능에 소질이 많았어요. 공부엔 뜻이 없었고요(웃음)” 그래서인지 박 회장의 아들도 음성축제 노래경연대회에 단골로 뽑혀나간다.
박 회장은 요즘 청룡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사물놀이를 가르치고 있다. 사물놀이를 통해 아이들에게 농촌문화를 알리는데 큰 보람을 느낀다는 박 회장은 “4가지의 악기를 가르쳐야 하기 때문에 쉽진 않지만 학년이 끝날 무렵 아이들의 악기가 어우러지며 신명나게 연주를 할 때는 너무 신나요”라며 생활에서 봉사의 의미를 몸소 깨닫는다.

고령화 되고 있는 농촌에서
전문적인 노인봉사 하고 싶어

음성군연합회는 회원 수가 많지 않지만 품바축제, 반기문 마라톤대회, 인삼축제 등에서 회원들은 일당 백의 역할을 한다. 음성의 농산물을 이용해서 만든 두부와 김치, 고추식혜를 파는 먹거리 부스는 행사 때마다 단연 인기 최고다. 작은 동네이다 보니 지역의 보건소와도 유기적인 관계를 맺는다. 보건소에서 펼치고 있는 노인들의 복지사업에도 생활개선회원들이 적극 참여해 봉사활동을 펼친다.
“노인들을 찾아 이야기를 나누고, 세심하게 설문지도 작성하고 우울증을 체크하는데 우리 회원만한 적임자는 없는 것 같아요”라고 이야기 하는 박 회장은 농촌에 살면 우울한 노인 분들을 목격 할 때가 의외로 많아 일단 노인들을 찾아뵈면 율동으로 분위기를 풀어준다고 한다.
“손 마사지를 해 드릴 때 즐거워하시고 다음 방문을 기다리시는 노인들을 보면 삶의 보람을 느껴요”라고 말하는 ‘천상 봉사꾼’ 박 회장은 노인 요가, 노인 레크리에이션 등 실버관련 자격증을  서울의 교육원을 찾아 취득해 미래의 봉사 플랜까지 세우고 있다. 하루를 봉사로 꽉 채워내는 박화분 회장의 하루가 오늘도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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