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집기획 - 경기도 G마크가 좋다 - 평택 승승농원 최공화 대표

G마크는 안심하고 믿을 수 있는 경기도 농특산물 브랜드다. “G마크 받기가 너무 어렵다”는 농업인들의 원성이 자자할 만큼 경기도는 꼼꼼하고 까다로운 심사를 통과한 농식품에 한해서 경기도지사가 품질을 보증하는 G마크를 부여하고 있다. 안전하고 우수한 농특산물의 대명사로, 소비자의 신뢰를 얻고 있는 G마크 인증업체를 소개한다.

인생의 벼랑 끝에서 배농사로 찾은 함박웃음

▲ 친환경 살충제를 직접 만들어 사용해 병해충을 잡고 있는 최공화 대표

흰머리 날릴 때까지 할 수 있는 농사가 좋아
자연과 함께 하는 친환경 농사로 보답

과수원 잡초까지도 함께 농사를 거들게 하며 달고 시원한 배를 재배하는 초보 농부가 있다. 잇따른 사업 실패로 인생의 낭떠러지기 시기에 배 농사로 기사회생, 다시 희망을 찾게 된 경기 평택 승승농원 최공화 대표다.
배는 ‘평택쌀’만큼 유명한 평택지역의 특산물이다. 최공화 대표는 고향이기도 한 평택에서 임대한 1만6500㎡ 규모의 과수원에서 인생 이모작을 시작했다. 부부 둘이서 오로지 친환경으로 농사짓는 과수원과 GAP와 관행농법을 병행하는 과수원 두 필지로 구분해 농사 짓는다.

최 대표는 사진작가다. 취미로 시작한 사진이 직업이 돼 베이비 전문사진스튜디오를 제법 크게 창업해 20년 간 직접 촬영하고 경영했다. 시대변화로 내리막길인 스튜디오를 접고 아무것도 모르는 건설업에 투자해 막대한 손해를 입어 더 이상 물러설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을 때 우연히 고향 친구의 권유로 배 과수원을 시작한 게 4년 전의 일이다. 수령이 60년이 되고 전 주인이 수확만 할 뿐 잘 가꾸지 않아 방치되고 노후 된 배 과수원이었다.

사실 최공화 대표는 사진 스튜디오를 하면서 보정작업 등 세밀한 작업에 지치고 시력이 나빠져 한계를 느낄 때가 많아 자연과 함께 하는 귀농의 꿈을 그려왔다. 부모님들이 농업에 종사해 농사가 그리 낯선 일만도 아니었다.
“농사는 흰머리 펄펄 날릴 때까지 할 수 있는 일이고, 사진이나 건설업을 하면서 생긴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도 있어 적성에 맞는다”고 최 대표는 만족스러워했다.

# 농사는 하늘과 함께 짓는 것
하지만 최 대표에게 농사는 그닥 호락한 일만은 아니었다.
한경대학교 원예학과에서 배 마이스터 과정을 거치는 등 교육으로 무장했지만 날씨 만큼은 당해낼 수 없었다. 올해는 더구나 수확기에 들이닥친 태풍 탓에 낙심이 컸다. 바로 추석 코 밑에 닥친 태풍 링링에 과수원의 낙과 피해가 커서 보험회사 산정 피해율이 35%나 됐다. 바람 피해를 막기 위해 미리 과수원 주위에 그물 방충망을 빙 둘러 쳐놨지만 소용이 없었다.

“소용돌이처럼 몰아치는 바람이 불어 과수원에 배가 하얗게 떨어졌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다행히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한 지라 어느 정도 손해를 메울 수는 있지만 다음부터는 좀 더 농작물재해보험을 꼼꼼히 살펴서 들어야겠다고 결심하는 계기가 됐다.
최공화 대표는 장기 보관이 용이한 신고 품종을 재배한다. 10월 초 현재 체험용으로 남겨놓은 일부 나무를 제외하곤 배 수확이 모두 끝나 선별작업만이 남았지만 내년 농사를 또 준비해야 한다.  

우선 수확의 기쁨을 안겨준 나무들의 수고에 보답하는 ‘감사비료’를 주는 작업을 한다. 최 대표는 수확 후 과수원 관리를 무척 중요시 해서 겨울 동안에는 내년의 수확을 기약하며 전정 작업과 배 나무 결과지로 새로운 가지를 키우는 작업에 돌입한다. 이런 갱신작업으로 오래된 과수원을 조금씩 가꿔가는 재미 또한 솔솔하다.
최공화 대표는 올해 경기도지사가 인증하는 우수한 농특산물 마크인 G마크를 받았다. 자연에게 다시 베푸는 친환경 농사를 추구해 온 결과로 친환경 급식에 납품돼 판로 걱정은 덜고 있다.

친환경 과수원은 특별 관리를 한다. 돼지감자 농축액과 건조시킨 은행을 하루 내내 물에 끓여낸 액비 등을 사용해 벌레를 퇴치한다. 또 배나무 밑의 풀들을 베어내지 않고 60cm까지 자라게 두면 오히려 각종 벌레들이 나무에 피해를 주지 않는다. 풀 밑에서 벌레가 놀기 때문이다. 풀을 기르면 까치도 쉽게 배나무에 기어오르지 못한다.
“농사 시작 전부터 자연농법에 관심이 많았고 또 미래 세대와 농업을 위해서도 친환경 농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게 최공화 대표의 소신이다.
뜻을 함께 하는 평택 농업인 12농가와 함께 ‘베농영농조합’도 조직했다. 베농영농조합의 원래 뜻은 자연에 베푸는 농업을 하자는 의미다. 자연에게 받은 고마움을 다시 자연에 베풀자는 친환경농업을 지향하는 농부들의 모임이다.

초보지만 정성을 다해 농사짓는 4년차 농부가 농촌에서 가장 힘들어 하는 일은 무엇일까?‘일손 구하기’란 답이 왔다. 배꽃 적화 때, 수정할 때 등의 인력은 인력회사를 통한 외국인노동자들이라 농사일이 서툴러 애로사항이 많기 때문이다.
농협 등에서 기본 농업 기술을 교육한 후 인력을 등록해 공급하는 체계적 시스템을 갖추면 농번기마다 인력을 구하지 못해 하는 고생은 덜 수 있으리란 바람이다.
또 지금은 배 농사 하나도 바빠서 곁눈질할 여력이 없지만 좀 더 재배기술을 갖춘 후, 여유가 생기면 과수원의 모습과 자연의 풍광을 담은 사진전을 자신의 과수원에서 열고 싶은 꿈도 마음 속으로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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