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야 강소농(젤코바와이너리)

▲ 강창석 대표(사진 오른쪽)는 직접 구상한대로 자신만의 와인을 만들고자 소규모 와이너리를 만들었다.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머루에 전통와인제조법 접목
작은 경영체지만 남다른 와인으로 여러번 상 받아

‘작은 고추가 더 맵다’라는 속담처럼 농업인 중에서도 작은 고추가 있다. 바로 ‘강소농’이다. 강소농은 경영 규모는 작지만 끊임없는 역량개발을 통해 다른 사업체와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 농가들이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제품과 다르게 농가들이 정성 들여 재배한 농산물이라 신뢰성은 기본이며 믿음도 간다.
지난달 20~23일 서울 코엑스에서 전국 강소농들이 한자리에 모인 ‘2019강소농대전’이 개최됐다. 이 행사에 참가한 2017년 상주농업기술센터에서 강소농으로 선정된 부부를 만나 머루와인 젤코바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농업기술센터 도움받아
1급 주조사(주류 제조 관리사) 자격증을 보유한 강창석 대표와 아내 최영희는 경북 상주에 ‘젤코바와이너리’라는 농업회사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부부는 처음부터 이곳에서 와인사업을 한 게 아니다. 강창석 대표는 주류회사에 근무하면서 경북대학교, 경북도농업기술원 등에서 와인·전통주 제조법을 강의했다. 그러다 자신만의 소규모 와이너리를 만들고자 주류회사를 관뒀다. 최영희씨도 대구에서 교직 생활하다가 은퇴하고 같이 상주로 귀농하게 됐다.
막상 시골로 오니 농사만 짓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 교육도 받아야 했다. 부부는 경북도농업기술원에서 교육받으며 강소농을 알게 됐다.
최영희씨는 “교육 덕분에 회사 운영할 때 도움이 많이 됐어요. 만약 귀농하게 되면 지역 농업기술원 문을 두드리면 큰 도움이 된답니다”라고 말했다.

▲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와인이며 한우고기와 안동 찜닭이 어울린다고 한다.

무가당 와인으로 차별화
‘젤코바와이너리’는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머루와 전통적인 와인 제조법으로 무가당 머루와인을 만든다. 머루와인 젤코바는 총 네 가지가 있다. 세 가지는 달지 않은 드라이 와인(젤코바프리미엄, 젤코바스페셜, 유기농젤코바켐벨), 나머지 하나는 달콤한 맛이 나는 스위트 와인(젤코바아이스)이다. 스위트 와인이지만 전혀 설탕이 첨가되지 않았다. 포도과즙을 동결 농축하고 저온 발효해 잔존 당분 함량을 높였기 때문에 달콤한 맛과 그윽한 향을 즐길 수 있다.

최영희씨는 머루와인 젤코바를 마셨던 사람 중 인상 깊었던 기억을 꺼냈다. 한국와인페스티벌에서 나이 지긋하신 분이 오셔서 와인열차에서 머루와인을 마셨는데, 너무 달아 그 후로 한국와인에 대한 신뢰감도 떨어지고 마시지 않게 됐다고. 하지만 머루와인 젤코바를 마시고 인식이 달라졌다고 한다.
“와인열차에 이런 와인을 둬야 한다고 하셨어요. 그 말을 듣고 와인에 대한 자부심을 느꼈죠.”
 몇 년 전에는 소믈리에가 운영하는 와인바에 머루와인 젤코바가 입점했다. 또 지난 4월28일 ‘제3회 코리아 소믈리에 와인 어워즈 앤 페어 2019’행사에서 젤코바프리미엄이 한국와인 중 유일하게 은상을 수상 했다. 그만큼 맛과 향을 인정받고 있는 머루와인 젤코바다.

행사로 나가 홍보·판매
승승장구하는 와인으로 보이지만 사실 힘들었던 일도 많았다고 그녀는 말했다.
“대중적인 와인이 아니어서 고객분들이 다가오기 어려워했어요. 더구나 저희는 드라이 와인이 대표인데 몇 년 전만 해도 스위트 와인을 많이 찾는 분위기여서 더 힘들었어요. 언제는 행사를 나갔는데 하루에 한 병만 팔린 적도 있었죠.”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발로 뛸 수밖에 없다고 생각이 든 부부는 농업, 와인 행사가 있으면 항상 참가해 홍보·판매를 했다. 직접 뛴 결과일까. 차츰 판매량도 많아지고 단골손님들도 생겼다고.
“힘들었던 점도 있었지만, 저희 와인을 마시고 좋아해 주시거나 재구매 고객이 늘어나는 걸 보고 큰 보람을 느낍니다.”
젤코바와이너리는 좋은 와인을 만들기 위해 특산품 과일을 넣은 와인도 만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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