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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인의 날’ 맞은 한국농업의 현주소는...김훈동 시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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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07  22:4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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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인은 식량주권 포기로
농업보호막이 사라질까 걱정…
농업은 식량안보를 넘어
농촌경관, 생태․환경 보전 등
농업의 공익적 기능이
날로 그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는
국민 모두의 공공재가 아닌가…"

   
▲ 김훈동 시인․칼럼니스트

농업인의 날이 스물네 번째를 맞았다.  농업인들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시키고 농업의 중요성을 되새기자는 취지로 제정된 법정기념일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농업터전의 주인이자 먹거리를 책임지는 농업인은 전혀 즐겁지 않다. 농업인과 이 나라 농업을 에워싸고 있는 현재 농촌 상황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당장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체제에서 개발도상국 지위를 포기하기로 결정해 농업인을 분노케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수장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결정은 미래의 WTO 협상에서 개도국 특혜를 주장하지 않기로 한 것이지, 개도국 특혜를 포기한 게 아니다”고 밝혔다. 이게 무슨 말인가. 궁둥이가 엉덩이고 엉덩이가 방둥이가 아닌가. 농업인을 우롱하는 말이다. 1995년 우루과이라운드(UR)협정 이후 시장개방에 따른 우리 농업환경은 농업인을 옥죄이는 무늬만 그럴듯한 정책이었다는 불신감을 지울 수 없다. 2년 전 한·중FTA 피해보전대책으로 내놓은 ‘농어촌상생협력기금’만 해도 그렇다. 농업·농촌을 살릴 농가소득 보전을 위해 매년 1000억 원씩 10년간 총 1조 원 조성을 목표로 내세웠지만 624억 원 정도에 머물러 있다. 3년 목표치 대비 겨우 20% 수준에 그쳤다. 대기업 참여도 극히 저조하고 정부도, 정치권도 무관심이다. 여·야·정 합의로 만든 기금이 아닌가. 그 뿐만이 아니다. 지난 10년간 국가예산은 무려 75.4%가 늘어났다. 그에 비교해 농업예산은 17.8% 증가에 그쳤다. 이러니 농업인의 날을 맞은 농업인의 마음이 평탄할 수 있을까, 농정당국에 묻고 싶다. 농업인들은 허탈감만 커지고 농정에 대한 불신만 갖게 한다.

올 한해도 농업인은 자연재해와 맞닥쳐 어려움을 겪었다. 과수화상병, 연이은 몇 차례 태풍으로 과수농사, 벼농사, 시설농업 등에 막대한 손해를 입혔다. 양파·마늘 가격폭락으로 밭을 갈아엎었다. 경기도 일부지역이지만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살처분(殺處分)이나 도태하는 등 축산농가뿐만 아니라 나라 전체가 아직도 비상체제다. 마음 놓을 수 없는 조류인플루엔자(AI), 최근엔 과수 냉해마저 염려되고 있다. 이렇듯 농업인은 잠시도 마음 편한 날이 없었다. 아무리 우리나라가 반도체, 자동차 등 공산품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라 선진국이 됐다고 생각할지는 몰라도 대한민국 농업은 아직도 개도국 수준에 머물러 있다. 농업인은 식량주권 포기로 농업보호막이 사라질까 걱정이다. 불안하다. 농업은 식량안보를 넘어 농촌경관, 생태·환경 보전 등 농업의 공익적 기능이 날로 그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는 국민 모두의 공공재(公共財)가 아닌가.

WTO가 출범한 1995년 이후 2018년까지 농축산물 수입액이 60억 달러에서 274억 달러로 무려 4배가 증가했다. 농업강국들과 맺은 FTA 이행으로 수입이 계속 늘어날 것은 불문가지(不問可知)다. 개도국 위치에서도 이같이 수입이 급증해 우리 농업인들이 피해를 입었다. 차기 농업협상이 진전되면 농업보조금의 대폭적으로 감축이 불가피할 것이 아닌가. 주요 농축산물은 물론 농업 전반에 큰 피해가 우려된다.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농업을 챙기겠다”고 공약했다. 그런데 농업예산은 정부예산 가운데 그 비중이 점점 쪼그라들고 농업정책은 우선순위에서도 밀리고 있다. 농업인이 논밭에서, 축사에서, 시설하우스에서 땀흘려가며 열심히 농축산물을 생산하고픈 의욕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 농업인의 날만큼이라도 농업인 스스로 생명산업을 일구는 역군이라는 자부심과 긍지를 갖게 하는 것도 정부와 정치권의 책무이고 국민들의 몫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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