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양돈농장 모돈 5두 폐사…정부, 17일 공식 확인

발생농장 돼지 3950두 살처분…전국 일시이동중지 명령
이 총리 “강력한 초동대응으로 확산 조기 차단하라” 지시

▲ 17일 경기도 파주에서 국내 첫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는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우려했던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에서 터지고 말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7일 06시30분 경기도 파주의 한 양돈농장에서 ASF가 발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확진에 앞서 16일 18시에 고열증상을 보이던 이 농장의 어미돼지 5두가 폐사했다는 농장주의 신고가 있었고, 경기도 위생시험소에서 폐사한 돼지의 시료를 채취해 17일 오전 6시30분경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정밀검사한 결과, 아프리카돼지열병 양성으로 최종 확정됐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긴급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알리며 “ASF 발생 농장과 농장주 소유 2개 농장 3950두에 대한 살처분을 오늘 내로 완료하겠다”며 “전국에 가축 일시이동중지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검역본부 역학조사반을 현장에 파견해 발생원인을 파악 중이며, 인근농장 전파 여부도 확인하고 있으나, 발생농장 반경 3㎞ 이내에는 양돈농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ASF 발생과 관련해 이낙연 국무총리는 총리실 보도자료를 통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사람에게는 감염되지 않으나 돼지에 감염시 치사율이 최대 100%에 달한다”면서 “아직 치료법이나 백신이 없어 확산시 국내 양돈산업에 큰 타격이 예상되는 만큼, 농림축산식품부와 관계 부처는 강력한 초동대응으로 바이러스 확산을 조기에 차단하라”고 긴급지시했다.

이 총리는 이어 “농식품부 장관은 농림축산검역본부, 지자체 등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전국 일시이동중지명령 발령과 발생농장 500m 이내의 돼지를 살처분 하는 등 초동방역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구체적으로 이 총리는 ▲역학조사를 통한 전파원인 신속 파악 ▲이동통제소, 거점별 소독장소 운영 ▲축사와 농장 출입차량 소독 등 현장방역의 철저한 이행을 당부했다.

특히, 주요 전파요인인 남은 음식물을 돼지에게 급여하는 것을 금지하고, 농장의 방역 이행여부 확인과 함께 환경부와 협조해 발생지역의 야생멧돼지 예찰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또한 외교부, 국토부, 관세청 등 관계부처도 불법축산물 반입을 막기 위한 여행객 홍보 강화와 일제검사 확대 등 국경검역을 철저히 해 바이러스가 국내로 추가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농식품부는 ASF 발생 의심신고가 접수된 즉시 해당 농장에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초동방역팀을 투입해 농장주, 가축, 차량, 외부인 등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으며, 거점소독시설(16개소)과 통제초소(15개소)를 운영하고, 축산차량에 대한 소독조치도 강화했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ASF 양성 확진 판정 즉시 ASF 위기경보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격상하고, 17일 오전 6시30분부터 48시간 동안 전국 돼지농장, 도축장, 사료공장, 출입차량 등을 대상으로 전국 일시이동중지명령을 발령했다. 이에 따라 경기도에서 타‧시도로의 돼지 반출이 일주일간 금지되며, 전국 양돈농가 6300호의 의심증상 발현여부도 즉시 예찰한다.

ASF 주요 전파요인에 대한 관리도 강화한다. 먼저 남은음식물의 양돈농가 반입을 전면 금지하고, 환경부 등 관계부처와 협력해 접경지역 14개 시․군의 야생멧돼지 개체수 조절도 실시할 계획이다.

김현수 장관은 “아프리카돼지열병 조기 종식을 위해 지자체와 축산농가에도 방역 조치가 현장에서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협조를 요청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ASF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대한한돈협회는 각 언론사에 협조메일을 보내 자극적인 보도를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지난 2011년 구제역 사태 당시 언론에서 자극적 표현과 가축이 매몰되는 영상 등이 여과 없이 보도돼 우리 축산물에 대한 막연한 불안 심리로 소비 기피현상이 확산되면서 국내 축산업이 큰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이에 협회는 이번 ASF 발생과 관련, 축산물 소비와 축산업 발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혐오스러운 내용과 표현의 자극적인 보도를 피해달라고 언론사에 요청했다. 이와 함께 협회는 철저한 차단방역과 양돈산업 종사자 간 직접 교류와 모임 자제 등 ASF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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