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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의료복지 최접점...양지보건진료소농촌노인 치매예방프로그램 효과만점
조희신 기자  |  jhkk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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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9.20  11:4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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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지보건진료소의 전경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수없이 많은 위험에 노출이 돼 있다. 사고를 당하거나 병에 걸리거나... 노년이 되면 더욱 이런 위험에 쉽게 노출돼 병원을 찾아 진찰을 받고 약을 처방받는다. 의료시설 접근성이 좋은 대도시에서는 어렵지 않은 일이지만, 농촌지역은 쉽지 않다. 특히 의료 취약지역인 곳은 더욱 그렇다. 인구 500명 이상(도서지역은 300명 이상) 5천 명 미만인 리·동에는 보건진료소가 마련돼 있다.

보건진료소는 의사가 배치돼 있지 않고 보건진료 전담공무원이 의료행위를 하는 보건의료시설을 말한다. 보건진료소에 근무하는 보건진료소장은 간호사·조산사 면허를 가진 사람으로, 보건복지부장관이 실시하는 24주 이상의 직무교육을 받아야 한다.

보건진료소는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위해 가정방문, 환자의 이송, 응급처치, 예방접종, 진찰, 의약품 투여 등과 이밖에도 마을주민들을 위해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건강에 관한 업무 등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 농촌지역이 많이 발전했다고 해도 의료인프라는 여전히 열악하다. 그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경남 거창군 신원면에 위치한 양지보건진료소 손계순 소장을 만나봤다.

 

오전에는 진료, 오후에는 건강 프로그램...

농촌지역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질환·질병은 신경통, 관절염, 근골격계질환, 위장염, 고혈압, 당뇨이다. 노인 인구가 많아지고 평균 수명이 늘어나다 보니 치매도 무시할 수 없다. 이런 질병·질환 예방을 위해 보건진료소는 건강증진사업을 하고 있다. 양지보건진료소도 심뇌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마을마다 만보기를 지급해 걷기운동을 권장하고 있다. 또 치매 예방 프로그램을 만들어 마을 주민들의 건강을 보살피고 있다.

양지보건진료소 안에 들어가니 알록달록한 물건들이 눈에 띈다. 치매예방 프로그램을 하면서 주민들과 함께 만든 것이라고 한다. 사포화 그리기, 건강 달력 만들기 등 마을주민들의 신청을 받아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건강 프로그램을 받았던 분 중에 우울감이 심하신 분이 있었어요. 처음에는 어두운 색으로 전부 다 색칠하시다가 프로그램을 받으면서 점점 다양한 색으로 색칠하시더라고요. 우울증을 프로그램을 통해 고쳐진 것 같아서 너무 인상적이었어요. 저희는 치매 예방 외에 허리가 안 좋은 어르신들에게 맞춤형 실버요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오전에만 진료를 하고 오후에는 마을 주민들을 위한 건강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죠.”

   
▲ 치매예방 프로그램에서 만든 작품들이 보건진료소 안에 장식돼 있다.

진료소의 어려움이란

마을주민들을 위한 마음으로 보건진료소를 운영하고 있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운 부분도 있다고 손 소장은 말한다. “1992년 별정직이 됐지만 보건진료직렬을 신설해 보건진료 전담공무원으로 일반직화 됐어요.”라고 그는 말했다.

별정직일 때는 독립채산제로 운영이 됐다. 그래서 예산을 올려 승인이 나면 예산 범위 내에서 사업을 하거나 약을 사다주거나, 건강 달력을 만들어 집집마다 보급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12년부터 일반회계로 전환돼 본인부담금, 건강보험 청구분, 예방 접종비 등 모든 수입금이 시·군으로 세외수입 처리됐다. 지원이 축소되다보니 청소도 직접 해야 한다. 군청에서 사소한 것까지 챙겨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애로점 때문에 주민들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해줄 수 없다며 손 소장은 아쉬워한다.

“저희가 쓸 수 있는 예산이 한정돼 있으니 아쉽죠. 쓰레기봉투도 보건소에서 타다 써야 하고 복사지도 타와서 써야 해요. 그전에는 필요한 만큼 넉넉하게 썼어요. 주민들이 복사를 요청하면 흔쾌히 해줬는데 지금은 조금 힘들어요(웃음) ”라며 “도로가 좋아져 차로 이동하기는 편해졌지만 마을에 차를 갖고 계시는 어르신들은 적어요. 그래서 제가 마을 경로당을 찾아가 건강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일을 다하고 나면 어르신들 건강관리 입력 등이 늦어질 때도 있어, 건강프로그램하고 연동되는 태블릿 pc가 있으면 좋겠어요.”라고 진료소 운영에 관한 애로사항을 토로했다.

진료소 운영 지원에 바라는 점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지금은 농어촌 의료서비스 개선사업으로 정부에서 내후년이 끝날 때마다 백신 냉장고, 혈압계, 신체계측기, 약 포장기, 체성분분석기 등 5개의 장비를 교체해줘요. 하지만 그 외 주민들을 위한 의료장비들은 품목에 없다고 지원 해주지 않죠. 그렇기에 진료소에서 필요한 의료장비를 확대할 필요가 있어요.”

 

진료비 100원 올리기도 힘들어

보건진료소 진료수가는 마을주민들에게 부담이 없는 금액으로 책정돼 있다. 약값이 비싸든 싸든 한 번 왔을 때 방문당 1만2천 원 이하일 경우 본인부담금은 900원이다. 그런데 거스름돈 100원 때문에 불편함을 겪는다.

“일일이 100원을 거슬러 줘야 하는 것도 불편하고 어르신들도 받다가 잘 잃어버려 안 받아가는 경우가 많아요. 복지부에게 1천 원으로 올려달라고 했지만, 복지부 쪽에서는 당분간 본인부담금을 900원으로 유지하겠다고 하더군요. 이유가 무엇인가 했더니 세계보건기구 통계자료에 우리나라가 1차보건의료사업을 저렴한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명분 때문에 그런거죠.”

손 소장은 보건기관만이라도 감면 혜택을 주자라는 생각을 갖고 경제적으로 힘든 65세 이상은 보건진료소에서 무료로 진료를 해주고 있다. 이렇게 된 것도 사연이 있었다.

혈압약을 다 먹어 새로 타야 하는 한 어르신이 진료소에 오지를 않아 전화를 해보니 혈압약이 아직 남아있었다는 것이다. 알고 보니 어르신이 1만 원 이상 나가는 약값이 부담스러워 아껴 먹거나 반으로 쪼개 먹고 있었던 것이다.

“어르신들의 중풍 예방을 위해 혈압 관리를 하는 건데, 이런 일이 예사입니다. 군수가 왔을 때 건의를 했어요. 예방을 위해 보건기관만이라도 경제력이 약한 65세 이상 노인들은 본인부담금 감면 혜택을 주자고, 그래서 주소가 거창군인 65세 이상이라면 가능하게 된 거죠.”

 

“마을 주민들을 위해 노력해야죠”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마을주민들을 위해 힘써온 손 소장은 예전보다 나아진 지금도 마을주민들을 위해 더 나은 보건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퇴직이 4년 정도 남았는데 남은 기간동안 마을주민들의 건강증진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하고자 해요. 치매 덜 걸리게 하고 건강하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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