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진흥청-농촌여성신문 기획 : 농업R&D로 미래먹거리 희망을~

■  국립농업과학원 발효가공식품과 김소영 연구사

▲ 전통된장으로부터 유해균 생성을 억제하는 발효종균을 선발해 장류제품의 안전성과 품질을 높이는데 기여한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발효가공식품과 김소영 연구사

전통된장서 선발한 ‘안전종균’, 유해균 생성 억제
발효식품 안전성과 별미장 제조공정 개선에 기여

전통 발효식품인 장류는 건강한 슬로푸드로서 예로부터 우리 밥상에서는 빠져서는 안 될 주요 식품이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고 발전해 다양한 먹거리가 넘쳐나고 도시화와 핵가족화의 영향으로 일반가정에서의 전통장류 제조가 차츰 사라지면서 우리 입맛은 식품기업의 표준화된 장맛에 길들여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통장맛을 잊지 못해 농가형 장류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도 여전히 많다. 그러나 첨단 위생시설에서 제조되는 대기업 장류제품에 비해 농가형 장류제품은 식품안전과 품질 균일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발효가공식품과 김소영 연구사가 해결책을 내놨다.

토착미생물 자원화로 승부한다
대학에서 식품공학을, 대학원에서 미생물을 전공해 석·박사를 따고 2008년 농촌진흥청에 들어와 농산물의 영양기능적 특성을 구명하는 연구를 수행해오던 김 연구사는 2015년부터 미생물 전공을 살려 본격적으로 국산 토착미생물 자원화와 장류 품질 향상을 위한 실용화 기술개발에 나섰다.
현재 김 연구사는 이러한 연구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원천기술인 국산 토착 발효미생물을 발굴과 자원화를 위한 업무에 매진하고 있다.

“우리 전통발효식품에는 다양한 토착미생물들이 공생하면서 발효·숙성과정을 거치며 고유의 풍미와 기능성을 높이는데 기여합니다. 그러나 전통장은 외부조건에서 자연발효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환경변화에 따라 유용 발효미생물 외에도 비의도적으로 위해물질이 생성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이 전통장에 대한 불안감을 갖기도 합니다.”
이러한 현장 애로와 소비자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김 연구사는 2017년 장류 생산과정에서 원치 않게 생성되는 위해요소를 감소시키는 균을 재래된장에서 분리하는 연구에 돌입했다.

김 연구사는 먼저 전국의 전통된장 38종을 수집하고, 이들 된장에서 62개 균주를 분리해냈다. 그리고 그중에서 장 내 위해물질을 줄여주는 균주 ‘바실러스 아밀로리퀴파시엔스(Bacillus amyloliquefaciens) NY12-2’를 최종적으로 선발해냈다.
‘NY12-2’균은 바실러스 세레우스(Bacillus cereus)나 포도상구균 등 유해균을 억제하는 효과가 큰데, 특히 바실러스 세레우스에 대해서는 77%나 억제하는 항균효과를 보였다. 또한 ‘NY12-2’균은 단백질 발효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로 된장이나 간장, 젓갈 등에서 나타나는 ‘바이오제닉 아민’의 생성을 저해하는 특징도 확인했다. ‘NY12-2’균의 기술가치는 5370만 원, 파급효과는 11억3400만 원에 달할 것이라는 게 농진청 자체평가다.

맛․안전․품질을 높이는 발효종균
김 연구사가 선발한 ‘바실러스 아밀로리퀴파시엔스 NY12-2’균의 기능성은 다양하다. “‘NY12-2’균을 메주 제조 시 황국균과 함께 사용하면 위해물질을 낮추고 풍미를 개선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요. 다만, 바실러스균이 갖는 항진균 작용에 의해 황국균의 생육이 저해될 수 있어 복합종균으로 사용할 때는 균 간 길항작용을 고려해 제조조건을 달리해야 합니다.”
‘NY12-2’균을 황국균과 따로 각각 접종해 하루 발효시킨 후 혼합하면 된장을 제조할 때 복합종균에 의한 상승효과와 맛의 개선효과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장류용 메주는 사각이나 원형으로 성형하는 전통메주와 선발종균을 사용하는 개량 또는 콩알메주로 구분하는데, 콩알메주를 사용하는 경우엔 발효기간이 하루로 단축되고 아미노태질소 함량이 2배 이상 증가해 단백질 분해력이 높아진다고 김 연구사는 설명했다.
현재 김 연구사가 선발한 발효종균과 이를 활용한 팥고추장, 더덕도라지장 등 별미장 제조 기술들은 소규모 농가형 장류 제조업체나 종균업체에 이전돼 제품 개발을 앞두고 있다. 이중 발효종균은 공동연구로 참여한 충북대 내 벤처회사에서 제품화해 장류제조 시 배양과정 없이 간편하게 종균을 사용할 수 있도록 종균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그간 장류 제조용 발효종균은 황국균 외에는 국내에서 시판되지 않아 일본에서 수입한 낫토균을 사용해왔는데, 동일한 속의 바실러스균 종균제품의 개발로 소규모 제조업체에서도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데 활용성이 높을 것으로 김 연구사는 기대하고 있다.

각종 상 수상하며 연구성과 인정받아
전통장류 안전성과 품질 향상을 이룬 김소영 연구사의 연구는 2017년 국립농업과학원 자체선정 ‘이달의 농업과학인상’, ‘전문연구실 우수상’ 등을 수상했고, ‘위해물질 저감화 발효종균을 활용한 별미장 제조 및 실용화 기술 개발’ 연구는 지난해 농업기술대상 ‘융합기술상 최우수상’과 함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수상하는 겹경사를 누리기도 했다.

“발효식품은 우리나라 식품산업의 성장과 세계화를 위한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선조들이 만들어 먹어오던 발효식품이 혁신적인 융복합 기술을 기반으로 제조기술을 과학화하고 우수성을 구명해 지속적으로 국내외에 성과를 빛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우리의 전통과 발효종균이 일본의 기코망간장, 미소된장, 낫토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는데 연구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