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서 태어나 자란 나에게 농촌은 멀고 먼 존재였다. 농업전문신문사에 입사해 농촌 곳곳을 누비며 취재하고 있는 지금은 가깝고 친근한 곳이 됐다.
얼마 전 여성조합장 취재 때 일어났던 작은 일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 이유는 작은 접촉사고(?) 때문이었다. 취재가 끝나고 조합장이 배웅해줬는데, 헤어지며 서로 인사하다가 가까이 있던 걸 모르고 그만 머리를 서로 부딪치고 말았다.

머리를 부딪친 아픔만큼 그 여성조합장도 많은 사건·사고가 있었다고 했다. 그중 여성이라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에게서 성차별적 발언을 들었다는 것이다. 농촌여성들도 여자라는 보이지 않는 차별의 울타리에 갇혀 힘들었던 점이 많을 것이다. 농사일은 남성 못지않게 하면서 집에서는 가사일을 혼자 담당해야 한다. 여성농업인을 배려한 농기계는 턱없이 부족하다. 여성의 권익은 농촌에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실정이란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여성농업인 스스로 목소리를 높이고, 농업언론, 바로 나 같은 기자가 사명감을 갖고 알려야 한다.

하지만 농촌여성 자신이 일상 속의 성차별에 대해 인지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말과 행동을 실천할 때 농촌의 양성평등이 실현될 것이다. 행동하지 않는 자에게 미래는 없다. 노력하는 자만이 그 열매를 쟁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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