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도생활개선연합회 명예기자 간담회

▲ 강원도 곳곳을 누비는 명예기자 4명은 이날 본인들의 경험담과 지역의 소식을 공유하며 앞으로 더 활발한 활동을 약속했다.(사진 뒷줄 왼쪽은 한국생활개선강원도연합회 정남희 사무국장)

한국생활개선강원도연합회(회장 김형숙)는 강원도농업기술원의 지원 아래 각 시·군마다 홍보요원(명예기자)을 두고 있다. 이들은 지역에서 일어나는 중요한 행사는 물론이고 소소한 일상까지 전국 방방곡곡 농촌여성신문의 독자들에게 전하고 있다. 강원도 취재현장을 누비는 열혈기자 이정인(평창), 문민영(철원), 최학지(춘천), 허은숙(강릉) 명예기자를 만나봤다.

 

이정인  “숨은 보물 넘치는 평창 알리고파”
문민영  “기자 역량 높일 과정 있었으면”
최학지  “시야 넓히고 삶을 개척하는 동기”
허은숙  “우물 안 개구리 벗어나는 계기 돼”

 

-명예기자 활동을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이정인= 15년 전 평창으로 귀촌했다. 남편과 나 모두 연고가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모임에서 봉평으로 1박2일로 놀러왔다 밤하늘의 무수한 별빛에 반했던 기억으로 이곳에 정착하게 됐다.
귀촌 전 분당에서 생활개선회 활동을 열정적으로 했었는데 평창에서는 군청의 권유로 시작하게 됐다. 당시 봉평면생활개선회가 없었던 터라 창립멤버이기도 하다. 농업기술센터 담당 계장님을 통해 농촌진흥청의 블로그기자 교육을 받았고, 그 연장선으로 2009년 명예기자 활동도 시작하게 됐다.
기자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레 평창의 보물같은 명소를 알릴 욕심도 커졌다. 그래서 평창군 문화관광해설사 자격을 취득했다. 봉평에는 ‘이효석 문학관’이 있는데 메밀꽃이 절정인 9월에 축제도 열린다.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평창과 진부에 KTX가 정차하면서 타지역 관광객과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들 찾아온다.

문민영= 고향 철원을 떠나 있다 셋째를 가지면서 몸이 좀 안 좋아져 친언니의 권유로 돌아오게 됐다. 화환, 꽃다발, 천연비누, 화장품 등을 만드는 공방꽃집을 운영하고 있다. 출장과 체험학습도 하다보니 솔직히 활발하게 활동하진 못했다. 이번에 철원군연합회 감사를 맡게 되면서 책임감을 갖고 명예기자도 맡아 하고 있다. 다만 개인적으로 어려운 점은 있다. 차멀미가 심한 체질이라 내가 운전하지 않으면 어디를 갈 수가 없다. 오늘도 약을 몇 알 먹고 왔는데 쉽지 않은 길이었다.
나도 이정인 명예기자처럼 문화관광해설사 자격 취득을 위해 교육을 받고 있다. 160시간의 교육을 이수해야 하는데 두 달 정도 걸린 것 같다. 내 고향 철원 역시 볼거리가 많아 이곳을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싶어 시작하게 됐다.

최학지= 1994년 생활개선회에 가입했다. 올해로 77살이 된 친언니가 생활개선회 선밴데 삶에 득이 되는 단체니까 가입해 보라고 권유를 받았다. 가정주부인 내게 생활개선회 활동과 명예기자는 시야를 넓혀주고 삶을 개척하는 동기부여가 됐다.
명예기자 활동은 7년째에 접어들었다. 열심히 활동한 점을 인정받아 2015년 농촌여성신문에서 최우수기자상도 수상했다.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아마 춘천시연합회 모든 활동을 모아놓은 다음 카페 ‘봄내생활개선회’를 만들고 관리한 점이 인정받은 것 같다. 춘천을 한글로 풀어쓴 봄내는 춘천시연합회의 모든 일거수일투족 취재한 당일 카페에 올리는 걸 원칙으로 하고 있다. 피곤해 당일에 못 올려도 다음날엔 꼭 올리고 있다. 춘천시연합회의 모든 역사가 담긴 봄내생활개선회는 전체공개로 설정돼 있기 때문에 관심 있는 누구나 방문할 수 있다.

허은숙= 가입은 2005년도에 했다. 아이가 어리다 보니 활동을 줄곧 못했었는데 3년 전부터 여유가 생겼고, 올해부터 명예기자 활동도 하고 있다. 강릉은 시(市)이긴 하지만 문화적 혜택이 충분치 않다. 마침 강릉시 평생학습센터 홈페이지에 문화강좌 공모가 올라왔길래 별 기대 없이 응모했는데 그게 당첨이 됐다. 그래서 4년 전부터 난타, 요가, 단전호흡, 노래교실 등을 우리 강동면에서 하게 됐다. 배우고 싶은 열정은 큰데 나갈 수 없는 처지의 주민들이 좋아한다.
강릉은 생활개선회 큰 인물들이 배출된 지역이다. 김인련 중앙연합회장과 김형숙 도연합회장이 모두 강릉 출신이다. 특히 김인련 회장은 나와 같은 강동면에서 살고 있는데 내가 풋내기 시절 활동도 같이 했었다. 40대 후반이면 생활개선회에서 아주 젊은 축에 속하기도 하고 누구보다 책임감을 갖고 활동하려 한다. 기자를 하기 전에 우물 안 개구리나 마찬가지였다. 다양한 계층을 만나 시야가 넓어진 점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성과다.

-전국에 알리고 싶은 각 지역의 명소가 있을 것 같다.
이정인= 앞서 말했지만 단연 효석문화제가 아닐까 싶다. 마치 소금을 뿌린 듯한 메밀꽃이 만발한 9월에 열리는 효석문화제는 4000명도 안 되는 봉평면에 약 20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로 만들어줬다. 봉평면과 평창군의 큰 자산이다. 대화면 땀띠공원에서 열리는 더위사냥축제도 알려주고 싶다. 한여름에도 몸을 담그면 땀띠가 사라진다는 개천이 있어 붙여진 이름인데 광천선굴과 강냉이 국수, 물총싸움 등 볼거리가 많아 젊은 사람들이 많이들 왔다. 거기에 평창읍 백일홍 축제, 진부의 김장축제, 대관령의 눈꽃축제 등 면마다 전국에서 알아주는 축제가 있는 것 같다. 그 모든 축제 사전준비를 하는 단체가 바로 면생활개선회와 군연합회다.

문민영= 학부모들을 위한 신문인 두루미 소식지 활동도 하고 있다. 여름과 겨울방학에 만들어지는 이 소식지는 아이들이 가볼만한 체험장과 학교소식을 싣는다. 철원의 13개 농촌체험학습장은 지역의 아이들과 학부모들은 물론이고 전국에도 알리고 싶다. 꿀과 향초 만들기, 포도따기, 천연염색, 철원의 오대쌀밥 체험, 두부와 사과 만들기, 승마체험까지 정말 다양하다.
철원의 노동당사는 방송에도 많이 나왔지만 요즘엔 평화의 상징이 된 곳이다. 이 노동당사에서 3월부터 11월까지 매주 토요일에 DMZ마켓이 열리는데 철원의 가지각색 농특산물이 판매된다. 다만 아쉬운 건 9월부터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중단됐다. 이외에도 얼음트레킹 축제와 다슬기 축제, 궁예가 세운 후고구려의 수도가 철원이었는데 태봉국 건국을 기념해 10월에 열리는 태봉제도 있다.

최학지= 우선 김유정 문학촌을 얘기하고 싶다. 경춘국도변에 위치한 삼악산 등선폭포와 의암호, 소양강댐, 구곡폭포, 강촌유원지, 레일바이크도 유명하다. 호반도시 춘천의 특성을 살려 시에서 의암호와 몇 군데에 카누체험장을 만들었는데 점점 입소문을 타고 있다고 한다. 기사로 쓸 얘기가 참 많다.
춘천에는 산 주변에 있는 둘레길처럼 물레길이 만들어져 있는데 자전거도 타고 산책도 하고, 카누와 요트도 탈 수 있는 시설이 많다. 춘천은 지하철로 올 수도 있지만 청춘열차도 있어 짧은 시간에 올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각 지역의 활동들을 알리는데 명예기자의 역할이 크다.
최학지=
지난달 춘천시농업기술센터에서 연말에 어려운 이웃을 돕는 성금을 마련하기 위해 김장철에 많이 쓰이는 새우젓, 멸치, 미역 등을 읍면동별로 배분하는 일을 기사로 썼다. 드럼통에 담긴 새우젓을 2kg 용기에 나눠 담으며 주변의 이웃들을 도울 수 있다는 자부심과 협동심도 발휘해 회원들의 우의를 돈독히 하는 계기가 됐다. 이 소식을 기사화할 수 있어 뿌듯했다.

이정인= 지난달 대화체육관에서 열린 강원도 장기자랑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평창군연합회가 건강운동교육 총연습을 취재했다. 주민들이 고령화되는 농촌에서 허리, 무릎, 농약중독, 어지럼증을 많이 겪고 있는데 큰 병원은 거리가 멀어 갈 엄두를 내지 못한다. 그래서 건강한 백세인생을 위한 건강운동교육에 회원들이 참여도 잘 하고, 장기자랑대회에 출전할 정도로 실력이 출중해 평창군의 큰 자랑거리가 됐다.

허은숙=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을 함께 전했다. 지난 8일 강릉원주대에서 열린 양성평등대회에서 강릉시연합회 임원들이 경쾌한 라인댄스로 오프닝을 장식했다. 이 대회는 강릉시 여성단체 1000명이 넘는 회원이 참여할 정도로 규모가 컸다. 반면에 강릉 지역을 휩쓸고 지나간 태풍 미탁으로 피해를 본 농가를 복구하는 일도 있었다. 비가 많이 내리면 침수가 자주 일어나는 동네를 찾았는데 아직도 연탄을 피우는 집들이 많아 자루에 퍼담는 일을 주로 했었다. 작은 손길이지만 주민들이 다시 일어날 수 있기를 참여한 회원 모두 기원했다.

문민영= 다른 명예기자분들에 비해 새내기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기자로서 기초정도를 가르쳐 줄 수 있는 과정이 있었으면 한다. 작년엔 농업기술원에서 교육도 했다는데 올해는 아직까지 없다. 받은 교육도 없다 보니 기자로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배워야지 자신감도 생기고 활동도 더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날 명예기자들은 기초적인 기자 교육과정의 필요성과 함께 처우 개선에 한목소리를 냈다. 나이제한으로 임원이 아닌 경우 어떤 행사가 열리는지 소통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고, 막상 현장을 가도 협조가 잘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활동비도 책정돼 있지 않아 본인 사비로 모든 경비를 지출하는 경우도 있었다. 강원도 곳곳을 누비며 누구보다 큰 몫을 해주는 명예기자의 위상을 높여줄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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