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씨앗 세대 이음 행사로 종자의 보존과 육성 다짐

●종자 대량증식으로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

●‘토종종자 세대이음’으로 저변 확대 도모

▲ 고령의 여성농업인들이 오랫동안 심고 가꿔온 토종씨앗들을 젊은 여성농업인들에게 전달하며 토종의 소중한 가치까지 대를 이어가길 당부했다.

경기도종자관리소(소장 박종민)가 토종종자의 민간 사용 확대를 위해 도내 곳곳의 토종종자를 모은 ‘토종종자은행’을 평택시 고덕면 평남로에 설립, 지난 28일 현판식과 토종종자 세대이음 행사를 갖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행사에선 오랜 세월 토종종자를 보관하고 지켜 온 고령의 여성농업인들이 후배 여성 농업인들에게 직접 토종종자를 전달하며, 토종종자를 대를 이어 지키겠다는 의미를 다졌다.

토종의 뿌리 배추씨앗을 지켜온 신덕순 어르신은 “뿌리배추는 꼬랑이 부분이 크고 단 맛이 많이 나는 특성이 있다”며 씨앗을 나눴다. 붉은 팥과 다르게 검은색인 잔달팥 씨앗을 지켜온 이용분 어르신은  “어릴 때부터 먹던 잔달팥 씨앗을 대물림 할 수 있어 보람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외에도 홀애비밤콩, 달갓, 선비잡이콩 등 이름도 특성도 다른 특이한 토종씨앗들이 전해지며 토종씨앗의 대물림이 이뤄졌다. 토종씨앗을 전달받은 시흥의 여성농업인 김경숙 씨는 “토종농사는 오랫동안 우리 땅에서 자라온 씨앗도 보존할 뿐만 아니라 전통음식문화도 지킬 수 있어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토종농산물을 시장에 넘쳐나는 외국농산물과 차별화한 마케팅으로 홍보한다면 농가소득 증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토종종자 2만여 점 보관 가능한 전국 최대 규모

▲ 토종종자 전시실에는 경기도 각 시군에서 수집한 각종 토종씨앗들이 전시돼 토종씨앗을 알리고 있다.

경기도 토종종자은행은 2만4000여㎡의 대지에 씨앗보관실과 전시실, 체험장, 육묘장 등의 시설을 갖췄다. 영하 20℃까지 온도조절이 가능한 140㎡ 규모의 씨앗보관실은 토종종자를 2만여 점까지 보관할 수 있는 전국 최대 규모다. 이곳은 경기도에서 수집한 토종종자를 보관하고 토종농사를 짓는 도민들이 종자를 보관할 수 있게 공간을 공유할 계획이다.

경기도 토종종자은행에는 경기도와 민간단체인 토종씨드림, 토종도서관 전국협의회가 함께 양평, 화성 등 도내 9개 시군에서 수집한 1700여 점의 토종종자를 수집해 보존했다.

▲ 토종종자은행 현판식에는 김희겸 경기도 행정부지사를 비롯해 경기도의회 안혜영 부위장과 농정해양위원회 백승기 성수석 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한편 이날 경기도 종자관리소 청사이전 준공식과 토종종자은행 현판식에 참석한 김희겸 경기도 행정부지사는 “종자 국산화를 위해서는 유전자원으로써 가치가 높은 토종종자를 수집과 보존이 매우 중요하다”며 “경기도가 토종종자은행을 통해 도내 소중한 토종씨앗을 발굴하고 지키는데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경기도 농정해양위원회 위원들은 “토종종자를 보호하고 확산하는 일이야 말로 도민의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미래의 소중한 자산을 지키는 일”이라며 “앞으로도 의회 차원의 관심과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토종종자 은행을 이용하려면 경기도종자관리소 (031-8008-8273)로 문의하거나 방문하면 된다.

□ 현장 인터뷰 ...박종민 경기도 종자관리소장

▲ 박종민 경기도 종자관리소장

경기미 재배 품종 종자의 80%를 보급하는 일을 하고 있는 경기도 종자관리소 박종민 소장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경기도종자관리소는 종자를 발굴 보존하고 공급하고 유통 관리해, 명실공히 경기도 농업자원을 관리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토종종자은행의 설립까지 토종씨앗의 수집과 활동을 해온 토종씨드림, 토종도서관 전국협의회 회원 등 활동가들에게 “1점의 토종종자를 발굴하기 위해선 100 곳을 방문해야 할 정도로 힘든 일인데 그분들이 종자은행을 이끌어주신 스승이다”며 감사함도 잊지 않았다.

또 박종민 소장은 “경기도의회 농정해양위가 토종종자은행 설립의 메신저 역할로 토종종자 은행의 산파다”며 경기도 농정해양위원회 위원들에게도 감사함을  전했다.

“내년부터 매년 4개 시군에서 추가로 토종종자를 수집해 5년 이내 경기도의 모든 시군에서 보존되고 있는 토종씨앗을 수집하고, 수요가 늘어나는 토종종자에 대해서는 대량 증식을 통해 농가에 공급, 농가소득 증대에도 기여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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