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이 되는 건강정보 - 노화 증상과 치료법 (3)혈관

증상 나타나면 즉시 처치 가능한 의료기관 찾아야

뇌졸중 환자 혈관성 치매 진행 가능성 높아
가족력 있을 시 젊을 때부터 철저한 혈관 관리 필요
진단·치료술 발달로 예방·치료 가능

쇠로 만든 수도관이 오래되면 녹이 쓸거나 이물질이 끼어 좁아지거나 막히게 된다. 계량기의 수압을 세게 올려도 수도꼭지에서는 물이 잘 나오지 않는다. 그런 상태가 계속되면 어딘가 약한 곳에 구멍이 생기거나 터져서 물이 샌다. 사람의 혈관도 수도관과 마찬가지다. 노화가 진행되면 혈관에 탄력이 없어지면서(동맥경화) 좁아지거나 막히게 된다. 당연히 혈액순환도 잘 되지않고 혈압만 높아지게 된다. 고혈압이 되는 것이다.

처음부터 불량수도관이라면 더 빨리 녹이 쓸고 부식되듯 유전적으로 나쁜 혈관을 타고 났다면 혈관의 노화도 젊을 때부터 진행된다. 뇌졸중(중풍)과 협심증은 혈관의 노화로 인한 심뇌(심장과 뇌)혈관질환의 대표적 질병이다.
이들 질병의 특징은 둘 다 치명적이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돌연사는 뇌졸중이거나 협심증으로 인한 심근경색 때문이다. 이처럼 혈관의 노화는 신체 특정부위의 단순한 기능상의 문제가 아닌 사망이거나 중증의 후유장애(전신, 또는 반신 불수)를 유발하는 위험한 과정이다.
이런 이유로 의학적으로도 머리와 심장은 확연히 다른 부위지만 상급 의료기관에서는 이를 한데 묶어 통합적으로 즉시 진단, 치료할 수 있도록 ‘심뇌혈관센터’나 ‘심뇌혈관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 혈관노화
뇌세포가 죽게되면서 나타나는 뇌졸중과 심장마비를 야기하는 협심증은 유전적 요인도 있지만 그보다는 대부분 뇌혈관과 심장 혈관의 노화에서 비롯된다.
젊은 혈관은 탄력과 신축성이 뛰어나다. 탄력과 신축성이 뛰어난 혈관은 웬만한 압력(고혈압)에도 견딜 수 있으며 온몸 구석구석까지 혈액도 잘 순환시켜준다. 이런 젊은 혈관이 나이가 들면서 탄력과 신축성이 떨어진다. 설상가상으로 음주, 흡연, 지나친 지방 섭취 등으로 혈관벽에 콜레스테롤이나 지방 등이 침착하게 되면 혈관 내벽이 좁아지거나 막히게 된다. 나이가 들면서 손발이 저린 증상도 혈관의 노화로 혈액순환이 잘 안되기 때문이다.

당뇨병으로 인한 고혈당도 혈액의 흐름을 방해해 혈관노화를 재촉한다. 혈액에 당분이 많으면 점도가 높아지고 끈적한 피는 당연히 혈액의 흐름을 방해한다.
한편, 요즘도 일부 시골에서는 뇌졸중(중풍), 고혈압으로 쓰러지면 바늘로 손발을 따거나 인중(코밑)을 찔러 피를 뽑기도 하는데, 이는 위험한 방법이다. 죽은 피나 끈적한 피를 뽑아야 한다며 사혈을 하는데 모두 의학적으로 근거없는 민간요법들이다. 혈액의 점도와 색깔 등은 동맥혈과 정맥혈이 다를 뿐만 아니라 이들 질병의 원인도 단순하지가 않기 때문이다.

# 뇌졸중(뇌동맥류)
서울 관악구에서 청소용역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70세 여)는 8년 전 새벽에 당시 자신이 운영하던 대형 호프집 주방에서 쓰러져 직원들의 도움으로 가까운 대학병원으로 실려갔다. 김 씨는 뇌동맥 혈관이 지렁이처럼 울퉁불퉁하게 꼬이면서 부풀어 오른 중증 뇌동맥류로 진단받고 바로 수술에 들어갔다. 김 씨의 상태는 뇌동맥류의 범위가 넓고 심해 살아날 확률이 10% 미만으로 살아나더라도 최소한 반신불수의 장애로 예상됐으나 처음 한 두달 정도 거동이 불편했을 뿐 현재는 정상인처럼 아무런 후유장애없이 생활하고 있다.

김 씨를 수술한 의사는 “김 씨는 뇌혈관이 터지기 일보 직전에 병원에 온 경우”라며 “만약 김 씨의 뇌혈관이 수술 전이나 수술중에라도 터졌다면 살아날 수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도 의사로부터 “유전적으로 혈관 상태가 좋지않은데다 스트레스와 밤낮이 바뀌는 나쁜 생활습관 등으로 혈관 노화가 심해진 경우”라고 들었다며 “대형 호프집을 경영하면서  장사가 너무 잘돼 눈코 뜰새없이 지내다보니 건강을 챙길 여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 일을 겪고난 후 김 씨는 야간장사를 해야 하는 호프집을 정리하고 청소 용역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뇌졸중 환자들은 회복이 돼도 나이가 들면 치매로 진행될 확률이 높다. 김 씨도 뇌졸중을 알고 난 8년이 된 현재 혈관성 치매 초기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
처음에는 단순히 건망증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가 최근에서야 뇌졸중에서 진행된 혈관성 치매라는 사실을 알았다.

# 심근 경색(협심증)
서울 강남구의 전업 주부 이모씨(65세)는 요즘 한강변을 정기적으로 걸으며 각별히 건강을 챙기고 있다. 몇 달전 거실에서 퇴근한 딸과 함께 TV를 보던 중 갑자기 흉통(가슴 통증)이 오면서 식은땀이 났다. 소파에 쓰러져 가슴을 잡고 식은 땀을 흘리는 이 씨를 보고 놀란 딸이 119의 도움을 받아 급히 인근의 대학병원으로 옮겼다. 이 씨는 심장을 둘러싸고 있는 관상동맥이 막혀 스턴트 삽입술로 막힌 혈관을 뚫었다. 이 씨는 “남편이 공무원으로 평생 전업주부로 살면서 그동안 특별히 건강에 이상을 느낀 적이 없었기에 자신의 심장 혈관이 그렇게 늙어간줄은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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