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옥임 순천대학교 명예교수

"여성농업인들이 평생교육을 통해
농업․농촌․농민의 3농을 주도하는
주체자로서 활동을 펼쳐야 한다.

과거의 견고한 폐쇄사회가 개혁되고
열린사회로 변화된 오늘날,
여성농업인들의 무대는 활짝 열렸다.
평생교육을 통해 여성농업인들의
저력과 능력이 더욱 신장될 것이다."

▲ 박옥임 순천대학교 명예교수

사람은 보통 직업에 종사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고 또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구현한다. 그렇다면 직업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살아가기 위한 생업으로서 보장돼야 한다. 그리고 여러 생업 가운데 제일 중요한 것은 바로 자신이 종사하는 직업을 하늘이 내린 천직으로 여기며 부단한 노력으로 매진하는 것이다. 이제는 여성농업인을 보는 시각이 다르게 자리 매김을 해야 한다. 단순하게 농사를 짓기보다는 엄연한 직업인으로서 여성농업인을 교육의 주 대상으로 육성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지난 15일은 세계여성농업인의 날이었다. 1997년에 국제식량기구(FAO)가 제안해 결정했는데, 올해가 22년이 되는 해다. 이 기념일을 정한 목적은 인류의 먹을거리 생산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여성농업인의 노고를 기리고, 또 모든 국가가 선도적으로 여성농업인의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는 데 있다. 왜냐하면 여성농업인은 식량안보를 지키는 막중한 역할과 지속가능한 농촌사회의 발전에 엄청난 기여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여성농업인은 누구인가. 여성농업인은 농업에 종사하는 직업인이다. 더구나 현대사회는 급격한 환경변화를 겪고 있는 지식기반사회다. 따라서 농촌사회도 이런 변화의 물결을 비켜갈 수 없기 때문에 잘 적응하거나 변화를 주도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러려면 정규교육기관에서의 농업이라는 직업교육은 물론이고 지속적인 평생교육이나 생애학습이 이뤄지지 않으면 지체되거나 뒤떨어지는 위기상황에 봉착할 수 있다.

개혁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있다. BC 6세기경 그리스 아테네 민주제의 발판을 놓은 솔론(Solon, BC 630-560)이다. 시인이자 정치가인 그는 플루타르크 영웅전과 고등학교 세계사에도 나오는 인물로, 현명하게 갈등과 폐단을 개혁해 지금도 ‘솔론개혁’이라 해 개혁의 대명사처럼 회자되고 있다. 이 솔론의 시 내용 중에 ‘재산이나 보물은 금과 은이 아니라 생명과 배우고자 하는 열망’이라는 인상적인 구절이 있다. 여성농업인이 바로 생명을 살리는 직업인으로서 배우고자 하는 열망이 강한 재산이나 보물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모든 인간이 살아갈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아는 것이다. 그래서 베이컨(Francis Bacon, 1561-1626)은 ‘아는 것이 힘’이라고 교육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심훈의 <상록수> 주인공인 실존 인물 최용신도 ‘배워야 산다’며 교육의 실천까지 몸소 보여줬다.
그렇다면 자신을 어떻게 귀한 존재로 만들 것인가. 그러려면 끊임없는 자기 노력의 연마가 필요하다. 자가 연마를 통해 갈고 닦아야 보물이 되는 것이다. 여성농업인이 보물이 되려면 지속적인 평생교육과 자기 훈련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자신과 일체화된 모든 기술이나 능력은 꾸준한 평생교육의 힘이 가장 크게 좌우하기 때문이다.

21세기는 평생교육의 시대다. 전 세계가 국가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평생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진즉 ‘Goal 2000’을 선언했으며 영국에서도 ‘21세기는 학습의 시대’라고 선포했다. 선진국들은 평생교육을 최고의 경제정책이자 국가전략으로 삼고 있다.
이제 여성농업인들이 평생교육을 통해 농업, 농촌, 농민의 3농을 주도하는 주체자로서 활동을 펼쳐야 한다. 과거의 견고한 폐쇄사회가 개혁되고 열린사회로 변화된 오늘날, 여성농업인들의 무대는 활짝 열려있다. 평생교육을 통해 여성농업인들의 저력과 능력이 더욱 신장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아는 것이 힘이고 배워야 행복하다’는 신념 가득 찬 농촌의 보물이자 재산인 여성농업인들이 곳곳에서 적극 활동하며 건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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