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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아스팔트 농사를 지어야 하나...WTO 개도국 지위포기에 성난 농민들 상경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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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19  13:4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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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먹거리와 건강 책임지는 농업 소중히 여겨야

농민들의 절규에 하늘도 울었다. 지난 13일 여의도 국회 앞에서는 WTO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며 대한민국 농업에 사형선고를 내린 정부의 농업홀대를 규탄하고 농정개혁을 촉구하는 농민총궐기대회가 열렸다.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 우리 농업·농촌의 위기를 걱정하는 1만여 농민들은 개도국 지위 포기 선언 철회와 농가 지원대책 마련을 정부에 강력히 촉구했다. 게다가 최근 협정문이 타결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은 FTA보다 더 큰 시장개방으로 우리 농업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의도 농민총궐기대회가 열리기 이틀 전은 제24회 농업인의 날이었다.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념식은 그야말로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최근 농업계를 둘러싼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의식한 듯 국무총리도 참석하지 않았고, 역대급 농업홀대로 농민들에게 지탄을 받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도 물론 불참했다. 게다가 경기 북부와 인천 강화지역에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여파로 행사규모도 대폭 줄어들어 장내에 입장하지 않으면 기념식이 열리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조용히 치러졌다. 작금의 우리 농업·농촌의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기념식이었다.

기념식에 영상축사를 보내온 이낙연 총리는 “정부는 미래의 WTO 협상에서 개도국 특혜를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농업인의 걱정을 잘 알지만 우리의 국제적 위상과 국익을 고려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농업 희생을 재확인했다.
이 총리는 이어 “당장의 피해는 없다 하더라도 정부는 우리 농업을 지키고 키우는데 미리부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우리나라는 1996년 OECD 가입 당시 농업분야만 개도국 지위를 주장하기로 결정하고 선진국보다 높은 관세와 낮은 수준의 보조금 감축률을 유지해왔다. 그런데 이번에 정부가 미래 WTO 농업협상에서 이러한 혜택을 내려놓고 선진국에 상응하는 관세 인하와 보조금 감축을 이행하겠다고 선언하며 우리 농업을 풍전등화의 위기로 몰아넣었다.

개도국 지위를 인정받고 20년이 넘도록 우리 농업의 경쟁력은 얼마나 높아졌는가. 그리고 우리 농민의 소득과 삶은 얼마나 향상됐는가. 우리 농업을 이 지경으로 방치한 농정에 농민들은 실망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과수화상병과 아프리카돼지열병, 잦은 태풍으로 우리 농업을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세계적인 투자전문가 미국의 짐 로저스는 세계 젊은이들에게 “부자가 되고 싶다면 트랙터 운전을 배워서 농민이 돼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지금 우리 농업의 현실을 보고도 똑같은 말을 할지 의문스럽다. 정부는 농업의 공익적 가치가 인정받고 농업이 국가 기간산업이자 미래산업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제 농민들은 말과 행동이 다른 정부를 믿지 못한다. 신뢰가 무너졌다. 그래서 성난 농심이 아스팔트를 달구고 있다. 믿지 못할 정부에 농업회생 대책을 내놓으라고 외치고 있다. 농민들도 대한민국 국민이고, 농업은 우리의 식량창고를 책임지는 최후의 보루임을 정부는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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