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생활개선연합회장 탐방 – 김금자 곡성군연합회장

전남 곡성군은 효녀 심청의 전설이 시작된 곳이라 지역축제를 ‘심청제’라고 칭해 기린다. 한국생활개선곡성군엽합회를 이끌고 있는 김금자 회장과 인터뷰를 하면서도 어른에 대한 깊은 공경심을 느낄 수 있었다.

심청제 먹거리부스 운영, 만족도 높아 자부심
최근 홀로노인 위해 반찬봉사도 시작

▲ 심청제에서 생활개선회 부스가 인기리에 운영돼 자랑스럽다는 김금자 곡성군연합회장.

꿈많던 과수원집 셋째딸
“모델이 꿈이었어요.” 그녀가 수줍게 말했다. 곡성 백구두라 불렸던 아버지를 닮아 키가 훤칠한 그녀는 젊은 시절 옷집에 가면 옷을 입고 사진을 찍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모델이라는 꿈이 생겼다.
“당시 오빠가 인천에서 사업을 했어요. 고향을 떠나 오빠 밑에서 일하면서 모델일을 준비하려고 했는데 오빠가 반대했어요. 어느 날 오빠가 연예 활동을 하면 부모님 얼굴에 먹칠을 할 수도 있다는 거에요. 곧바로 꿈을 접었죠. 지금 생각하면 너무 순진해서 웃기지만 당시 부모님에게 누를 끼칠 수 있다는 생각이 무서웠어요.”

그만큼 아버지를 존경했다. 누구보다 성실히 농사를 지어 과수원과 딸기밭을 일군 그녀의 아버지는 집에 들른 보따리 장수도 그냥 보내는 법이 없이 꼭 식사 대접을 하곤 했단다. 마을에서도 인품이 좋기로 소문이 났기에 시부모님 또한 김금자 회장을 만나지도 않고 혼인약속을 맺었다.
그렇게 꿈을 좇던 과수원집 셋째딸은 결혼을 결심하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삼중고를 감내해야 했던 농촌여성
소녀 같은 천진함이 엿보였던 김금자 회장이지만 그녀는 맏며느리로서, 아내로서, 농업인과 사회인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감내하며 살아왔다. 그러다 보니 지역사회에 봉사도 하고 싶었지만 쉽지 않았다.
“지역사회를 위한 활동을 하고 싶었어요. 교육 활동도 함께 이뤄지는 생활개선회가 좋아 보였지요. 회원 수도 많고 체계적으로 잘 돼 있어서 봉사활동뿐 아니라 배울 수 있는 점도 많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시부모님들이 안 좋아하셨어요. 그래도 매번 설득하면서 꿋꿋이 활동했습니다.”

가족들이 그녀의 생활개선회 활동을 지지하게 된 것은 시아버지의 거동이 불편해지면서부터다. 평소 봉사활동으로 홀로노인을 많이 도와왔던 김금자 회장은 몸이 아픈 시아버지를 능숙하게 보살폈다.
“시어머니 옆에서 열심히 도왔어요. 어머니가 그때부터 생활개선회를 좋아하시더라고요.”
시부모님은 둘 다 그녀의 보살핌을 받다 돌아가셨다.
“최선을 다했어요. 내가 잘못하면 우리 부모님이 욕먹을 테니까.”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이 사고를 당했다. “농사짓다 허리를 심하게 다쳐 병원 신세를 1년가량 졌어요. 그러면서 농사를 많이 줄였지요.” 남편 보살피랴 농사지으랴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현재는 벼농사를 조금 지으면서 재무설계일을 함께하고 있다. “우리 아들 둘 다 지금 대학생이에요. 열심히 벌어야죠.”

생활개선곡성군연합회는요…
그녀가 곡성군연합회장으로 추천받았을 때 남편은 만류했다. “일이 너무 많으니까 남편이 말리더라고요.” 그러나 직전 총무였던 김금자 회장은 누구보다 연합회장의 적임자였다.
“의무감이 있었어요. 그동안 선배들이 잘 지켜온 생활개선회인데 앞으로도 잘 지켜야하지 않겠어요? 잘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네요. 다른 지역 회장님들하고 모이면 부족한 부분이 많은 거 같아요.”
겸손한 모습을 보였지만 곡성군연합회는 봉사, 교육, 지역활동에서도 어느 한 부분 놓치고 있는 것이 없다.

지난 3~6일 열린 곡성 심청제에서 곡성연합회는 먹거리부스를 운영했다. 올해로 3년째 김치전과 해물전, 막걸리 등 지역에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음식을 마련하고 있다.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위해 여심을 저격하는 교육도 끊임없이 구상 중이다.
“디퓨저나 천연샴푸 만들기, 가죽공예 등 어떤 교육을 해야 우리 회원들이 좋아할까 끊임없이 생각해요. 회원들을 만족시키는 교육을 하는 것이 저의 숙제죠.”
최근엔 반찬봉사도 시작했다. 매월 둘째 주 목요일에 11개 읍·면회장들과 홀로노인, 저소득취약계층에게 전달한다. “회장님들이 협조를 잘해주세요. 맏며느리답게 열심히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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