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개발 세척장치, 인력․시간․비용 절감효과 커

인력세척 과정서 세균 오염…리콜로 경제적 손실

▲ 새롭게 개발된 팽이버섯 고깔 세척장치와 그 효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농촌진흥청 류경열 유해생물팀장

팽이버섯 재배 시, 버섯의 형태를 바로잡아주고 탄산가스 농도를 높여 버섯대의 신장을 촉진하는 필름재질의 고깔(권지)을 사용하는데, 이 고깔을 재활용하기 위해 세척하는 과정에서 오염돼 발생하는 유해미생물로 인해 수입국으로부터 리콜 되는 문제가 심각하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유럽과 미주에 수출한 국산 팽이버섯이 현지에서 유해미생물 기준 부적합 등으로 리콜 되면서 매월 최고 8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연간 120억 원의 경제적 손실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팽이버섯에서만 존재하는 리스테리아균은 ‘리스테리아증’을 일으키는 감염세균으로 메스꺼움이나 구토, 설사, 두통, 오한, 어지럼, 경련 등의 증상을 보이는데, 건강한 성인이 감염될 가능성은 낮지만 임산부나 신생아, 고령자 등 면역력이 낮은 사람의 감염 가능성이 높다. 미국에서는 연간 2500명 정도가 리스테리아증에 감염돼 500명이 사망한다는 보고도 있다.

주로 팽이버섯을 익혀 먹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유럽은 팽이버섯을 익히지 않고 샐러드 형태로 섭취하며, 이에 따라 팽이버섯을 신선편의식품으로 분류해 리스테리아 모노사이토제네스 수입기준을 엄격히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대부분의 팽이버섯 재배농가는 친환경이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고깔을 세척하고 살균할 수 있는 기술이 없어 관련 기술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촌진흥청은 유해미생물 제거 효과가 뛰어나고 시간과 인력,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환경안전성까지 갖춘 팽이버섯용 고깔 세척장치를 개발했다. 또한 기존 소독제인 락스에 비해 비용과 효율 면에서 뛰어난 천연 살균제로 구연산을 선발했다.

3%의 구연산 용액에 고깔을 담그면 2분 이내에 고깔의 식중독세균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고, 목적과 환경에 따라 0.5~3% 농도에 맞춰 버섯 재배환경 전반에 사용할 수 있다는 게 농진청 연구진의 설명이다.

개발된 고깔 세척장치 사용방법은, 고깔을 구연산 용액에 담근 후 세척장치에 투입하면 자동으로 고깔 양면을 구연산 용액으로 살균하며 이물질을 제거하고, 물 세척과 공기분사 탈수 과정을 거쳐 배출하는 방식이다.

이 장치를 이용하면 하루에 2만 장의 고깔을 세척․살균할 수 있고, 수작업에 비해 노동력은 1/6, 작업시간은 약 82% 줄일 수 있다. 비용부담도 연간 4천만 원에서 2억 원까지 절감할 수 있으며 살균효과는 100%다. 농진청은 세척비 절감과 함께 리콜에 따른 경제적 손실비용을 합해 국내 팽이버섯 재배농가에서 연간 약 200억 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농진청은 이 장치에 대해 특허를 출원하고, 지난 8월 국내 한 업체에 기술을 이전한 상태로, 이르면 내년 중에 제품이 생산돼 농가에서 구입이 가능할 전망이다. 장치 가격은 1대당 1천만 원 정도인데, 시간과 인력, 비용 절감효과가 커 설치 후 한 달 정도면 장치 구입비 회수가 가능하다는 게 농진청 관계자의 말이다.

한편, 농진청은 2021년 시범사업으로 농가 2~3곳을 선정해 이 장치의 효과를 현장에서 검증할 계획이며, 국내에 팽이버섯 재배농가가 41곳에 불과해 장치 보급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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