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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평등정책 수도권 편중 벗어난다■기획특집-양성평등 지역거점을 가다/(4)전남 양성평등센터
이희동 기자  |  lhd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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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9.20  09:5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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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성가족부는 성평등한 지역환경을 조성하고, 지역사회 변화를 실현할 거점기관인 양성평등센터 4곳을 선정했다. 경북여성정책개발원,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인천여성가족재단, 전남여성가족재단 등 4곳은 지역의 특색을 고려한 성평등 교육과 문화 확산을 위한 양성평등센터로서의 역할을 한다. 여성가족부는 올해 시범사업을 거쳐 내년에는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 전남 양성평등센터는 부족한 성평등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페미니즘 대학과 여성인재 아카데미 등을 운영하고 있다.

성평등 교육과 문화 확산·지역정책 모니터 등 추진
‘성평등 전남’ 실현 위해 지역 실정 고려한 사업 펼쳐
인재풀 한계…페미니즘 대학·여성인재 아카데미로 극복

전남여성가족재단(원장 안경주)은 올 1월 전남여성플라자에서 명칭을 변경하고, 전문 연구인력을 보강해 정책연구 강화에 나섰다. 사실 여성정책도 수도권 중심으로 만들어지다 보니 전남의 실정과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라남도 양성평등센터(이하 센터)로 지정을 받은 것 역시 ‘성평등 전남’ 실현을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정책연구팀, 여성일자리지원팀, 행정지원팀, 교육·사업팀으로 꾸려져 있는 전남여성가족재단은 교육·사업팀 산하에 센터를 두고 ▲성평등 교육 ▲성평등 문화 확산 ▲지역정책 모니터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남 대학 중 여성학과 1곳도 없어
안경주 원장은 “우리나라의 섬 개수가 대략 3200개 정도인데 그 중, 전남이 약 2000개로 60%가 넘고, 목포를 제외한 대부분 시·군이 도농복합지역이며, 전남권 대학 중 여성 관련학과는 단 1곳도 없다 보니 수도권이나 대도시에 비해 이 분야 전문가를 구하기가 대단히 어렵다”면서 “우리 재단은 성평등 활동가를 길러내는 저수지나 댐 같은 역할을 하고자 하고, 특히 센터는 올해 처음 사업을 시작함으로써 성평등 거버넌스의 뿌리를 내리는 단계”라고 소개했다.

성평등 거버넌스(다양한 조직의 참여와 네트워크로 이뤄지는 구조)의 핵심은 ‘전남 페미니즘 대학’과 ‘여성인재 아카데미’다. 페미니즘 대학은 여성주의의 다양한 이론부터 문화, 노동, 가족정책 등을 포괄하는 전문 여성학 강좌로 서울대학교·이화여자대학교·한국여성연구원 등의 교수와 연구원 등이 강사로 참여해 10월까지 15차례 이뤄졌다. 페미니즘에 관심 있는 남녀 누구나 참여가 가능했고, 기초반과 심화반으로 나눠 대학의 정규강좌처럼 진행됐다.

여성인재 아카데미는 여성가족부가 지원하는 전문 교육프로그램으로 여성 중간관리자, 여성리더, 청년여성 등 대상을 구분해 교육했다. 교육비가 무료인 건 물론이고 아카데미를 수료한 교육생은 여성가족부 여성인재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다.

안 원장은 “페미니즘 대학과 여성인재 아카데미는 ‘평등을 일상으로’라는 슬로건처럼 생활 속으로 녹아 들어가는 역할을 하는 한편, 여러 한계로 부족한 지역의 인재를 길러내는 게 목표”라면서 “물론 1~2년 만에 성과를 낼 수 없는 일이라 장기적으로 꾸준하게 지원을 해야만 빛을 볼 수 있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전남 지자체의 성평등 정책을 살피는 30명의 모니터단을 구성해 지난해 성별영향평가서 개선안을 점검하고, 잘 실행되고 있는지 꼼꼼히 살폈다.

찾아가는 성평등 교육
센터는 성평등 의식과 문화 확산을 위해 대상자별로 맞춤형의 찾아가는 성평등 교육도 운영하고 있다. 대상은 의회, 언론, 활동가, 도민, 학교 등이다.

전남도의회 여성의원 비율은 13% 미만으로 성평등 수준이 높다고 볼 수 없다. 그래서 원탁회의 방식으로 10개 주제의 릴레이 토론을 거쳐 성인지 정책의 실행력을 높이는데 초점을 뒀다. 언론도 오피니언 리더로서 성평등한 시각을 심어주고, 활동가들에게는 성평등한 인식을 높이는 역할을 센터가 주도한다. 그리고 성평등 교육에 관심 있는 교사와 청소년을 모집·지원해 차별화된 콘텐츠를 생산하고, 각종 미디어를 통해 확산시키는 활동도 돕고 있다.

성평등한 지역환경을 조성하고자 전남 청소년을 대상으로 ‘성평등 콘텐츠 공모전’도 센터의 핵심사업 중 하나다. 내가 경험한 성차별적 일상, 내가 희망하는 성평등, 성평등 사회를 만들기 위한 우리의 변화 등 다양한 주제로 시, 산문, 그림, 포스터, 사진 등의 작품 등을 30일까지 받아 시상할 계획이다. 선정된 작품들은 지역을 넘어 전국적으로 알리고 전파할 것이라고 센터 관계자는 밝혔다.

전라남도교육청과는 성평등 프로그램 교육을 위한 협약을 맺고, 데이트 폭력·성범죄 등의 위험성과 연애와 결혼 등 학생들이 흥미를 가질 내용 위주로 교육했다. 센터 관계자는 학생들이 공부에만 몰두해 연애와 결혼 등에 대해 문외한인 경우가 의외로 많았다면서 이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내년엔 더 많은 학교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도 한 마디-이진순 센터장

“부족한 인재, 직접 길러내는데 초점”

센터는 현재 전남여성가족재단 산하 교육·사업팀이 맡아 하고 있다. 다른 센터도 마찬가지겠지만 예산이나 불확실한 사업의 지속성 때문에 1~2명의 전담인력을 충원해 하고 있는 형편이다. 성평등을 단기간에 이뤄내라는 건 요술을 부리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개인이 일당백, 일당천의 역할을 한다고 해도 성평등한 지역이 만들어지진 않는다. 중요한 건 시스템을 만들어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인재풀이 좁은 우리 지역은 더더욱 그렇기 때문에 길러서 쓸 수밖에 없다. 또한 양적 성과에만 치중하면 성평등의 뿌리를 내리기 어렵다. 성평등 정책을 추진한다는 생색내기나 보여주기식이 되지 않으려면 각 도와 특·광역시 모두에 센터가 설치돼야 한다. 이곳 센터들이 장기간에 걸쳐 지역 특수성을 고려한 정책을 펼쳐야 성과를 볼 수 있는 게 이 분야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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