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는 젊은이의 꿈을 먹고 산다. 영화 ‘라라랜드’의 미아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앤이 그랬듯이 많은 젊은이들이 꿈을 이루기 위해 대도시로가 집세를 내고 터무니없는 임금을 받으며 노동력을 바친다. 살아남을 수 있다는 자신감과 환상을 가진 채로. 그들이 열악한 환경에도 대도시로 불나방처럼 몰리는 이유는 무한한 기회라는 판타지 때문이다.

판타지, 로망, 환상, 덧없어 보이는 단어지만 결국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들이다. 90년대 한 의류업체는 ‘일하는 여성이 아름답다’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커리어우먼에 대한 이미지를 이용해 많은 사람의 지갑을 열었다.

최근엔 농촌과 전원생활에 환상을 갖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경쟁하며 치열하게 생존해온 탓일까, 그들은 직접 땅을 일구고 생명을 느끼면서 느리고 소박하게 사는 삶을 꿈꾼다.

그러나 꿈을 가지고 도시로 상경한 젊은이들이 모두 꿈을 이루지 못하는 것처럼 귀농·귀촌을 결심한 청년들 또한 녹록지 않을 것임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그들의 로망에 불을 지펴야 할 때다. 농사가 쉬운줄 아냐며 얕보는게 아니라 그럼에도 농사를 짓고싶도록 아름다운 농촌을 만드는거다. 고령화로 일손이 부족한 농촌에 젊은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한 방법은 평화로운 전원, 소박하고 정갈한 농촌, 건강한 농민으로 농촌을 이미지메이킹하는 것이다. 이제 농촌에도 판타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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