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생활속 발명이야기-글 왕연중·그림 김민재

실험할 곳 찾아 이곳저곳 전전
인슐린을 발명해 많은 당뇨병 환자들의 고통을 크게 덜어준 프레드릭 밴팅. 그는 당뇨병 환자들에게는 구세주나 다름없다.
당뇨는 여러 가지로 고통스러운 병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치료방법이 없었다. 그저 증상을 완화하는 차선책이 있을 뿐, 그것이 바로 인슐린이다.

당뇨병 환자 사이에서 기적의 약이라고 불리는 바로 이 인슐린이 처음 세상에 선보인 것은 1921년. 캐나다 제일의 의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고, 그래서 각종 연구에 도전했던 밴팅은 어느 날 당뇨병 환자를 만나게 된다. 당시 당뇨병은 한 마디로 난치성 희귀병이었다.
‘건강한 사람의 이자에 있는 점들은 대처 어떤 기능을 하는 걸까?’
외과수술지에 실린 당뇨병에 대한 기사는 그를 흥분시켰다. 어쩌면 그 의문점들이 당뇨의 해결책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었다. 그때 그의 머리에는 아주 색다른 생각이 떠올랐다.

‘이 점들이 소각로의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닐까? 몸 안에서 넘쳐나는 당분들을 태워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면... 때문에 이 점들이 사라져 연료의 공급이 중단되는 당뇨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고...’
당뇨병 환자를 거의 방치하던 때라 어떤 식으로든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그러나 세상은 밴팅의 말을 믿으려 하지 않았다. 무가치한 것이라는 면박을 받으며, 그는 실험할 곳을 찾기 위해 이곳저곳을 전전하는 처지가 됐다.

개·소·돼지의 이자로 실험
겨우 자리를 마련한 곳은 토론토 대학에서였다. 그것도 방학을 이용해서 한시적으로 허용된 것이었다. 어렵게 마련한 실험실에서 프레드릭은 의대생인 찰스 하버스트 베스트와 함께 본격적인 실험에 들어갔다. 개의 이자관을 졸라매고 이자의 섬에서 추출한 물질을 투입하며 결과를 기다린 것이다. 그러나 실험 대상인 개의 숫자가 10마리에서 91마리가 되도록 아무 결과도 나타나지 않았다. 마치 그의 생각이 헛된 것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듯 했다. 그런데 92마리째의 개에게서 기적이 일어났다.
이자를 졸라맨 개에게 이자의 추출물을 주사하자마자 갑자기 개가 생기를 되찾고 일어나 짖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가 세운 가설이 옳았음이 증명되는 순간이었다.

이후부터 그의 연구는 활기를 띄었다. 밴팅은 이자에서 발견된 새로운 물질을 아일레틴(후에 같은 뜻의 라틴어인 ‘인슐린’으로 바뀌었다)이라 이름 붙이고, 이를 확보하기 위해 동분서주 했다. 도축장을 다니면서 소와 돼지의 이자를 모으고, 자신의 차를 팔아 마련한 돈으로 지방에서 가축의 이자를 사들였다.

이렇게 마련한 재료들을 가지고 그는 임상실험에 착수했다. 그의 첫 번째 임상실험 대상자는 그의 절친한 친구 조길 크리스트. 밴팅은 당뇨병을 앓고 있는 크리스트를 불러 아일레틴을 주사했다.
결과는 너무나 놀라웠다. 당뇨병으로 오랫동안 고통 받고 있던 크리스트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것이다. 인슐린을 발명한 밴팅은 노벨의학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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