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희걸 본지 고문

"최근 가족이 흩어져 살다가
연락이 끊겨
고독사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런 흩어짐의 공백을
편지 나누기로 메워나가야 한다."

▲ 채희걸 본지 고문

지난 60년대 초반까지도 다수의 국민이 농업을 주업으로 해 농사를 지으며 3~4대의 가족들이 함께 모여 살았다.
이에 우리 국민들은 조상으로부터 자랑스레 이어받은 어른공경 효문화를 정성스럽게 지켜왔다.
60~70년대 2·3차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농촌의 많은 청년들의 도시로의 이농이 크게 늘었다. 지금은 1인가구가 500만 세대에 이르며 가족해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처럼 부모와 자녀가 흩어져 살면서 부모공경 효문화의 쇠퇴와 추락이 심각하다.

몇 년 전 신문에서 읽었던 기사다. 경찰서장을 지냈던 이가 자녀와의 갈등과 학대로 노숙자가 됐다. 이 사람은 경찰서장 출신임을 속이고 꽃동네에 입소해 살게 됐다. 죽음을 앞두고서야 꽃동네 촌장인 목사님을 만나 자신이 경찰서장 출신임을 밝혔다. 그리고 아들이 법관과 의사라고 밝히며 장례만은 아들로부터 받고 세상을 하직하겠다면서 자식의 주소와 전화번호를 알려줬다고 한다.
이 기사를 보고 크게 놀란 적이 있었다.
요즘에는 부모를 외국으로 모셔간 뒤 낯선 이국땅에 버리고 오는 극악의 패륜 사건이 1년에 800여 건이 이른다고 한다.

그리고 효도계약을 하고 부모로부터 재산을 상속받은 뒤 부모부양을 기피하는 패륜 송사사건이 7000건이 넘는다고 한다. 이 같은 참담한 세태에 따라 지난 7월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와 한국효행청소년단은 쇠퇴하는 효문화재건운동을 함께 펼쳐나가기로 결연을 했다.
효문화 재건은 여러 방법으로 할 수가 있다. 그러나 가장 큰 성과를 낼 방법은 ‘손편지쓰기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전화통화와 문자메시지는 기억 속으로 쉽게 사라지고 만다. 자신이 써 보내는 부모와 자녀간의 사랑고백 육필(肉筆)편지는 진정성과 혈육사랑이란 간절함이 녹아있어 오래도록 두고 보게 된다. 특히 부모가 자녀에게 보내는 편지에는 삶의 길을 짚어주는 글이 많이 담기므로 오래 두고 보면서 따르게 된다.

필자는 둘째 아버지께서 농촌진흥청 공무원 시험 합격자가 공고된 서울신문 광고를 보신 뒤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해 보내주신 편지글귀를 평생 잊질 못한다. 큰 삼촌의 편지엔 우리 집안의 어른들이 관직에 나가 청렴하게 마쳤노라며 이를 본받아야 한다는 지침이 담겨있었는데 지금도 눈에 선하다.
다음 셋째 삼촌이 아산 출장 중 역시 아버지를 대신해 나의 대학입학 축하 엽서에 써보내신 “열심히 공부해야 된다”는 격려의 정도 잊질 못한다. 이 밖에도 우리 여성들이 6·25전쟁과 베트남참전용사와 나눈 위문편지가 연정으로 이어져 가정을 이룬 사례를 많이 보아왔다. 이로 미루어 부모와 자녀간 사랑 고백편지 나누기는 효 살리기에 큰 힘이 될 것이다.

객지에 거주하는 자녀들은 엽서를 가지고 다니면서 부모가 보고싶을 때마다 따뜻한 사랑고백을 담아 보내야 한다. 최근 가족이 흩어져 살다가 연락이 끊겨 고독사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런 흩어짐의 공백을 편지 나누기로 메워나가야 한다.
농촌여성신문은 손편지 연재 코너를 마련해 독자들로부터 사랑과 감동이 묻어나는 손편지를 소개할 계획이란다.

혈육의 정을 단단히 엮어나갈 사랑고백 편지쓰기 운동으로 이끌 생각이다. 이를 통해 효행을 선발해 표창할 생각이다.
그리고 좋은 편지를 간추려 모아 5천만국민이 보는 베스트셀러로 좋은 효행실철교본을 발간할 예정이다. 효행수범 주인공을 효행강사로 추대하며, 신문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적극적으로 알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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