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센터에서는- 제천시농업기술센터 김동학 소장

농산물에 스토리 입혀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
제천 관공서 두루 거친 첫 행정관 출신 소장

▲ 제천시농업기술센터 김동학 소장은 모든 조직원을 화합의 힘으로 아우르는 행동하는 아이디어 뱅크다.

 

제천농업 지키는 진정한 파수꾼 되고파
“제천에서 나고 자랐고, 지금도 아버지는 직접 농사를 짓고 있다. 나와 제천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자연치유도시 제천을 ‘머물고 싶은 도시’ 제천으로 만들고 싶다.”
지난 1월에 제천시농업기술센터에 부임한 김동학 소장의 포부가 남다르다. 실제 김동학 소장은 50년만의 첫 행정관 출신 소장으로 모든 직원을 화합으로 아우른다.
“난 정치인이 아니다. 부임하자마자 제천농민회를 비롯해 각 단체의 단체장, 일반 행정직원, 기술지도관 등 모든 직원을 한 자리에 모았다. 서로 허심탄회 하게 의견을 나누며 농민을 위한 기관인 우리가 실제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논의했다.”

이마트에 로컬푸드 매장 개설
그래서 나온 결론이 ‘판로 확보’와 ‘농산물안정기금 확보’였다. 전국 최초로 이마트에 로컬푸드 매장을 개설했다. 이마트내에 개설한 로컬푸드매장은 일반 소비자의 접근이 용이해 인기가 많다. 특히 소규모농의 판로확보엔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김 소장은 자부한다.
“대규모의 생산농가는 계약도 쉽게 되고 손실에 보장받는 영역이 크지만, 실제 소규모 농가들은 일정한 수입이 보장되지 않으면 살아가기가 쉽지 않다”며 소규모 농사에 애정을 보이는 김 소장은 “조례를 만들어 농산물 안정기금도 확보했다. 작년까지 적립한 안정기금으로 쌀, 콩, 수수 등 10개 품목의 농산물에 대해 전년보다 가격이 떨어질 경우 가격 보장을 해준다”고 말한다.

농업기술센터의 아이디어 뱅크
제천은 예로부터 약초가 유명한 곳이다. 서울 경동시장, 대구 약령시장과 더불어 제천의 약초시장은 ‘3대 약령시장’으로 꼽힌다. 2005년부터 약초특구로 지정받은 제천에선 특히 황기가 유명하다.
전국 생산량의 70%를 제천에서 생산하고 있다. 2010년 약초엑스포, 2017년 바이오 엑스포에 이어 지난 2~7일에는 ‘한방바이오 박람회’가 제천에서 열렸다.
오랜 공직생활을 보내며 도청, 사업소, 읍·면·동 안 가본 곳이 없다는 김 소장은 엑스포조직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한다.
“박람회만 보고 돌아가면 지역경제에 남는 것이 없다. 외지인들이 제천에 머무르게 하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많이 고민한다. 예를 들어 제천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의림지에 친환경 우렁이 농법을 도입해 많은 관광객이 더 찾게 하고, 벼를 베고 난 후 논에 바로 유채꽃을 심어 5월말까지 감상이 가능하게 했다.”

‘판로 확보’ ‘농산물안정기금’으로  실질적인 도움 줘
 제천이 귀농·귀촌의 메카로 자리매김 하길

새로운 겨자 특허 구상 중
스토리를 입히는 김동학 소장의 남다른 특기는 농업기술센터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현재 농가의 연 소득이 4030만 원이다. 2020년까지는 5000만 원으로 끌어올릴 계획을 가지고 있다. 강소농을 키워보고 싶은 것이 내 꿈이다. 앞으로 제천에는 대규모의 바이오 복합단지가 들어 설 계획이다”라며 “내년 새로운 아이템으로 농업기술센터에서 생각하고 있는 것이 겨자이다. 지금 현재 겨자의 씨앗·종자·모종은 모두 100% 일본산이다. 제천 농업기술센터에서는 이에 연구를 거듭해 겨자 특허를 내려고 구상중이다. 그러나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현실에 적응하는 건 농부들의 몫이다. 우리의 기술교육과 농부들이 잘 합심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한다.

은퇴 후엔 귀농·귀촌 전도사로 활동하고 싶어 
‘예비 귀농인 정착 지원사업’ ‘체류형 농업창업지원센터 운영’ ‘소규모 전원마을 조성지원’ 등은 제천시농업기술센터 귀농귀촌팀에서 추진 중인 정책들이다. 제천은 다른 어느 도시보다 귀농·귀촌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올 초부터 귀농인구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김동학 소장은 강연을 통해서 직접 귀농·귀촌 희망자들을 만난다. “농촌 생활이란 것이 이론과는 큰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보통 귀농 강좌를 들어보면 고구마를 생산할 때 씨를 언제 뿌리고, 약을 언제 치는가 등 시기만을 강조하지만 나는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비료는 어느 것이 좋은지 요령 있게 비닐을 치는 방법, 씨앗은 어떤 것이 좋은지 살아있는 농사기술 정보를 세세하게 알려주고 있다.”

오랜 공직 생활 농업기술센터서 마무리
그러나 일단 귀농을 준비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라고 강조한다. 기존 주민의 텃세에 실망하거나 이익을 얻기 위해서 분쟁에 휘말리기보단 긴 안목을 가지고 조금 손해 보는 마음으로 접근하라는 귀농의 쏠쏠한 팁을 제공한다.
제천시농업기술센터는 4개과 20팀, 읍·면의 5군데 상담소로 이뤄진 큰 조직이다. 이 조직을 인화(人和)의 힘으로 이끄는 김동학 소장은 이 곳에서 오랜 공무원 생활의 마지막 임기를 잘 마무리 하고 싶은 소망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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