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업농촌이색유망직업 - 곤충컨설턴트

▲ 숲속곤충나라 신희영 대표

세심한 관찰력과 끈기 있다면 도전해 볼 만
식용곤충…미래 식량난 해결할 대안으로 부상

농어촌 유망직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곤충컨설턴트를 소개한다. 곤충컨설턴트는 곤충농장을 운영하고 어린이를 대상으로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곤충사육, 행사나 전시 등을 전반적으로 다루는 직업이다. 곤충농사를 처음 시작하는 농장이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컨설팅을 해주기도 한다. 숲속곤충마을 신희영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곤충컨설턴트? 익숙치 않은 직업이다.
그래도 지금은 곤충컨설턴트라고 하면 자세히는 몰라도 대충 짐작은 하지만 내가 처음 시작했던 10년 전엔 젊은 남자가, 벌레 몇 마리 가지고 뭐하는 거냐며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가수의 꿈을 이루려다가 잘 되지 않아 궁여지책으로 시작한 것이 곤충농장이었다. 처음엔 곤충 2마리가 알을 100개 낳으면 50배 남는 장사 아닌가 하는 단순한 생각으로 접근 했었다. 초기자본이 많이 들지 않아 시작 했었는데 고생 많이 했다.

-어떤 점이 힘들었나?
곤충 농사는 상대적으로 다른 농사와 비교해 공간이 좁아도 상관없고 노동력도 많이 필요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수작업과 육체노동이 생각보다 많다. 곤충 입병작업과 톱밥 배양 등 힘을 쓸 일이 많아서 중·장년층에겐 사실 이 직업을 권하고 싶지 않다.
곤충은 또 일반적인 농산물과는 달리 생명체이기 때문에 더 세심함이 요구된다. 움직임을 잘 살필 수 있는 관찰력이 있어야 하고 끈기 있게 생명이 탄생하고 자라나는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

-직업의 매력이라면?
새로운 생명을 길러내는 점이 매력적이다. 내가 생명을 창조하는 신의 영역에 접근하는 희열을 느낄 때가 종종 있다. 생명이 번식하는 과정 또한 매우 흥미롭다. 자연곤충과 사육곤충을 비교해보면 사육곤충이 훨씬 작은 경우가 많은데 직접 먹이에 액상 미네랄을 1000:1의 비율로 섞어서 키웠더니 곤충의 사이즈가 확 커졌다.
3D 입체 교육프로그램을 가지고 학교나 유치원을 찾아가 교육하고 있는데 곤충을 만지며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반응도 좋고 무엇보다도 현장에서 어린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잠시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시간이 행복하다.

▲ 신희영 대표가 직접 디자인한 곤충 4총사 (장수풍뎅이,귀뚜라미,굼벵이,고소애)

-직업이라면 무엇보다도 수입이 중요하지 않을까
주 수입원은 곤충 분양이다. 장수풍뎅이 곤충키트 한 박스에 만원이다. 쇼핑몰이나 오픈마켓을 통해 3만 마리 정도 매출을 올리고 있다. 곤충을 분양받은 고객은 곤충젤리와 번식을 할 경우 톱밥을 사려고 농장을 재방문하게 된다. 체험학습은 전체 수입원의 30%정도 차지한다. 이외에도 곤충 부산물로 애완견 사료를 만들어 팔고 있다.

-용인시 곤충사육연구회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고 들었다.
 ‘용인시청년농1기’로 선발된 사람들이 기술센터에서 교육을 받으며 많이 친해졌다. 2016년 ‘용인&곤충’이란 모임을 만들어 지역 축제를 개최했는데 반응이 생각 외로 좋았다. 장수풍뎅이, 귀뚜라미, 굼벵이, 고소애(밀웜)  4종류의 곤충을 내가 직접 캐릭터를 만들고 곤충 주제가도 작사·작곡해  행사를 개최했다. 4년마다 예천에서 열리는 세계곤충엑스포처럼 이곳 용인에서도 그에 못지않은 행사를 기획해 보고자 하는 꿈이 있다.

▲ 유치원 아이들이 숲속곤충나라를 찾아 곤충체험을 하고있다.

-컨설턴트가 되려면?
농촌진흥청과 지역농업기술센터, 연구소 같은 교육기관에서 관련 내용을 배울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어릴 때부터 집에서 곤충을 애완용으로 길러보면 좋을 것 같다. 최근 곤충사업이 국가지원을 받으면서 전국에 등록된 곤충농장이 2000곳으로 확 늘어났다. 무조건 돈이 된다고 접근할 것이 아니라 최소 1년은 곤충을 직접 키워보고 농장을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 다른 농사와 마찬가지로 초창기엔 큰 소득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진입은 경계해야 한다.

-이 직업의 미래는? 유망한가?
곤충은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서 미래의 식량난을 해결할 대안으로 꼽고 있다. 곤충은 아프리카 돼지열병이나 조류독감 같은 전염병이 없고 양질의 단백질을 공급하는 우수한 식량이다. 게다가 부산물까지 사료로 쓰이고 있어 친환경적이다.
미세먼지로 인해 야외체험이 제한을 받으면서 유치원 초등학교에서 체험 의뢰가 많이 들어오고 있어 미래 전망은 밝다고 본다. 곤충을 사업 아이템으로 생각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어 작년에 한국농수산대학교에 곤충학과가 신설됐다. 애완, 학습, 식용, 관광 등 곤충산업은 더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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