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와 신포도’라는 유명한 이솝우화가 있다. 포도를 먹고 싶은 여우가 포도를 따려했지만 딸 수가 없자 ‘저 포도는 신포도야. 어차피 못 먹을 거야…’라고 자위했다. 이렇듯 자신의 욕구가 좌절됐을 때, 자기합리화 하는 것을 심리학에서 ‘신포도이론’이라고 한다. 포도나무에 오를 수 없는 자신을 탓하기보다 차라리 포도가 덜 익고 시다는 거짓말로 자신을 방어한다. 그러나 이런 거짓말은 우선 통할지 모르지만 남의 눈에는 금방 들통이 나고 만다.

맹자는 ‘인간의 심성은 본디 선하다’는 ‘성선설’을 주장했다. 사람의 본성에서 우러나오는 즉 측은지심(惻隱之心), 수오지심(羞惡之心), 사양지심(辭讓之心), 시비지심(是非之心)이 있어 인의예지(仁義禮智)의 4개 덕목으로 표현했다. 굶어죽을 지경이 돼도 욕을 하고 발로 걷어차며 주는 밥은 먹지 않으려 하는 것이 인간이다.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 즉 수오지심이 있기 때문이다. 

옛날 우산(牛山)이라는 아름다운 산이 있었다. 그러나 사람들이 산의 나무를 도끼로 잘라버리고 소와 양을 끌어다가 풀이 자라는 족족 먹어버리니 민둥산이 돼버렸다. 인간의 본성이 원래 선하고 우산(牛山)처럼 아름다웠는데 이기심, 탐욕, 권력욕이란 도끼로 연일 본성을 찍어대니 악한 사람이 되는 것이라는 것이다.

최근 우리사회는 ‘가짜뉴스’ 등 온통 거짓말이 산을 이루고 있다. 지도자의 기본덕목은 신뢰라 했다. 그래서 공자는 신뢰를 잃은 리더십은 멍에 없는 수레와 같아 어떤 일도 할 수 없다고 했다. 민둥산으로 변해버린 우산(牛山)의 나무가 푸르고 아름답게 되는 날이 오길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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