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여성조합장 릴레이 인터뷰-대구 월배농협 박명숙 조합장

조합원 역량 강화 위한 ‘조합원종합대학’ 전국 최초 시행
월배농협, 17년 만에 4년 임기 채운 첫 번째 조합장

전국 지역 농축협의 여성조합장은 8명이다. 전국 지역농협 1118개의 1%에도 못 미치는 숫자다. 이처럼 여성조합장 인터뷰를 통해 여성조합장이 있는 농협만의 차별화된 사업과 프로그램, 당선의 의미와 여성조합장이 있는 지역농협의 발전된 변화상을 알아본다. 세 번째로 여성으로서 재선의 저력을 발휘한 대구 월배농협 박명숙 조합장을 만나본다.

▲ 소통과 화합이 되는 월배농협을 만들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하고 있는 박명숙 조합장. 그녀의 뒤에 보이는 화이트보드에는 첫 당선 당시의 포부가 적혀있다.

 

-월배농협을 소개해 달라

 약 1700명의 조합원과 100명 넘게 임직원이 있는 월배농협은 내가 조합장이 되기 전까지 12년간 조합장이 14번이나 바뀌면서 사건사고가 많았다. 하지만 현재는 새롭게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합장에게 부여된 관용차를 매각해 수익으로 처리하고 사건사고가 많았던 농협은 우수 농협으로 바뀌었다. 남녀노소 차별이 있어는 안된다고 생각이 들어 조합원 역량 강화와 사업이용 홍보, 친목도모를 위해 남녀노소가 함께하는 ‘조합원종합대학’도 전국으로 최초 시행하고 있다. 또 ‘전체 조합원 한마음 전진 대회’를 개최하고 있어 소통과 화합이 되는 월배농협을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다.

 

-여성조합장으로 당선된 원동력은 무엇인지 어려움은 없었는지?

 고향도 아니고 혈연관계도 없는 월배농협 직원으로 15년 동안 열심히 일했다. 아무런 사건사고 없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에 출마 권유를 받아 몇 표 차이로 여성조합장이 됐다. 직원일 때 목표 달성을 위해 열심히 일했던 것처럼 조합장이 되고 무사고 월배농협을 위해 힘썼다. 그래서 월배농협에서 17년 만에 4년 임기 마친 첫 번째 여성조합장이 됐다. 이런 내 모습에 조합원들도 신뢰를 얻고 나를 또 한 번 뽑아줘 두 번이나 조합장이 됐다. 당선된 원동력이라 하면 열심히 한 내 모습에 조합원들이 좋게 봐줬기 때문이 아닐까.(웃음)

어려웠던 점도 많았다. 여성조합장으로 ‘여자가 조합장이 가당하냐’라는 비아냥도 들려왔다. 고소와 온갖 음해도 있었다. 그렇지만 이런 힘든 점들을 딛고 일어설 수 있었기에 조합장으로서, 나로서 존재하는 거라 생각한다.

 

-여성조합원을 위한 특별한 사업계획이나 프로그램은?

 여성으로도 중요하지만, 아이부터 어른까지 평등하면서 행복한 월배농협을 만들고 싶다. 그래서 조합원이 생산한 농산물과 수공예품을 월배농협 하나로마트에 진열해 판매할 수 있도록 본점을 신축해 확장 운영할 예정이다. 취미생활도 즐기면서 수입도 발생하는 그런 구조로 갔으면 좋겠다.

나는 조합장 일을 하는 것이 즐겁기 때문에 조합원들도 일을 즐겁게 했으면 좋겠다. 즐겁게 해야지 어떤 일이든 질리지 않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조합원 협동을 위한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하고 있지만, 농협에 관심이 없거나 참여를 안 하시는 분들이 있다. 뒤떨어지는 조합원들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 들어, 한분 한분 전화를 해 교육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조합장 선거를 할 때 금권선거가 늘 문제다.

  어느 기관이든 사람을 보고 뽑아야 하는데 돈을 보고 뽑는 사람들이 많다. 더구나 조합장 선거 때 돈을 몇억씩 쓴 사람은 뽑히면 일단 돈부터 챙기기 때문에 부정부패와 연관되기 쉽다는 생각이다. 결국, 돈을 쓰는 사람은 돈을 챙기려 들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일어나는 거 같다. 돈으로 선거가 아닌 올바른 선거하기 위해서는 돈 욕심이 없어야 한다.

 

-지역 농협 발전을 위한 역점 사업과 앞으로의 계획은?

 월배농협이 올바른 길을 가기 위해 임기 안에 부정부패가 생길 수 없도록 체계적 관리 시스템을 만들 생각이다. 원래 계획이나 꿈보다 임직원, 조합원 사건 사고 없이 정직하고 열심히 직무 수행하는 월배농협이 되는 게 소원이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본점을 신축해 조합원들의 생산물, 공예품 등을 하나로마트에 판매해 생산자와 소비자가 만나는 직거래 장터가 될 수 있도록 매진하겠다. 농촌, 농업인들과 함께 앞으로도 조합원 일자리 창출과 농가소득 5000만 원 시대를 앞당기는 월배농협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그외 여성농업인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얘기는?

 여성으로서 농축산업에 종사하는 것 자체가 힘들다. 하지만 조합원으로 가입해 농협을 다용도로 이용하고 조합장도 한번 해보겠다는 새로운 꿈과 희망을 가지면 훨씬 즐겁고 행복하리라 믿는다. 고단 일에도 농부의 권익 보호와 농촌발전을 위해 노력하시는 농촌 여성들께 여성조합장으로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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