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음식 정신문화로 승화돼야

▲ ‘2019 한-아세안 발효음식문화 포럼’ 주제발표자들과 이재욱 농식품부 차관, 선재 한식진흥원 이사장 등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공식 부대행사로 진행
발효음식 가치 재조명하고 미래전략 공유

세계적으로 발효음식이 건강에 좋다는 연구가 나오고 있다.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세계 5대 건강식품에 김치, 고추장, 된장 등이 등록되는 등 발효식품이 세계인의 웰빙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한국과 아세안 4개국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전 세계 식품 트렌드로 떠오르는 발효음식의 가치를 논의하는 “2019 한-아세안 발효음식문화 포럼‘이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공식 부대행사로 지난 26일 aT센터에서 열렸다.

자리에 참석한 이재욱 농식품부 차관은 “이번 포럼이 한국과 아세안 국가들이 가진 발효 음식의 중요성을 알리는 계기가 되고, 발효음식으로 농식품 교류활성화의 촉매제 역할로 문화적 경제적 우호관계를 형성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발효식품의 재조명과 현재 그리고 미래전략’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한 신동화 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회장은 “발효는 생명체가 갖고 있는 경이롭고 창조적 기능으로 살아있는 식품”이라며 한식의 기본은 발효라고 단정했다. 또 한국인 식단에 독창적이고 차별화된 식문화를 형성한 발효의 역사를 설명했다.

신동화 회장은 발효의 식품으로서의 가치를 넘어 다양한 기능성 확대에도 주목했다. 발효관련 과학의 활용과 의약품 등 특성을 달리한 새로운 제품 개발 등 발효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전망했다. 이를 위해 ▴유익한 발효균에 대한 기능 입증 ▴우리 장류문화의 국제적 인증을 위해 유네스코 인류문화 유산 등재  등을 언급했다.

특히 발효의 기능성 확인을 위해 임상시험을 통한 다양한 효능 입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 회장은 “발효로 대표되는 우리 전통식품은 민족의 동질성을 확인하고 문화민족으로서의 자긍심을 북돋우는 매개체”라며 “음식에서 정신문화로 승화해야 한다”고 발효에 대해 재조명했다.

호서대 정혜경 교수 역시 한국의 장담그기의 유네스코 인류문화 유산 등재에 노력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정 교수는 한국 음식문화의 정수이자, 한식 맛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전통 발효 장의 보전해야 할 유산으로서 문화적 가치를 짚었다. ▴장담그기에 대한 인식 확산 ▴주재료인 콩 농업의 적정 규모 유지 ▴어릴 때부터의 우리 음식 장에 대한 교육 등을 한국의 장담그기 문화 발전의 지속가능한 미래비전으로 제시했다.

▲ 한-아세안 발효음식 포럼에선 각 나라별 발효음식 사진전시와 발효음식으로 만든 시식행사가 부대 행사로 열렸다.

발효음식, 농식품 교류활성화의 촉매제로~

각 나라별 독창성 잃지 않고 세계화 하는게 관건

베트남 ․ 태국 ․ 인도네시아 ․ 말레이시아 각 나라의 발효음식의 특징에 대한 전문가의 발표에선 각 나라의 대표 발효음식을 소개하고 미래 발전 가능성을 모색했다.

베트남 타오 단 투 콴 북스 컴퍼니 쩐 득 아인 썬 대표이사는 “베트남은 발효음식이 흔하다”며 베트남 중부에 위치해 날씨가 덥고 우기와 건기가 있어 식품 발효에 제격인 후(Hue) 지역의 전통 발효음식을 소개했다. 다양한 식재료가 풍부한 후 지역은 피쉬소스, 발효콩, 발효두부, 절임채소 등 베트남 발효식품의 본고장으로 다채로움과 독창성을 갖고 있다. 베트남 정부 역시 후 지역의 요리를 유네스코에 등재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이다.

태국은 발효콩 문화가 발달됐다. 태국 매파루앙 대학교 에까차이 츄끼에띠롯 교수는 태국의 토착 발효 콩인 투아나오의 가치와 문화적 특성을 발표했다. 전 세계의 부엌이라 불리우는 태국은 전 국토의 50%가 농경지로 생산품의 50%를 식품산업에 사용해 경쟁력을 키우고 있는데 과일과 수산물 축산물을 발효음식으로 이용하고 있다. 특히 발효콩인 투아나오는 한국의 청국장 일본의 낫도 등과도 비슷해 아시아 각 나라 사이에서 콩 발효의 이전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태국은 콩 사용 증가가 트렌드이며, 발효콩의 기초자료 수집과 과학적 연구로 향후 다른 발효에 활용성을 높이고 있다.

템페는 인도네시아의 발효콩이다. 인도네시안 템페무브먼트 설립자 위다 윈나르노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템페의 문화적 속성과 우수성에 대해 말했다. 템페는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기능이 있다. 단백질 함량이 높고 섬유질과 칼슘이 풍부한 것이 특징이다. 템페를 이용한 다양한 요리가 개발되고 있고 단백질 함량이 높아 전 세계적으로 채식을 선호하는 요리에 많이 이용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선 템페가 마을의 자립강화에 도움을 줘 희망을 주는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말레이시아 음식의 특징은 한 마디로 다양성에 있다. 또 고추, 생강, 마늘 같은 허브가 많이 사용되고 인도 중국 등의 요리를 발전시킨 음식도 많다. 푸트라 말레이시아 대학교 샤림 압 까림 교수는 콩을 기반으로 한 타우추와 템페를 대표 발효음식으로 소개했다. 타우추는 발효콩을 저장해 만든 장으로 볶음요리에 양념으로 사용하고 있다. 채소를 이용한 로박아산(절인 무), 발효과일로 간식으로 먹는 즈룩 등이 있다. 말레이시아는 발효음식 전문레스토랑이 생겨나는 등 발효식품 생산의 극대화에 노력하고 있으나 홍보에 어려움과 기술적 한계와 역량 부족에 직면에 있다는 게 압까림 교수의 지적이다.

건강하고 영양이 풍부한 발효 음식은 이제 세계적인 추세가 됐지만 각 나라의 독창성을 잃고, 대량 생산을 위해 본래의 방식을 벗어나는 경우도 많다. 각 나라 별 독창성과 참신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문화적 가치를 공유하며 상품화 하는 창의적 혁신적 포장 등이 과제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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