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가 외래병해충과 축산질병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올해 경기, 강원과 충남북 지역에서 과수화상병이 다발해 사과·배 재배농가에게 큰 타격을 입혔고, 여름이 지나면서 국내에서는 최초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하더니 경기, 인천 등지에서 14차례나 확진 판정을 받아 151개 농장의 돼지 21만6907두가 살처분 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심심찮게 들려오는 조류인플루엔자(AI)의 검은 그림자가 가금농가를 덮치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찬바람이 불면 매년 단골처럼 마수를 뻗치는 구제역도 축산농가를 불안케 한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농업에 치명적인 병해충과 질병이 상시 위협을 가하고 있다. 아직 마땅한 치료약이 없는 상황에서 병든 나무와 가축을 매몰하는 수밖에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천문학적인 보상비가 투입돼 국가재정에 영향을 미치고, 농가들은 애지중지 기르던 작물과 가축을 잃은 상심에 막막한 생계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치료약 개발이 힘들어 계속 이러한 악순환이 계속되고 상황에서 막대한 국가재정이 살처분과 농가보상으로 투입되는 만큼 이 같은 병해충과 질병을 미연에 방지하고 확산을 막기 위한 좀 더 구체적이고 면밀하고 강력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게다가 우리나라가 개발도상국 지위를 포기할 분위기여서 그동안 개도국 지위 인정으로 보호받던 우리 농업은 거센 외국농산물의 공세로 벼랑 끝으로 내몰릴 전망이다. 경제논리에 밀린 우리 농업은 또다시 외세와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할 처지다. 이래저래 오는 겨울이 더 추워질 농업·농촌이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