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생활속 발명이야기-글 왕연중·그림 김민재

유한양행 창립자
유일한 박사 발명

안티푸라민은 국산 브랜드로 어느덧 팔순을 맞은 국민 장수의약품이다. 그 역사는 193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유한양행 창립자인 고(故)유일한 박사가 의사 출신의 중국인 부인 호미리의 도움을 얻어 첫 자체 발명한 의약품으로 안티푸라민을 선보였다. 자체 발명 1호이자 자체 브랜드 1호인 것이다. 1926년에 설립된 유한양행은 당시까지만 해도 의약품을 수입해서 판매하는데 머물고 있었으나 안티푸라민의 발명으로 제약회사로서의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브랜드 명인 안티푸라민에 담긴 뜻에는 기업 이념 일부도 녹아있다. ‘반대’라는 뜻의 안티(anti)에 ‘불태우다, 염증을 일으키다’는 뜻의 인플레임을 합쳐 발음하기 좋게 바꾼 것이라고 한다. 제품의 특성을 그대로 설명한 ‘항염증제’, ‘진통소염제’라는 브랜드 이름이다. 회사 측은 ‘창업자인 고(故)유일한 박사가 만병통치약처럼 여겨지는 걸 경계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1930년대 신문 광고에 ‘사용 전 의사와 상의하라’와 같은 문구를 넣은 것도 같은 경계의 뜻이었다고 한다. 과대광고가 난무하던 시절인 당시로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2012년 팔순을 맞아
실제로 40대 이상치고 ‘안티푸라민’에 얽힌 추억 하나쯤 갖고 있지 않은 이도 드물 것 같다. 삔 데, 멍든 데 바르는 건 기본이었고, 겨울철 손발 튼 데도 필수품으로 활용됐을 정도다. 심지어는 감기에 걸리면 코 밑에, 배가 아프면 배꼽 주변에, 졸음을 참는다고 눈두덩에 안티푸라민을 바르는 이들도 꽤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장수 제품이 으레 그렇듯 안티푸라민에도 적지않은 마니아층이 형성돼 있다. 80년 동안 고객의 사랑을 받은 것은 노년층을 중심으로 브랜드 충성도가 강한 고객들이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안티푸라민이 처음 나왔을때 가격은 60전 이었다고 전해진다. 화폐 단위가 ‘원’으로 바뀐 뒤인 1960년대 들어 녹색 철제 캔에 간호사 이미지를 넣은 제품은 70원에 팔렸다.

2012년, 팔순을 맞은 유한양행은 안티푸라민의 3종 세트를 최근 출시했다. 안티푸라민은 연고제와 더불어 1999년에는 안티푸라민 S로션이라는 로션타입의 제품으로 변신을 꾀했고 2010년 처음으로 안티푸라민 파스 제품인 ‘안티푸라민 조인트’와 ‘안티푸라민 파프’가 출시된 이후 최근 기존 제품을 업그레이드 한 ‘안티푸라민 허브’가 출시됐다.

이 제품은 신축성 원단을 사용하고 은은한 라벤더 향을 첨가해 소비자 편의성을 높였다. 그리고 안티푸라민 성분을 분사할 수 있는 스프레이 타입의 ‘안티푸라민 쿨 에어파스’도 출시했으며, 수분과 멘톨을 함유해 시원한 냉찜질 효과가 있는 ‘안티푸라민 쿨’ 제품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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