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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헌 속 대추식초를 재해석하다■ 기고- 농촌진흥청 발효가공식품과 권희민 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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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06  11:3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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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촌진흥청 발효가공식품과 권희민연구사

"고문헌 속 식초 발굴해
선조의 지혜 밝혀내고
발효 연구 활성화해야"

식초는 음식을 조리할 때 산미를 갖게 하는 조미료로서 우리나라에 전통식초가 언제부터 만들어졌는지 분명하지 않다. 하지만 대추식초에 대한 기록은 1450년 전순의가 집필한 <산가요록(山家澆綠)>에 8월경 대추가 반은 익어 빨갛고 반은 덜 익은 것으로 정화수를 길어다 대추와 같이 항아리에 넣어 제조했다는 기록이 있다. 또, 1715년 <산림경제>에도 ‘대조초’라고 해 반쯤 익은 대추를 항아리에 담가 여러 날이지나 곰팡이가 생기면 맑은 술을 붓고 누룩 한 덩이를 불에 구워 넣고 제조했다는 기록도 있다. 이 밖에도 <고사신서>에 ‘조초’, <고사십이지(攷事十二集)>에 ‘조초(대추식초)’, <임원십육지>에 ‘조초방’, <농정회요>에 ‘대조초방’, <군학회등>에 ‘대조초법’, <주찬>에 ‘조초’로 대추와 맑은 술, 누룩을 이용해 대추식초를 제조했다고 기록돼 있다.

<산가요록>에 기록된 대추식초를 재현해봤더니 총산도가 0.7~1.7%로, 발효기간에 따른 pH 변화도 거의 없어 초산발효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는 <식품공전>에 기술된 식초의 기준 규격인 총산도(4%)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고문헌에 수록된 대추식초를 상품화하기 위해 제조법을 개선했다. 우선, 품질이 좋은 술과 식초를 빚기 위해 알코올 발효능과 향기가 우수한 종균(곰팡이, 효모), 산 생성능이 우수한 초산균뿐만 아니라 최적 발효조건에서 대추식초를 만든 결과, 고문헌에 수록된 것보다 산도가 약 8% 이상 높은 고품질 대추식초를 제조할 수가 있었다.

선조들은 오랜 기간 동안 대추를 이용한 식초를 만들어 식품의 조미료로 사용해왔다. 고문헌에 수록된 제조법을 개선한 고품질 대추식초 제조는 알코올과 초산발효의 2단계 공정을 거친다. 대추의 영양분과 당분(포도당)을 효모가 이용해 알코올(대추주)을 만들고, 초산균이 ‘대추주’의 알코올을 에너지원으로 이용해 초산과 물로 분해해 ‘대추식초’가 만들어진다. 누룩에는 리조푸스, 아스페르길루스, 리키데미아, 털곰팡이 속 등의 곰팡이와 사카로미세스 속의 효모, 고초균, 젖산균 등 다양한 미생물이 존재하는 보고(寶庫)다. 식초를 만들 때, 누룩과 자연계의 미생물을 발효에 활용한 선조들의 지혜를 고문헌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최근 식초의 다이어트 효과로 인해 건강·기능성 식초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식초는 과격한 운동 후 근육에 쌓인 젖산을 빠르게 분해시켜 근육통 감소와 피로해소를, 소변을 통해 규산과 나트륨 배설을 촉진해 동백경화와 고혈압을 예방한다. 또한 칼슘 흡수로 뼈의 조밀도를 높여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지방 대사를 활성화해 체지방 감소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열수 추출한 대추추출물이 발효과정을 통해 폴리페놀 성분이 증가하며, 이 성분은 대표적인 항산화물질로 노화방지와 항암에 효과가 있다고 보고된 바 있다.

고문헌에 수록된 수많은 식초를 발굴해 선조의 지혜를 과학적으로 밝히고, 소규모 농산업체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식초용 종균과 대량생산 시 균일한 상품을 생산할 수 있는 발효기술, 식초의 기능성 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해 국가 프로젝트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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