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愛살다 - 전남 곡성‘초이스팜’양수경 대표

농산물 크라우딩 펀드, 가구당 37만원 투자 받아
최고 친환경농산물 83가정에 13가지 이상 제공

▲ 양수경 대표는 소소농부로 각종 전시판매장 등에서 선을 보이고 있다.

펀드 강소농가 확대해
협업·고객 서비스 극대화

전남 곡성군 옥과면은 전북 순창에서 이어지는 섬진강을 끼고 옥과천을 따라 평야와 산세가 잘 발달돼 명당이 많고 먹거리가 풍부해 예부터 많은 이들이 찾았다. 특히 광주광역시가 바로 인접하고 대학까지 위치해 있어 유통과 관광이 발달하는 등 상권이 비교적 잘 형성된 지역으로 꼽힌다.
섬진강 지류인 옥과천을 따라 얼마간 걷다보면 초이스팜(농산물 크라우딩 펀드 농장)이 눈에 띈다. 초이스팜은 양수정 대표(51)가 물 맑고 공기 좋아 무작정 정착한 삶의 터전이다.
“옥과면 수리마을은 운명처럼 만난 곳 이예요. 남편은 거제도, 저는 대전이 고향입니다. 남편이 20여년 넘게 다니던 건설회사에 명예퇴직을 하면서 귀농을 생각하던 중에 운명처럼 마주한 곳이 이곳 수리마을이예요. 이제는 제2의 고향, 아니 저의 진정한 안식처가 되었네요.”

▲ 미니단호박

양 대표는 지난 2015년 봄에 귀농했다. 처음에는 남편(최정인·59)과 함께 농장을 구입하고 조성하는 일에 모든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지금은 밭 9900㎡, 논 3168㎡, 시설하우스 495㎡, 미니사과과수원 1980㎡ 등을 갖췄다.
“처음에는 농장을 늘려나가는 일에 노력했어요. 그렇지만 남편이 1년 남짓 농사를 지었을까요. 인근 고흥 나로 우주발사대 현장으로 취업해버리는 바람에 혼자 귀농한 셈이 됐지요. 그래도 어떡합니까. 그렇게 한 해 두 해 경험이 쌓이면서 지역주민과 소비자가 함께하는 것이 진정한 농사의 즐거움이라는 것을 알게 됐지요. 그래서 농산물 크라우딩 펀드 재배를 시작했습니다.”

▲ 양천구 등 서울지역에서 다양한 직거래장터를 열고 있다.

양 대표가 농산물 크라우딩 펀드(소비자가 경작자에 우선 투자하고, 후에 농산물 제공받는 방식)로 재배하고 돌려주는 농작물은 13가지가 넘는다. 미니밤과 미니호박 각3kg, 고추 5근, 쌀 20kg, 참깨와 들깨 각1kg, 참기름과 들기름 각2병, 삼색땅콩 2kg, 서리태콩 2kg, 메주·된장·고추장 각1kg, 간장 930ml 등이다. 물론 좋은 농산물이 있으면 조금씩 추가되는 건 기본이다.

“현재 농산물 크라우딩 펀드 가입고객은 83가정이예요. 1가구당 37만 원을 투자하고 있지요. 많은 돈은 아니지만, 안정된 공급처가 마련된 셈이어서 다른 걱정 안하고 최선을 다해 건강한 제품만 생산한다는 생각입니다. 크라우딩 펀드 방식은 고객에게 모든 과정이 오픈되고 함께 하는 농작물 재배방식이어서 노동력을 많이 필요로 합니다. 그래서 올해는 농가들이 연합을 해서 공동으로 운영하려고 해요. 현재 세 농가가 의견을 모아서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농작물을 각자 나눠 재배할 수 있어서 노동력은 줄어들고, 서비스는 늘이고, 또 더 많은 소비자를 고객으로 확보할 수도 있고, 많은 장점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양 대표는 투자자와의 편의를 위해 농장에 황토방도 만들었다. 또 황토방은 농산물 저장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
“체험은 농사에서 꼭 필요한 과정이지요. 투자자이든 일반인이든 직접 와서 보고 체험할 때 더 신뢰가 쌓이게 됩니다. 그러면서 각종 유용미생물을 사용해 농작물을 재배하는 과정들을 살피게도 하는 것이죠.”

양 대표는 크라우딩 펀드 협업농가가 더 늘어나면 6차 산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1차 재배농가는 체험과 놀이 등의 서비스를 확대하고, 2차 가공은 시군과 시설이 남아도는 협동조합들과 연계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관광과 숙박 등 펀드 고객과 함께 종합적인 마무리를 해내면 성공한 6차산업을 끌어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자투리땅 활용 등으로 생기는 잉여농작물은 서울 등 도시의 직거래장터를 이용합니다. 서울의 몇몇 지역들은 거의 매년 함께하고 있지요. 당장은 생산량 확대보다는 건강한 농작물을 생산하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려고 합니다.”
양 대표는 전남지역을 대표하는 크라우딩 펀드 농장 경영자다. 귀농 후부터 지금까지 각종 교육에 전념한 결과다. 농업기술원 귀농창업교육, 소규모 농가마케팅교육, 강소농자율모임체 리더십 역량 교육 등 지금도 배움은 진행 중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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